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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배진영] Green grape | 인스티즈










Green grape

채리



야, 너 잠깐 나와 봐. 내 말에 배진영은 화들짝 놀라며, 나, 나? 하고 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래. 너 말이야. 내 말에 배진영은 잔뜩 굳은 얼굴로 일어섰다. 배진영과 둘이 뒷문으로 빠져나가는데 이대휘가 둘이 뭐냐고 어디 가냐며 호들갑을 떨어왔다. 배진영 드디어…? 이러면서. 나는 그런 이대휘를 가볍게 무시해 주고서 복도 구석에서 걸음을 멈췄다. 배진영. …어? 너 왜 그러는 거야? 이유나 좀 들어보자. 내 말에 배진영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티 났어? 잠시 아무 말 없던 배진영이 조심스레 꺼낸 말이었다. 응. 엄청 티나. 그러니까 이유나 좀 들어보자고. 네가 나를 왜 싫어하는지!










배진영은 2학년이 되자마자 전학 온 전학생이었다. 어느 학교나 그렇듯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하고 선생님께서 정해준 자리에 앉았는데, 전학생이 존나 잘생겼다- 라는 소문이 학교에 돌아서 그런지 쉬는시간이 되자마자 배진영을 보러 온 아이들이 그득했다. 배진영은 그런 시선이 불편한 것인지 한없이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닫고 있었다. 그걸 본 여자애들은, 시크하고 과묵하다며 꺅꺅거렸다. 그냥 불편해 보이는데 뭐가 시크하다는 건지…. 아무튼, 배진영은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그런 관심이 부담스럽고 당황스러운 것 같았다. 나름 반장인 내가 애들을 돌려보내고 자리에 앉히자 잠깐 배진영의 시선이 내게 닿았다. 뒤에서 나를 욕하는 애들 때문에 제대로 보진 못 했지만 말이다.


배진영은 일주일 정도 낯을 가리다가 우리 반에서 가장 친화력 좋은 이대휘랑 친해지더니 곧 낯을 가리지 않고 다른 애들과도 잘 친해졌다. 나만 빼고 말이다. 나만. 그냥 안 친한 거랑은 차원이 달랐다. 이대휘를 비롯한 남자애들과 잘 놀고 얘기를 하면서도 내가 지나가기만 하면 얼굴을 싹 굳히고 입을 닫는다. 지나가는 내게 다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처음에 한 두번은 이해하고 넘어갔다. 나랑 안 친하니까 그럴 수도 있지. 이렇게 생각했는데, 나한테만 그러니까 이게 기분이 나빠서 참을 수가 없었다. 나 말고도 안 친한 여자애가 있었는데 걔는 지나가든 말든 신경 안 쓰고 자기 친구들이랑 잘 놀았는데 나만 지나가면 그러는 거다. 내가 말을 걸면 어떻냐면, 이거 선생님이 너한테 전해 달라고 하셨어. …어. 이게 끝이다. 이대휘랑 장난 치면서 활짝 웃고 있었다가 내가 말을 거니까 얼굴을 굳히며 저렇게 답했다. 그게 어느 정도냐면 친구들이 나한테 배진영한테 뭐 잘못한 거 있냐고 물어올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배진영을 포도 같다고 생각했다. 알이 주렁주렁 맺힌 포도처럼 얼굴이 여러 개라고. 이대휘를 대하는 얼굴이랑, 안 친한 사람들 대하는 얼굴이랑, 싫어하는 사람(=나)를 대하는 얼굴이 여러 개잖아.


잘생겼는데 공부까지 잘하는 배진영은 나와 같은 심화반이었다. 같은 반이라서 짝지가 되었는데, 어려운 문제를 같이 해결해 보라며 선생님께서 문제를 내준 적이 있었다. 배진영과 내 책상 가운데 종이를 두고 같이 풀자고 말했는데 배진영은 내 말을 들은 건지 만건지,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풀기 싫으면 말로 하지. 결국 나 혼자 풀고 있었는데, 배진영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 풀었어? 응. 맞는지는 모르겠다. 너는? 못 풀었어? 내 말에 배진영은 잠시 눈을 굴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배진영에게 내가 적은 해석을 설명해 주고서 알아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눈을 맞췄는데 애가 화들짝 놀라며 몸을 떨었다. 그 반응은 너무한 거 아니냐? 아무리 나를 안 좋아해도 그렇지. 알겠어? …어어, 응. 나름 뿌듯했다. 열심히 푼 문제를 친구에게 설명해 준 거잖아. 근데 그 뿌듯함은 오래 가지 못 했다. 배진영이, 모의고사에서 수학을 만점 받았다는 말을 듣고서는 오히려 수치스러웠다. 그 문제는 절대, 수학 만점 받는 애가 못 풀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다. 수학 만점 받는 애한테 수학 설명을 해 주고 있었다니… 진짜 너무 쪽팔렸다.







그러니까 이유 좀 들어보자고. 네가 왜 나를 싫어하는지! 내 말에 배진영은 당황한 채로 눈만 꿈뻑였다. 어?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널 싫어한다니. 내가 배진영에게 여태껏 들었던 말 중에 가장 긴 말이 아닐까 싶었다. 너 행동 보면 다 티나. 내가 말 걸면 얼굴 완전 굳고 대답도 제대로 안 하잖아. 그리고 애들도 그러더라. 너한테 뭐 잘못했냐고. 근데 나 너한테 잘못한 거 없는 것 같거든. 내가 싫은 이유가 있으면 지금 여기서 말해 줘. 이유라도 알아야겠으니까. 다다다 뱉어내는 내 말에 배진영은 당황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어…그게. 싫어하는 거 아닌데. 내가 너… 좋아해서 그런 거야. …?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어? 바보같이 되묻자 배진영은, 내가 너 좋아해서 그런 거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하고 말했다. 배진영의 말에 나는… 정말 혼란스러웠다. 나를 싫어하는 줄 알았던 애가 오히려 나를 좋아하고 있었다니.


당황한 내가 주춤되며 뒤로 물러나자 배진영은 한숨을 푹 쉬었다. 이렇게 말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너 싫어하는 거 절대 아니야. 절대절대. 배진영이 나를 좋아한대. 왜? 내가 뭐라고. 나를 왜 좋아하지? 접점 같은 거 전혀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는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계속 뒷걸음질 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배진영이 다가와 내 어깨를 감쌌다. 어어, 위험해. 내 뒤에는 청소용구들이 아슬아슬하게 쌓여 있었다. 더 뒤로 갔으면 청소용구들에 그대로 처박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 미안…. 내 어깨를 잡았다가 얼굴을 붉히며 손을 떼는 배진영을 보니 정말로 배진영이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미친 거 아니야? 우리 학교에서 제일 잘생긴 애가 나를 좋아한대!










고등학교 2학년, 아버지의 회사 문제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지금의 학교에 전학오게 되었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전학 가는 것 자체가 걱정이었는데 전학생인 나를 보러 다른 반 아이들까지 우르르 몰려와서 나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나를 보지 말고 제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창문에 붙어서, 문 근처에서 서성이며, 또 내 자리에 와서 말을 걸기도 하며 나를 가만히 두질 않았다. 불편했다. 조금 친해지고 나서야 말을 붙이는 내 성격 상 그런 관심은 너무나도 불편한 것들이었다.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한 여자애가 다른 반 애들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야 너네 반으로 가. 이제 종 칠 시간 다 됐거든? 고개를 들어 너를 쳐다보았다. 그 행동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단정하게 묶은 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낀 네 시선이 잠깐 내게 닿았다가 다른 애들에게로 돌아갔다. 그게… 아쉬웠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대휘와 친해지고 나서는 다른 애들과도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너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나는 네 앞에서 제대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부끄러웠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서. 괜히 말을 붙였다가 말실수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 때문에. 이대휘는 그런 나를 보며 속 터진다고 답답해 했다.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나는 도저히 너에게 말을 붙일 수가 없었다. 네가 지나가기만 해도 몸이 굳을 정도인데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너와 심화반에 짝이 된 건 정말 우연이었고 나는 그 우연에 종교도 없으면서 신께 감사인사를 드렸다. 근데 짝이 되면 뭐하냐고 아무 말도 못 하는데. 문제를 받은 네가 같이 풀자고 말해서 너를 쳐다봤는데 눈이 마주친 게 너무 부끄러워서 곧바로 바닥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가 생각해도 노답이었다. 눈만 마주쳤는데 이러면 고백은 어떻게 하고 나중에 사귀기라도 하면…, 아 이건 너무 갔다. 아무튼 내가 대답이 없자 너는 곧바로 문제를 풀기 시작했고 또 기회를 놓쳐버린 나는, 공책을 들고서 문제나 풀었다. 어제 풀었던 내용과 비슷한 문제라서 금방 풀었고 다 푼 후에, 문제를 푸는데 집중한 너를 쳐다보고 있었다. 언제나 하는 생각이지만 너는 동그란 얼굴이 참 잘 어울렸다. 안경 사이로 보이는 눈이 참 예뻤다. 얇게 진 쌍커풀과 살짝 처진 그 속눈썹까지. 어쩌다 이런 거까지 알고 있냐 배진영. … 좀 변태 같나. 문제를 다 푼 것인지 샤프심을 집어넣는 네게 다 풀었냐고 물었다. 너는 내게 못 풀었냐고 다시 물어왔다. 그래서 나는, 못 푼 척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하면 너랑 조금이나마 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 결과 너는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설명을 해 주었다. 솔직히 말하면 머리에 하나도 안 들어왔다. 네 얼굴만 보느라. 그러다 네가 고개를 돌렸을 때는 화들짝 놀라서 몸까지 떨었다. …쪽팔렸다.












배진영은 제 마음을 알린 뒤로, 완전히 다르게 행동했다. 이대휘에게 하는 것만큼이나 내게 치댔다. 여주야 왔어? 심화반 숙제는 했어? 이거 내가 들어줄까? 시도때도 없이 말을 걸어대며 귀찮게 굴었다. 귀찮아서 좀 거리를 두려고 하면, 나 절로 갈까? 하고 울상을 지어서 마음대로 뭐라고 하지도 못 하겠더라. 버려진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짓는다고…. 배진영은 확실히 포도가 맞는 것 같다. 얼굴이 몇 개인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얼굴을 보이니까. …그게 나라는 사실이 참 놀랍지만. 배진영의 태도가 갑자기 달라지니 애들도 우리 사이에 대해 궁금해 했다. 배진영 갑자기 왜 저래? 여주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쟤 여주 좋아하는 거 아니야? 나는 그거 맞다고 본다. 이런 얘기들. 그 대화에 불을 붙인 건 이대휘였다. 배진영 이제 나 버리고 김여주한테로 가버렸네! 이러면서 장난스러운 투정을 부려서. 곧 배진영에게 뒷통수를 맞고 조용해졌지만 말이다.


솔직히 말해 나도 배진영한테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아직은 내 마음에 확신이 안 들어서 나름의, 아주 나름의 철벽을 치고 있지만 사실 곧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 온다. 잘생긴 애가 잘해주고 나를 좋아해주고 챙겨주는데 누가 싫어하겠냐고. 또 귀엽고 착하고 공부도 잘하고 일등 신랑감…아 이건 좀 많이 갔다. 아무튼 엄친아적인 애니까 당연히 호감이 가고 마음이 생기지. 그리고 얘 꼭 강아지 같은 게, 나를 쫄래쫄래 따라다니면서 말 걸고 무거운 거 들어주고, 또 내 눈치 보면서 기분 안 좋아보이면 신경을 안 건드리려고 노력한다. …그게 참 귀엽다.


아이스크림 먹을래? 점심을 먹고 온 내게 배진영이 말했다. 손에는 이미 두 개의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었다. 응. 먹을래. 너 이거 좋아하지, 감귤 아이스크림. 배진영이 내게 감귤 아이스크림을 내밀며 씨익 웃었다. …아닌데, 나 청포도 먹을 건데. …아 그래? 난 네가 맨날 이거 먹길래 이거 좋아하는 줄 알고…. 내 선택을 예상하지 못 한 건지 배진영이 당황해서 횡설수설했다. 아 저거 봐. 귀엽잖아. 이러니 내가 마음이 생겨 안 생겨. 난 요즘 포도가 좋더라. 누가 생각나서. 응? 포도 중에서도 청포도. 왠지 청포도 생각나거든. …누가 생각나는데? 있어. 수학 나보다 잘하면서 내 설명 들으려고 모르는 척하는 애. 설명 안 듣고 내 얼굴만 보는 애.









[워너원/배진영] Green grape | 인스티즈

그거 내 얘기 맞지?










*

과일 시리즈 중에서 제일 마음에 안 드네요,,, 흑흑

 과일 시리즈 이제 그만 써야 할 것 같아요

도저히 생각이 안 나여...


체리=영민

복숭아=지훈

딸기=우진

청포도=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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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9.56
작가님 빨리 다음 과일은 누굴까여 ㅠㅠ 레몬 햐주세여 레몬 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재미쏘 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1
괜찮아요 넘 귀엽다 진영 ㅠㅠㅠㅠㅠㅠㅠㅠㅠ전 충분히 귀엽고 재밌었어요 ㅎㅎ괜히 상상가구 과일시리즈 다들 청량하구 귀여워요 넘 잘 어울리는 비유들 ㅠㅠㅠ
6년 전
독자2
도키도키한게 제 취향,,, 과일 정주행 하규 오겠읍니다..♥️
6년 전
독자3
엄어머머 좋슴다
6년 전
독자4
으엉 너무 조아요 과일 시리즈 체고 체고
6년 전
독자5
진짜 최고데스입니다 자까님 평생 글 써주세여 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6
너무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 하고 갑니다!!ㅎㅎ
6년 전
독자7
증맬 너무 좋은디 무슨소리세욧@!!!!!! 우리 과일들한테 사과하세욧!!!!!!!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후 청포도포도한 글 읽으니 제마음도 상큼해지네요..... 후... 내 급식시절은 저렇지 않았는데 따흐륵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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