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름이의 아침 수업시간
"너 어제도 늦게 잤지."
"아니야, 그래도 두시면 일찍 잔거지..."
"오늘 하루종일 자겠네."
"몰라 난 일단 잘거야."
어젯 밤 신서유기를 몰아서 보느라 늦게 잠든 이름에, 동현이 혀를 차며 책상에 눕는 이름이를 보다가 사물함에서 자기 체육복 상의를 돌돌 말아 이름이의 얼굴 아래 깔아줬어요. 그리고 의자에 걸린 가디건을 이름이의 등에 덮어줬죠. 곧 덥고 답답하다며 찡찡대는 이름이였지만 조금만 있으면 에어컨 때문에 춥다고 깰 걸 알기 때문에 무시하고 그대로 뒀어요. 주로 이름이의 아침 수업 시간은 '잠' 으로 이뤄집니다. 아침 수업 시간에 생과와 확통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아니었으면 이름이는 대학 못가 !!! 안가 !!! 하며 또 찡찡댈게 뻔했거든요.
3-1. 아침 수업시간의 동현이의 일상
chapter 1. 이름이가 잘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
"어휴 내가 어쩌다 이런 애를..."
자는 이름이의 얼굴을 내려보다 동현이가 햇빛이 비치는 이름이의 자리에, 일어나 블라인드를 내려줬어요. 말은 툴툴대도 본능적으로 이름이를 위해 힘쓰는 동현 입니다. 정작 본인은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요. 체육복으로 만든 쿠션도 깔아줬겠다, 가디건도 덮어줬겠다, 햇빛도 들지 않고 적당히 시원한 에어컨 온도에 만족스런 미소를 지은 동현이 마저 자신의 수업 준비를 하기 시작했어요.
chapter 2. 선생님들께 그럴 듯한 뻥을 친다.
"저기 엎드려 있는 애는 누구니? 이름이야? 깨워라 동현아."
"아, 오늘 이름이 아프데요."
"아프면 쌤한테 미리 말하고 엎드리라니까..."
라던가
"오늘 이름이 아프데요."
"아프면 보건실 가서 약 먹고 오라고 해. 깨워."
"아침에 약 먹었는데도 아프다 길래 보건실 쌤이 수업시간에 무리하지 말고 엎드려 있으라고 하셨어요!"
(조마조마) (개뻥인데 어떡하지)
"이번만 봐주는거다. 다음부터는 미리 와서 확인 받아."
"네!"
(휴 다행)
이런 상황이 반복되곤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름이는 또 자는거냐...?"
"네, 그렇죠 뭐..."
"쟤는 언제쯤 내 수업시간에 깨어 있을까...?"
(쌤 시무룩)
이런 경우지만요. 참고로 석훈쌤은 이름이의 깨어 있는 모습을 첫수업 말고는 본적이 없다고 하네요. 아, 물론 이름이가 모든 수업시간에 다 자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일주일에 4번이 든 확통 담당 선생님이 석훈쌤인걸 어떡하겠어요...!
chapter 3. 날파리 쫓아내기.
우진이?.Talk |
우진이? : 누나 저 아침 못 먹었더니 배고파요 매점 ㄱ? 오전 9:22
우진이?
: 누나? 오전 9:47
|
"아, 이름누나 왜 카톡 안봐요!"
"...?"
(저 미친놈이 애 깨우려고)
역시 1학년 답게 패기 넘치게 이름이네 반 문을 열고 들어온 우진이가 한껏 찡찡대며 이름이와 동현이가 앉아 있는 자리로 달려왔습니다. 그에 동현이의 표정은 찌푸려졌죠. 저 새끼는 지치지도 않나 맨날 방문이야 ;;; 게다가 올 때 마다 시끄럽게 구니 머리가 더 아파지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동현이였어요. 그 와중에 다행인건지 우진이는 학교에서 꽤 인기가 있는 편이라 뭐라고 하는 학생들은 없습니다. 과거에 춤을 췄던 영상이 조회수 대박을 쳤다나 뭐라나...
"야, 이름이 자잖아."
"아 뭐야 자느라 카톡 안본거였어요? 난 또."
"이번엔 또 뭔데."
"같이 매점 가려구요!"
"너 지금 얘 자는거 안보이냐...? 대휘랑 가."
"누나가 있는데 대휘랑 왜 가요."
해맑게 웃는 우진이의 표정에 동현이가 욕을 하려다가 참은 것 같습니다. 웃는 얼굴에 침을 어떻게 뱉겠습니까, 예... 우진이를 마치 아침에 이름이를 보던 표정과 똑같이 쳐다봐준 동현이가 다음 교시 책을 꺼내기 위해 사물함으로 가려 일어나는데 우진이가 동현이를 붙잡았습니다.
"? 뭐."
"갑시다!"
"어딜, 야!"
"누나 대신 형이 저랑 매점 가줘요!"
그렇게 동현이의 피같은 10분의 시간을 우진이를 위해 썼다고 합니다.
4. 점심시간
등교와 마찬가지로 점심시간에도 우진이와 영민이를 비롯해 동현이와 대휘를 포함한 다섯명이서 같이 밥을 먹고 있습니다. 물론 대휘는 학생회라 가끔 점심시간에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같이 못먹는 경우도 있지만요. 대휘는 그럴 때 마다 학생회 임원을 맡은 자신이 원망스러워 죽겠습니다.
(나도 학생회 안 했으면 누나랑 매일 밥 먹는건데...) (왜 급식실 질서 관리를 학생회가 해야하지) (자기들이 질서를 잘 지키면 되잖아!!!!)
일단 점심을 먹으러 가기 위해선 아침부터 점심까지 쿨쿨 잘도 자는 이름이를 깨워야 합니다. 동현이가 이름이를 깨우는 손길이 다급해집니다. 왜냐 여기서 이름이를 빠른 시간 안에 깨우지 않으면 차마 눈 뜨고는 못볼 꼴을 보게 되거든요. 그런데, 그 날이 오늘인 것 같습니다. 왜냐 이름이네 반 뒷문을 살며시 열고 영민이 들어왔거든요.
"아오..."
"이름이 자?"
"예, 보시다싶이..."
"이름아 일어나자. 밥 먹어야지."
저겁니다, 저거. 동현이가 보기 싫어하는 저 모습. 이름이의 책상 앞에 쭈구려 앉아 이름이를 바라보는 모습. 잘생기긴 어찌나 잘생겼는지 동현이의 표정이 굳어지네요. 가뜩이나 요즘 영민이의 외모를 칭찬하는 이름이 때문에 거슬려 죽겠는데 저런 달달한 모습까지 보이니 더 죽겠는 동현이에요. 누가보면 진짜 커플인... 에라이, 이런 재수 없는 소리는 입에 담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지금 무슨 시간이에요...?"
"점심시간. 밥 먹으러 가자. 애들 기다린다."
"맞다, 오빠 오늘 급식에 고치돈 나온데요."
"...? 아니 님덜. 저기."
오늘도 역시 동현이는 버려졌습니다. ^^
4-1. 전쟁
"오늘은 내가 옆자리."
"어, 그럼 난 맞은 편!"
"그럼 여긴 내가."
"그냥 조용히 아무데나 앉아라..."
결국 치열한 전쟁 끝에 자리 배치가 완료 되었습니다. 급식실에 사람도 많아 5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찾기도 힘든데 자리를 찾아서 까지도 싸우는 남정네들에 이름이는 얼른 밥을 먹고 교실로 가고 싶어졌어요. 하지만 아무 말 하지 않고 앉아 얌전히 밥을 먹었죠. 왜냐, 오늘은 이름이가 좋아하는 메뉴인 고구마 치즈 돈까스가 나오는 날이니까요! 치즈는 어디 갔는지 모르겠고 고구마에 튀김 옷만 한가득이지만 그래도 소스가 맛있으니 참기로 했어요.
"아, 형 얼굴 보면서 밥 먹어야 돼?"
"우진아 나도 그렇게 달갑진 않아 ㅎㅎ"
"머리카락 빠진다."
"(욤뇸뇸)"
"(누나 귀엽다)"
네, 여러분은 지금 대환장 파티를 보고 계십니다.
Special. 동현이를 제외한 다른 나머지의 아침 일상은?
1. 대휘
"야, 이대휘 뭐 봐?"
"우리 누나 프사. 예쁘지, 이거 내가 찍어준거다?"
"어, 예쁘네."
"아 이분이 이대휘가 좋아하는 그 누님? 야, 존나 예쁘네!"
"야, 너네 뭔데 우리 누나보고 예쁘다고 해? 누나는 내꺼야!"
"(옆에 있던 우진이) 염병하네."
2. 우진이
이 누나는 왜 답장이 없고 난리야, 누나한테 톡 보내다가 폰도 뺏길 뻔 했는데...
이와중에 이대휘가 누나 프사 보고 있는 거 발견함. 그러고보니까 누나 프사 못보던 사진이던데...
이대휘가 찍어준거 알게 됨.
종이를 곱게 구겨 대휘의 뒷통수를 향해 던진다.
(뭘 맞음) (뭔지 모르겠음) (어리둥절)
소심한 복수 성공. 쉬는 시간 되자마자 누나한테 가야지!
3. 영민이
"임영민 너 2학기 아침 자습 신청 안하냐?"
"응, 이름이랑 같이 등교해야 돼."
"...뭐야 이 미친놈은."
"임영민이 뭐가 필요하겠냐, 그냥 찍어도 1등급 나오는 앤데."
"아 임영민 시험도 연애도 대학도 다 망해라."
"ㅎㅎ 닥쳐 성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