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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해가 뜨지않은 푸르스름한 새벽. 높은 빌딩들 위로 잉란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궁인이 쏴준게아니라 혼자 떨어져버렸기때문에 여기가 어딘지,어디로 가야하는지 도통 가늠이 가질않는다.
한달안에 자신의 부모의 몸에 들어가지않으면 점차 희미해졌다가 이내 수증기상태로 바람에 흩어지게 된다.
얼른 부모를 찾아야할텐데...이 세상에 임산부가 한 두 명도 아니고 한달안에 잉란 혼자 부모를 찾는다는 것은 솔직히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부모의 기운만 뚜렷하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이미 다시 올라가려고 시도해봤지만 이미 헛수고였다. 바람도 거세고 무엇보다 아직 혼의 존재인 잉란에겐 버거운 일이다.
그렇게 잉란은 계속 빌딩 위를 맴돌았다.
*
- 따르르르르르릉릉 !!!!!!
" ...아아씨..."
베게로 귀를 막아보지만 우렁찬 알람소리가 안 들려올리는 없다.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에 올려진 알람을 끈 우현이 기지개를 켰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자 이미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아빠의 모습이 보였다.
" 아들 굿모닝~"
" 아부지도 굿모닝. 엄마는 ? "
" 아직 자."
" 임신하더니 잠만 자네..."
" 원래 임신하면 다 그런 거야. 얼른 먹고 오늘은 자전거 타고 가."
" 웨엑!? 아침부터 땀나는 거 싫어."
" 어쩔 수 없어. 아빠도 얼른 회사가봐야돼."
" 그냥 휴가내면 안돼 ? "
" 그러다 짤리면 길바닥에 내앉고 ? 아빠 옷갈아입어야하니깐 대충 담궈놔.갖다와서 설거지는 너가 하고."
" 쩌는구만... "
식빵 두 개와 계란 후라이,비엔나 소세지 몇 알을 보며 혀를 찬 우현이 잘 구워진 식빵 위에 계란후라이를 얹고 와그작 와그작 씹어먹기시작했다. 흠...맛은 있네.
" 왠 포크래...쯥..."
포크로 소세지를 쿡쿡 찔러 입안에 넣고 우물우물거리며 바삐 움직이는 아빠에게 물었다.
" 아부지. 나 용돈 채워줘. 어제도 엄마 주전부리 심부름하느라 지갑 털털이 됐어."
" 얼마 채워주면돼."
" 삼만원."
" 무슨 소리야.엄마가 용돈 안 줬어 ? "
" 주긴 줬지. 그만큼 시키니깐 문제지. "
" 여기. 아빠 갈테니깐 엄마꺠지않게 조심해라."
" 앗싸. "
식탁에 놓인 신사임당을 챙긴 뒤 아빠를 향해 대충 손을 흔들었고 조심스럽게 현관문이 닫혔다.
남은 우유와 소세지를 먹어치운 우현이 접시를 들어 싱크대에 내려놓고 배를 벅벅 긁으며 욕실로 향했다.
*
" 왠 자전거 ? "
" 오늘 아빠가 바빠서."
" 뒤에 나 태워주는거야 ? "
" 꺼져. 안 그래도 더워죽겠구먼.아침부터 매미소리 죽인다,진짜 발정났나 ? "
찌릉찌릉거리며 동우의 걸음에 맞춰 자전거를 타는 우현과 자전거 뒷 좌석에 자신의 가방을 올려놓는 동우.
" 그나저나 어제 병원은 잘 다녀오셨수 ? "
" 응. "
" 진짜지 ? "
" 응,그렇다니깐."
동우가 힘차게 끄덕이며 대답하자 그제서야 만족한 우현이 휘파람을 불며 페달을 굴렸다. 점점 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많아지고 멀리 교문이 보이기시작했다.
" 곧있음 방학이네."
" 정신차려라.방학보단 시험이 먼저거든 ? 그리고 고3은 여름방학때도 나와야하는거몰라 ? "
" 미쳤냐.그걸 왜 나가. 방학은 쉬라고 있는 건데."
페달을 느리게 밟으며 가는 도중 저 멀리 익숙한 뒤통수가 보였다.
" 저거 김멍수 맞지."
" 응. 멍수맞아. "
" 낄낄낄낄낄낄."
기분나쁜 웃음을 지은 우현이 명수의 뒤로 살살 달려가 그대로 명수의 엉덩이를 박았다.
" 아악 !!! "
" 하이."
" 뭐야,미친놈아! 아오. 망나니같은 새끼...아..."
" 왜 그렇게 어깨가 축 쳐지셨어 ? "
" 꺼져라.오늘 기분 매우 저기압에 바이오리듬까지 최악이니깐."
자전거 보관함에 자전거를 잠궈놓은 우현이 명수에게 다가가 물었다.
" 왜 ? 오다가 고추라도 뚝 떨어지셨남 ? "
" 지랄마...아후,진짜..."
" 이유를 말해야알지. 뭐 그 여친님이랑 깨지기라도 하셨나 ? "
" ....... "
" 응 ? "
" ...... "
" 헐...설마 천하의 김멍멍수가 "
" 그니깐...왠일이래."
" 쯧쯧...좋다고 쭉쭉 빨때는 언제고..."
" 너네 둘 또 저번처럼 소문내라 ? 그땐 너네 둘 온 몸에 있는 털 다 뽑아버릴테니깐."
" 알았어,알았어...짜식...성격파괴자."
" 디진다."
셋이 복도를 걷다가 명수만 다른반으로 들어가고 우현과 동우는 나란히 같은 반으로 들어갔다.
+
여름날의 체육시간은 정말 못 견딜 정도로 괴롭다. 다들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축구를 하고 있지만 우현과 동우는 그늘진 스탠드에 앉아 수박모양 부채로 연신 땀을 식히고 있다.
" 쟤네들은 괴물들이야...이 날씨에 어떻게 축구를 하냐."
" 내 말이...그나저나 오늘 급식이..."
핸드폰 사진첩을 열고 예전에 찍어놓은 급식메뉴를 쳐다보던 동우의 얼굴에 화색이 들었다.
" 아참 ! 오늘 금다날이지 ! 금요일은~ ? "
" 다 먹는 날 ~!! 뭐나와 ? "
" 냉면이랑 수박..그리고 요구르트,핫도그,김치. "
" 아싸..근데 아직 3교시밖에 안 했네...씨팔....야,매점이나 가자."
" 저번처럼 또 걸려서 오리걸음하게 ? 너 혼자 가. 나 지갑도 교실에 있어."
" 사줄께.용돈 받았어."
" 아싸. "
나란히 스탠드에서 일어난 동우와 우현이 체육선생님이 빈자리를 확인하고는 조심히 매점으로 발을 옮겼다. 매점은 교문이 아닌 후문에 있기에 그나마 눈에 띄지 않아서 체육수업마다 몰래몰래 갔다오기 좋다.
" 우하,시원하다."
입에 물고 있는 쭈쭈바를 꽉꽉 깨물며 먹는 우현과 옆에서 나오질 않는 설레임을 녹이기위해 안간힘을 쓰는 동우.
" ...어...? "
" 우현아,이것 좀 쪼개봐. 얼어서 안 나온다."
" ...... "
" 야,이것 좀 해달라구. "
" ...... "
후문 문턱을 넘고 우뚝 멈춰선 우현이 어딘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 남우현 ! "
" 야... 저거 뭐냐 ? "
우현의 손가락이 밝고 파란 여름날의 하늘을 가리켰다. 손으로 햇빛을 가리며 우현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본 동우가 물었다.
" 뭐 ? 어떤거 ? 하늘 ? 구름 ? "
" 아니..저기..저거 안 보여 ?"
" 무슨 헛소리야,아무것도 없구만...너 괜히 설레임 부셔주기싫어서 그르냐 ? "
잠깐 눈 깜박할 사이에 없어졌다.
우현은 어제부터 자꾸 눈이 이상해진 것 같아 고개를 몇 번 흔들었다. 요즘 컴퓨터를 너무 자주했나 ? 동우의 설레임에 힘을 줘 잘게 부셔준 뒤 우현이 눈을 비벼댔다.
" 니 눈이 비빔밥이냐 ? 자꾸 그렇게 비벼대면 눈병걸린다."
" 야,동우야."
" 엉."
" 나 안과 가봐야할 것 같아. "
" 왜 ? "
자꾸 헛것이 보여...
+
천상에서 내려오는 과정은 생각보다 험하고 힘들었다.
한 시간 정도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시커먼 어둠을 지나며 떨어지다가 갑자기 밝아오는 기분에 눈을 떴을땐 난생 처음보는 풍경들로 가득했다. 파르르 떨려오는 손으로 가방끈을 꽉 잡아멘 성규가 빠르게 떨어지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 이게..."
인간세상이구나.
약간 회색 빛도 나고 푸른 빛도 나고 하늘빛도 나는 신기한 세상.책에서 봤던 것 보다 더 신기하게 생겼다. 한참을 떨어졌을까. 어느 정도 땅과 가까워진 성규가 입술을 앙 다물고 자신의 두 발에 힘을 꽉 줬다.동시에 두둥실 떠오르며 공중에 멈춰선 성규의 몸.
" 일단 어디에 좀 앉아야겠다."
생각보다 지쳐버린 상태라 대충 눈에 보이는 건물의 옥상에 몸을 내려놓았다.
아직 익숙치않아 바닥에 철퍽 넘어진게 흠이지만. 일단 인간세상에 안전하게 내려오긴 했는데...
" 여기가 어디지... "
성규는 주머니에서 작은 쪽지를 꺼내 깨알같이 적혀있는 주소를 읽었다. 제발 이 주소 근처로 떨어졌으면 좋겠건만... 잠시 쪼그리고 앉아 숨을 고르던 성규가 몸을 일으켜 난간으로 향했다. 까치발을 들고 살짝 고개를 내밀어 아래를 내려다본 성규의 두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 여긴...! "
천상에서 다녔던 학교와는 다른 모습이지만 분명히 여긴 학교다. 모습은 다르지만 모두 똑같은 교복에 자신보다 어려보이는 학생들. 성규는 신기함과 설레임에 운동장을 지나다니는 학생들을 두 눈에 담았다. 나중에 돌아가면 성열이한테 꼭 자랑해야지.
" 거기 누구야 !! "
" 헉 ! "
교정에 있던 뚱뚱한 아저씨가 자신을 가리키며 소리쳤다.덕분에 밖에 나와있던 모든 학생의 시선들이 자신에게 향했고 재빨리 몸을 난간밑으로 숨겼다.
어쩌지. 왠지 100% 이 곳으로 올 것 같은데... 몇 분 뒤 예상한대로 철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성규는 얼른 두 손으로 코를 막고 숨을 참았다.
" 이 눔의 쉐키들. 내가 옥상와서 담배피면 주딩치를 넷갈래로 찢는다고 했을텐데."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진 학생주임이 성규가 있는 곳을 지나쳐 옥상여기저기를 확인할 때 조심히 몸을 일으킨 성규가 후다닥 옥상을 빠져나왔다.
*
" 아오,무거워..."
" 그러니깐 내가 매점가기싫다고 했잖아 ! "
" 설레임 맛있게 쳐먹을땐 언제고 ? "
" 쯧...몰라 ! 이씨... "
체육시간에 매점을 다녀온 벌로 점심시간 후 강당에 있던 신체검사기구들을 보건실이 있는 꼭대기 3층까지 뒤뚱거리며 옮기고 있는 동우와 우현. 검사 기구들이 모두 전제품이라서 그런지 장난아니게 무겁다.
" 방금 먹은 냉면 다 소화되겄네..."
" 어라 ? "
먼저 앞서 보건실로 향하던 동우가 문앞에 멈춰서낑낑대고 있다.
" 왜 ? "
" 잠겼어. 보건쌤 아직 식사중이신가 ? "
" 오래도 쳐묵네...행정실가서 키받아와."
" 내가 ? "
" 남자는 주먹 ! 가위바위보!"
보자기를 낸 동우와 가위를 낸 우현.
" 낄낄..이 쉐키가 어디서 잔머리를 써. 얼른 갖다와."
" 아이씨..알았어."
동우가 계단을 빠르게 내려갔고 우현은 벽에 몸을 기대고 쪼그려앉았다. 휘파람을 불며 아까 점심시간에 급식아줌마에게 아양을 떨어 다른 애들 몰래 몇 개 더 챙긴 요구르트를 꺼낸 우현이 대충 껍질을 벗겨 구석에 버린뒤 달달하고 새콤한 요구르트를 홀짝거렸다.
" ...휴우..."
" ...... "
" ...헙..."
안도의 숨을 내쉬며 옥상 계단을 내려오던 성규의 온 몸이 싸하게 굳어버렸다. 실수로 몸을 숨기진 않은 탓이다. 우현의 시선이 새하얗게 빛나는 성규의 옷과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요구르트를 마시던 손은 멈추진 않고 성규만 뚫어져라쳐다보던 중에 성규의 등에 메어져있는 가방을 발견한 우현이 먼저 말을 건냈다.
" ...전학생 ? "
" ...... "
어쩌지,어쩌지.
인간과 되도록이면 말은 섞지말라고 책에 나와있던데...이제와서 몸을 숨길 수도 없고 어떡하면 좋지.
더듬더듬거리며 옥상을 가리켰다가 머리를 긁적거렸다가 가방끈을 잡았다가 얼굴이 붉어진 성규를 본 우현이 생각했다.
' 장애인...? '
다 먹은 요구르트병을 휙 버린 우현이 성규에게 다가와 물었다.
" 큼...전.학.생 ?"
" ......으응 ? "
" 아이씨...수화는 배운 적이 없는데."
" ...... "
" 이 눔의 시키 !!! "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에 서서 우물쭈물하는 성규의 귓볼를 학생주임이 덥석 잡아챘다.경기를 일으키듯 화들짝 놀라며 고통스런 귀를 어찌하지못하고 버둥거리는 성규.
" 이 새끼뭐야 ? 교복도 불량하고 어쭈. 머리는 갈색빛 ? 너 이리와 딱 걸렸어."
" 으악 ! 자,잠시만요 ! 아야!!! "
성규의 귀를 질질 끌며 학생주임이 계단을 내려갔고 우현은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 뭐야...말 하네. "
*
...귓볼아파...
자신의 귓볼을 매만진 성규가 숨을 참으며 높히 솟아올랐다. 학생주임이 성규를 복도를 꿇어앉히고 교무실로 들어가자마자 얼른 그 곳을 도망쳐나왔다.
" 어 ? "
어떻게 해야할지 대책이 없어 그저 공중에 둥둥 떠있을때 저멀리서 검은색의 누군가가 자신의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 어라 ? 너는..."
" ....... "
" 어떻게 생관부 사람이 여기서 돌아다니고 있는거지 ? "
성규는 얼른 꾸벅 인사를 했다.사관부의 사자다.쉽게 말해 저승사자.
사관부는 생관부와는 달리 인간의 죽음을 관리하는 곳으로 생관부보다 인간세상에 내려올 일이 많다.
생관부 사람들끼리는 숨을 참으며 교신이 되지만 사관부 사람들과는 교신이 되지않아 성규는 숨을 내쉬며 대답을 했다.
" 잠시 잉란을 찾으러왔습니다."
" 잉란 ? 잉란은 생관부 궁인들이 쏴주지않나 ? "
" 제가...깜빡하고..."
" 잃어버렸구나 ? 그걸 찾으러온거야 ? 여기까지 ? "
" 네... "
" 삼신할매 단단히 노하셨나보네."
팔짱을 끼고 성규를 바라본 사자가 지친 듯한 성규의 표정을 훑어보며 말했다.
"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데 ? "
" 괜찮아요."
" 그럼 말고. 암튼 잘 찾아라.안녕."
" 저...혹시 돌아다니시다가 ...떠돌아다니는 잉란 보시면..."
" 보면 ? 알려달라고 ? 난 생관부가 아니라서 너랑은 교신이 안 될 텐데 ? "
" 아...맞다... "
" 쯧쯧.그렇게 멍청하니깐 잉란을 잃어버리지.기다려봐. "
자신의 소매에서 작은 천조각을 꺼낸 사자가 성규에게 그 띠를 건넸다. 누런 삼베로 되있는 기다란 띠를 받은 성규가 뭐냐는 표정으로 사자를 쳐다봤다.
" 죽은자들이 매는 띠인데 그거 두르고 있으면 나랑 교신은 될꺼야.이건 너가 존나 불쌍해서 주는 거니깐 나말고 다른 사자한테 보이면 안돼.나 졸라 혼나. "
" 감사합니다. "
고개숙여 인사를 한 성규가 자신의 손목에 그 띠를 팔찌처럼 맸다.
" 숨참고 눈 감아봐. 잘 터지나 보게. "
" ...... "
성규가 지그시 눈을 감자 사자 역시 눈을 감고 집중을 했다. 공중에 떠 있는 검은 사자와 하얀 천사.
' 들려 ? '
' 네에...작지만 들려요.'
' 니가 생관부 사람이라서 그런가보다.암튼 나중에 또 볼 수 있으면 보고.'
' 네.감사합니다.'
대충 머릿속으로 대화를 주고받은뒤 사자는 몸을 돌려 어디론가향했다. 성규도 등을 돌려 자신의 갈길을 가려는데 머릿속으로 웅웅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 아,참. 이호원. 내 이름.'
사관부 사람도 이름이 있었나하며 성규가 대답을 했다.
' 네. 제 이름은 김성규에요.'
+
" 아,덥다. 마트갈래 ? 에어컨 빵빵하고 시식도 할겸."
" 마트까지 걸어가야하잖아. 땀 나,싫어. "
" 나도 싫어."
방과후에 고3은 강제 자습이지만 동우와 우현,명수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한 서울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 시간은 많은데 ~ 할 거는 없고 ~ 재밌는 일도 없고 ~ "
" 고3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 이제 고 3된지 몇개월 안 됐구만...일단 뭐 좀 마시자."
티격태격대며 근처 까페로 들어가 시원한 아이스티를 마시며 땀을 식히던 중 우현이 명수에게 물었다.
" 여친이랑은 왜 깨졌수 ? "
" 묻지마라,좀. 그냥 모르는 척해주면 안되냐. "
" 아는데 어떻게 모르는 척을 하오리까."
" 바람폈어. "
" 헐. 너 존나 나쁜남자다잉..."
" 아니 나 말고. "
동우와 우현이 움메메 하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 여친이 ? "
" 쩐다,쩔어. 우리 멍수를 냅두고 바람을 ? "
" 아오. 됐어.딴 얘기해. "
" 와...나쁜년이네. 근데도 차인거야 ? 시발. 나같았으면 바로 인중에 하이킥깐다. "
" 우하하학 ! "
" 시끄러. "
냅킨을 동우와 우현에게 집어던졌지만 둘의 웃음소리는 멈추질않았다.
" 아,참.멍수 너 방학때 뭐하냐 ? "
" 나 ? 그냥 있지,뭐. 초딩도 아니고 방학이라고 또 어디 놀러갈생각하고 있었지?"
" 정답~! 바다가자,바다. "
" 귀찮다. "
의자에 몸을 기댄 명수가 빨대를 잘근잘근 씹으며 대답하자마자 동우와 우현이 칭얼거렸다.
" 아,가자.가자."
" 가자.가자.
" 가자."
" 가자."
" 시끄럽다."
" 가자고."
" 가자고. "
" 존나 한명만 말해. 똑같은 새끼 두명이서 말하니깐 존나 정신사납네. "
" 알았어.그럼 가자."
" 아오썅. "
" 가는거다 ? "
대충 고개를 끄덕거렸다. 분명 안 간다고 해봤자 갈때까지 졸라대고 카톡 수백통을 보낼 새끼들이다. 아직 남은 아이스티를 들고 밖으로 나온 세 명은 어딜갈까 회의를 하다가 결국 덥고 찝찝하다는 이유로 모두 집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우현은 노래방에 가자고 졸랐지만 쿨하게 가버린 명수와 병원에 가봐야하는 동우때문에 결국 울며겨자먹기로 집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 존나 개새끼들..."
바닥에 있던 음료캔을 뻥 걷어차려던 우현이 발을 든채로 멈춰섰다.
" 어..."
이 쪽으로 걸어오는 하얀 인영.
아까 학교에서 봤던 그 애다.
얼굴도 허옇고 입은 것도 허얘서 눈이 부신 애. 장애인은 아닌데 약간 장애인인 것도 같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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