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민석
민석 안녕? 여긴 중국이야.
오늘도 너에게 이렇게 편지를 쓴다.
2주 후면 중국에도 설날이야... 우리 시간도 많이 흘렀고 어느 덧 나이도 진짜 서른이 얼마 안 남았어.
오늘의 난 여느 때랑 똑같이 평범하게 지냈어 아침에 운동도 다녀왔고 뺵빽한 스케쥴에 몸이 조금은 힘들지만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쓰는 이 시간이 나에게는 그 어떤 피로회복제 보다 더 잘 듣는 약인 것 같아.
넌 거기서 어떻게 지내?
난 말야 가끔 조금 기분이 나빠. 나 없이도 잘 지내고 있는 네 생각에 왜 난 질투가 나지?
너도 가끔 내 생각하면서 걱정 좀 해 달란말이야!!
"우리 루한이 나 없이 너무 심심하겠다. 나두야~"
"루한이랑 빨리 만날 날만 기다리고 있어"
"루한,! 보고싶어!"
봐봐, 이 얼마나 좋은 말이냐?
'보고싶어' '나두' '우리' 너무너무 좋은 말인데 맨날 나만 쓰는 것 같다? 이런 말?
너 좀 너무했어.
그래도! 서운한거 꾹~ 참고! 나라도 이런 말 너한테 계속 해줄게. !!
내 마음은 이런 단어들로 표현이 불가능하지만 어떻게든 많이많이 해서 너한테 내 마음을 전해야겠어
그래야 너도 내 마음을 느끼고 나한테 언젠가 말해주지 않겠어? ㅎㅎㅎ
보고싶었다고..
음.... 민석,! 맨날 쓰는 이 편지가 난 가끔은 너무 지겹기도 해.
우리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쪽과 이쪽 서로가 너무 달라서 만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
요즘같은 시대에 이렇게 자주 못 만나는 애틋한 커플이 어디있냐?
요즘같은 시대에.... 못가는 곳 하나 없고 무엇이든 빨리 갔다 올 수 도 있는 시대인데
민석,! 항상 너에게 보내는 편지가 난 너무 마음이 아프다.
매일 밤 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널 생각해야해서 마음이 아프고 지금 당장 보고 싶은데 볼 수가 없어서 마음이 더 아프다.
너도 나 처럼 내 생각에 마음 아파보란 말이야 맨날 나만 말하고 나만 표현하고...! 이 못난아!
아~~ 됐다 그래라 내가 매일 이렇게 편지쓰고 말해도 넌 내 말 안듣잖아.
그래놓고 내 앞에 나타나서 베시시 웃어보이면 또 나는 홀라당 넘어가요 또!
어유.. 나도 내가 참 한심하다 어!? 방금까지 너 떔에 화가 너무 났어도 너가 내 앞에서 웃고 있는거 보면!
아... 그렇게 마음이 녹을 수가 없다.
넌 이런걸 노린 거였어 항상 그랬잖아 떨어져 있을 땐 표현도 뭣도 잘 안하다가 만나기만 하면 내 앞에서 그렇게 웃어대고
그러면 또 나는 너한테 따지고 싶었던거 다 잊어버리고 또 좋다고 웃고있고!
지금도 넌 그걸 노리고 있는거지?
근데 말야.. 이번에 너가 틀렸어 이번에 너 만나면 나 정말 따질 거 많아
너 웃음에 웃어 넘기지도 않을거야.
너 보면 서운했던거 보고싶었던거 다 말하면서 화낼거라고..!
우리 다시 만나는 날 너 눈물 쏙 빠지게 혼이 쏙 빠지게 혼낼거야
너가 뭐 잘못했는지 너가 왜 혼나야 하는지 내가 왜 이렇게 화가 나 있는지! 내가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할거라고
그러니까 다음에 만나는 날 기대해라.
너 울고. 나울고. 초상날일테니까.
하.. 쓰다보니 민석,! 너 정말 화난다.
오늘은 이만 쓸게. 마음이 진정이 안돼서 그런다 이 자식아
어휴... 내가 이렇게 화내도 걱정하지 마.
내일 밤도 네 생각에 또 펜을 들겠지...
매일매일 네 생각 할테니까 걱정 하지 마.
이만 자러 갈게, 안녕 민석,!
-서른 살 루한이 스물다섯 민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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