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루한 이야기. 먼저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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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루한을 만나는 날.
우린 1년에 단 한번. 단 하루를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게 서로의 일상을 지키기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에서 보통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고
루한은 중국에 자리를 잡고 중국에서 연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루한은 남들과 똑같이 가정을 꾸렸고 한 가정의 아버지로 가장으로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는 루한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한 가정의 아버지 그리고 가장으로 살아가는 척을 하고 있다.
오늘은 루한을 만나는 날.
우린 1년에 단 한번. 단 하루를 만나기로 약속했다.
멀리서 보이는 루한의 모습.
1년 전 보다 더 좋아 보여 다행이다.
오랜만에 본 루한의 모습이 밝아보여 나는 그저 좋다.
"민석,! 안녕 오랜만이야.."
"루한.. 오랜만이야 ^^"
나를 잡는 루한의 부드러운 손...
나를 안는 루한의 부드러운 몸…
" 왜 이렇게 살이 또 빠졌어…"
루한이 알아선 안된다. 내가 이렇게 야위어 간다는 걸…
널 기다리다 이렇게 말라버린 내 마음을...
"내가? 아냐 난 그대로 인걸"
혹시나 루한이 눈치 채지 않았을까…? 제발.. 루한…
그렇게 자세히 날 보려하지 마… 들킬 것만 같아서
그래서 널 다시 보러 오지 못할까봐 나 너무 무서워...
너에게 나에대해 아무것도 솔직히 말 해 줄수 없는 내가 너무 바보같다.
예전 같았으면 서로가 서로에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해가기도 모자랐던 하루 하루를
몇년 째 우린 서로가 서로에게 진실하지 못한 채 이렇게 마주보는 1년의 하루를 그저 아깝게... 흘려 보내고 있다.
너에게 진실한 내 마음을 전하는건 이제 허락되지 않는 일들이겠지…?
"…민석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어? 아이는 잘 크고 있어? 와이프랑 사이는 좋아?"
이 것 봐.. 난 또 너한테 거짓말을 해야 하잖아…
"그렇지 뭐. 하하 하나씩 물어봐~ 뭐가 그렇게 급하다구 ..ㅋㅋㅋㅋ
애가 날 아주 쏙 빼닮았어. 여자 아이인데 나한테 애교 부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르겠어"
그리고 우리 부인도 나한테 정말 잘해. 살뜰히 챙겨주고 특히 요리를 진짜 잘해"
이럴 때면 언제나 우리의 마지막이 떠올랐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친구로 남자며 헤어지 던 그 날…
무수히 들어 왔던 루한의 중국으로의 진출이 확정되던 날이었다.
루한에게 나는 짐이 되기 싫었다.
얼굴이 알려진 사람으로써 루한이 오롯이 받을 수많은 시선과 눈초리들… 나는 루한이 나 때문에 그렇게 될까 무서웠다.
"난 이제 보통의 사람으로 돌아가서 내 생활을 하려해… 넌 중국에서도 활동 할거면
나랑 헤어지는게 좋겠지..? 너의 앞날에 내가 걸림돌이 되긴 싫어."
"아냐! 난 괜찮아! 민석… 그런 말 하지마…"
"루한… 우린 이러면 안돼."
"…"
루한도 그런 부분이 걱정이 됐던 걸까,? 그 날 루한은 날 잡지 않았다.
그 때처럼 마음과 눈빛이 달랐던 적은 없을 것이다.
내 욕심에 '날 잡아 루한.! 제발 날 잡아 그리고 우리 함께하자' 라는 말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꾹꾹 눌러 참았던 날이었다.
엑소가 해산되던 날. 그렇게 루한과 나는 우리가 아닌 너와 나로 따로 떨어져 살기로 하였다.
난 루한을 잊지 못했지만 루한에게 끝까지 나의 마음을 숨기려 마음에도 없는 여자를 여럿 만났다.
그 때 마다 돌아오는 말..
"너… 매일 누굴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넌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네 눈엔 사랑이 보이지 않아…"
맞는 말이었다. 겉치례 같은 연애만 계속 되었을 뿐 마음은 온통 루한에게 가 있었다.
하지만 루한에겐
"나는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데… 너가 계속 나만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좀 부담스러워 루한…"
내 입에서 나온 말도 안돼는 소리였다. 루한이 혼자 아파하는 건 볼 수가 없었다.
지난 6년간의 시간은 나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었고
그 어떤 기억보다 뜨거운 기억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 때문에 루한이 너무 아파하기 때문에
난 말도 안돼는 말을 내 입으로 내 뱉었다.
그리고 오늘도 몇년 째 말도 안돼는 하고 싶지도 않는 말을 내 뱉는다.
그럴 때 마다 내 마음은 아리다 못해 쓰리다.
"루한,! 루한은? 뭐.. 소식은 들었어. 너도 티비 보니까 행복하게 잘 살더라. ^^
다행이야. 네가 행복해서 ^^
큰~~ 집에 이쁜 부인과 귀여운 아들! 역시~ 중국 연예인은 스케일이 달라도 한참 다르구만?ㅎㅎㅎㅎㅎ"
그 때 붙잡을 걸 그랬다. 내가 먼저 루한에게 손을 내밀 걸 그랬다.
"민석,! 너.. 중국에 와서 살 생각 없어..?"
활동이 끝나갈 무렵. 루한이 내게 한 제안이었다.
"..중국? 갑자기 중국은 왜..?"
"..음… 그게 좀 힘들 것 같으면 일년에 반은 중국에서! 반은 한국에서! 어때?
"에이~ 루한… 그건 내가 자신 없어.. 아무리 네가 중국에 같이 있는다 하더라도… 조금 힘들 것 같아"
이 때 나는 루한을 안으며 알겠다고 했어야 했다.
나도 그렇게 되면 기쁠 것 같다고… 생각해 줘서 고맙다고…
루한이 마지막으로 내게 내민 손... 잡았어야 했다.
"그래..? 그럼 뭐… 내가 한국에서 너랑 살면 되겠다 ! ^^ 그치? 그럼 문제 없는거네~!! 역시 우린 잘 맞아."
"바보야 뭐가 잘 맞아. 맨날 나한테 맞춰주기나 하고…"
네가 내만 그 손… 그게 우리의 마지막이 될 줄 알았더라면 나는 잡았어야 했다.
한참을 말 없이 날 바라보던 루한의 눈빛에 내 마음이 요동을 친다.
정말 진실을 말해 버릴 것만 같아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또 아무 말이나 바보같이 내 뱉었다.
"루한… 난 네가 행복해 보여서 기뻐"
"나도 민석. 네가 행복해 보여서 나도 너무 기뻐
우린 서로 말 없이 바라만 보았다.
나는 그렇게 이 하루가 다 지나가도 괜찮았다.
루한이 이렇게 잠시만이라도 내 앞에만 있다면… 그래서 지금 이 행복한 너의 모습을… 웃는 모습을… 볼 수만 있다면…
나는 그 것만으로도 괜찮다. 바라만 보아도 괜찮다. 루한만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하지만 루한 앞에만 서면 약해지는 나… 오늘도 내가 먼저 자리를 뜨는게 맞다.
루한의 눈을 보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진실을 말해 루한을 붙잡고 놓지 않을 내가 있기 때문이다.
"나 이만 가 볼게"
'가지 말라고 해. 루한! 조금만 더 네 곁에 있어 달라고 해! 그리고 날 좀 잡아줘…'
이 말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그 날 처럼 꾹꾹 눌러담아 참아냈다.
"일년 후 오늘… 그 때 다시 봐 루한.
오늘도 늦으면 나 진짜 쫓겨나ㅎㅎㅎㅎ ^^ 가볼게"
"그래. 잘 가 민석…!"
제발..루한… 나 좀 잡아줘… 그 날 처럼 그리고 언제나처럼 날 잡지 않는 루한…
나는 그렇게 휙 돌아 가버릴 수 밖에 없었다.
들썩이는 내 어깨를 들키지 않기 위해 내 발걸음은 빨라지고,
울고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단 한번을 뒤돌아 인사를 따뜻하게 해 준 적이 없는 나…
이 모든 것을 알아주지 못하는 루한이 밉다.
사랑하는 사람의 조그마한 변화도 느끼지 못하는 루한이 나는 너무 밉다….
...그래도 잘 있어 루한.
너를 볼 수 있는 이 1년의 하루… 그 것만으로 난 감사할게…
돌아오는 차 안… 오늘도 그렇듯 루한을 만나고 오는 날이면 아픈 머리를 쥔 채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 창밖을 바라보며 그저 눈물을 흘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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