난 정말 할짓없는 잉간이네옄
" 물고기- "
태일의 작은손이 어항의 끝부분을 쓸었다. 무언가가 답답한 듯, 평소엔 볼수 없는 심각한 표정을 하고있는 태일은 마음이 좋지 못했다.
" 물고기..물고기라. "
자꾸만 물고기란 단어를 반복해서 언급하던 태일은 아랫입술을 깨물곤 일어났다. 태일의 기분이 저 밑바닥에 가라앉은 이유는 성정체성의 혼란 때문이였다.
차라리 자신이 남자를 좋아하면 좀 나았을까, 설마 물고기를 마음에 품게 될 줄이야. 어항을 만지던 손을 주먹쥐곤 결심한듯 어항의 주변을 떠나려했다.
그러던 찰나였다. 어항에서 무언가 소리가났다.
[어..어디가]
" .......무..무슨소리지? "
어리둥절하고, 또 당황한듯한 태일은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을 순 없었다.
분명히 지금 숙소에는 자신 혼자뿐이였기 때문이다. 아니, 물고기도 있지. 그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태일은 설마-하는 표정으로 어항을 바라봤다.
어항속의 작고 예쁜 물고기, 그 물고기가 마치 태일에게 무언가를 말하듯 태일이 서있는 곳을 향하여 가만히 물 속에서 지느러미를 흔들고 있었다.
[태일, 나야. 물고기.]
" 아-!! "
믿을 수 없는 일이였다. 이게 현실일까? 물고기를 너무 사랑하여 내가 만들어낸 환상은 아닐까? 태일은 혼란스러워졌다.
그러나 태일도 인간이였다. 잠시라도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욕심많고 단순한 인간. 그렇기 때문에 물고기의 음성을 믿기로 하였다. 신이 나를 도왔겠지.
" 물고기..당신이에요? "
[태일..나는 이제 곧 죽어.]
뭐?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인가. 물고기가 말을 할수있게 된 것을 알게되어 기뻐하던 참이였는데, 이게 무슨...태일의 눈빛이 흔들렸다.
[태일, 당황하지말고 잘들어. 나는 지금 급하니까]
"응..말해봐요..."
눈물을 글썽이는 태일이 안타깝다는 듯 물고기는 입을 뻐끔거리며 말하기 시작했다.
[태일, 나는 어차피 조금밖에 살지 못하는 물고기야. 그 잠깐의 시간에 너를 사랑했어.]
"흑..물고기씨!!!나도 사랑해요. 나도 이렇게 당신을 사랑한다고요. "
그 말을 들은 물고기의 입술에 작게 미소가 지어진 듯 싶었다. 착각이였을까- 물고기가 미소를 지을리가 없는데. 그렇지만 태일은 그렇게 믿고싶었다.
[태일..고마워..내 마지막이 너와 함께여서 나는 행복해]
" 물고기씨!!!! 죽으면 안되요!!! 나를 봐요!! "
[태일..너의 그 작고 붉은 입술에 키스하고 싶었어. 너의 그 하얀 뺨을 쓰다듬고 싶었어.]
" 물고기씨..나는..나는요...당신의 아름답고 매끄러운 비늘을 볼때마다 그 온몸에 키스하고 싶었어요..나를 봐요 물고기.."
[..하....미안해..나는...작은 물고기일 뿐이야..너같이..아름다운 인간과는 어울리지 않아..]
"눈을 감지마요!!!! 나를 보라구요!"
[태일아..이태일...사랑..사랑했어]
힘겨운듯 아가미의 움직임이 점점 느려지던 물고기는 끝내 온 몸의 움직임을 멈춰버렸다.
물 위로 둥둥 떠오른 물고기의 시신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멍하니 앉아있던 태일은,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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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좀 정신에 이상이있나욬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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