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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춤을 춘지 어느 덧 10년 째이다. 그동안 어느 팀에 속하지도 못하고 알바차 여러 댄서팀을 전전하며 지내왔다. 그러던 어느날 아는 선배의 추천으로 대형 기획사 안무팀 자리를 소개 받았다. 25살이 되도록 남의 무대에서 백댄서로만 지내왔다. 새롭게 데뷔하는 그룹의 안무 디렉팅에 참여하는 자리인지라 대박만 치면 무명 댄서에서 바로 여러 기획사에서 러브콜이 올 것이다.
" 네가 저번에 준비한 안무 영상 회사 대표라는 사람한테 보여줬더니 관심있어 하드라고. 생각있어?"
" 정말요? 근데 저는 어태까지 안무를 만들어 본 적이 없는데..."
" 걱정마, 그냥 가서 경력 좀 쌓는다고 생각해. 보조로 들어갔다가 나중엔 너도 안무가로 정식으로 활동하면 좋지 뭐."
" 그럼....할게요! 할래요."
가볍게 생각하라는 선배 말에 한다고는 했는데 소개받은 곳은 국내 유명 기획사다. 분명 텃세도 심할 거고... 엄청 힘들거 같은데....휴...
" 저기..."
" 네, 오디션 보러 오셨어요?"
" 아뇨!! 저.. 안무 디렉터 소개 받아서 왔는데요."
" 3층으로 올라가시면 되요."
" 감사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자마자 노래소리가 시끄럽다. 연습하는 건가?
기다란 복도를 지나다가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나오는 곳에 멈춰서서 안을 들여다 보았다. 안에서는 연습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한창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 ㅇㅇ씨?"
" 네에??!!"
" 사무실로 가시죠."
까치발로 연습실을 바라보고 있는데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놀래서 원치않게 우스운 소리가 났다. 아주 첫날부터 모자르다고 광고를 하는구나 아주ㅠㅠ
안내하는 사람을 따라 긴 복도를 지나는 동안 아까 몰래 훔쳐본 연습실처럼 다른 연습실에도 모두 사람들로 가득하다.
긴 복도를 지나 가장 안쪽에 방에 들어오니 밖에 들리던 시끄러운 노래 소리가 멈춘듯 정적이 흘렀다.
" 자리에 앉으세요."
" 네..."
" 영상 잘봤습니다. 춤 제법 추시던데 안무 디렉팅 해보신적 있으세요?"
" 아주 잠깐. 중간에 몇 동작 해본거 밖에...."
" 흠... 그럼 요번에 저희 회사에서 크게 준비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어요."
" 그럼 아까전에 본?"
" 그 친구들은 지하연습실에서 개인레슨 중이예요."
" 아...네..."
" 저희랑 계약하시고 이번 데뷔하는 아이들 디렉팅으로 실습하는 걸로 하죠."
"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지하연습실로 내려가는 중이다. 이제 드디어 나도 정식 안무가가 될 수 있는거다.
계속 웃음이 새어 나와 표정관리가 안된다. 어떡해!!! 어떡해!!! 떨려죽겠네ㅠㅠㅠㅠㅠ
띵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여기서도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귀가 아프다.
" ㅇㅇ씨, 이리와요!"
" 아! 네!!"
" 인사들 해요. 여긴 요번에 새로 데뷔하는 exo-k."
" 안녕하세요!"
" 이쪽은 너희들 안무 디렉팅팀에 새로오신 ㅇㅇㅇ씨."
" 안녕하세요."
" 그리고... m은 연습시간이 다르니까 나중에 소개시켜줄게요."
" 네!..."
어색한 인사가 끝나자 나를 안내했던 사람도 돌아가고 내 앞에 주루룩 서 있던 5명도 서로 자기 할일을 하러 뿔뿔히 흩어진다. 열렬한 환영을 기대한건 아니지만 별로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그럼 이제 뭘 해야 거지? 그냥 여기 서있어야 하나?
" 저기요.."
" 네?"
한참을 연습실 한켠에 서있다 이러다간 아무것도 안하고 첫날을 헛보내겠다 싶어 아까 멤버들 중에 가장 착해(?) 보이는 사람한테 다가갔다.
" 저..."
" 아 저는 경수예요. 도경수."
" 아하하하...네... 경수씨. 저가 오늘 처음이라 그런데요. 안무가 선생님은 언제오세요?"
" 글쎄요? 아까 종인이랑 개인레슨이 있으시다고 제2연습실로 가셨어요."
" 네? 종인? 예?"
" 저희 총 6명이예요. 종인이가 우리 중에 춤을 가장 춰요. 안무 디렉팅 하시면서 자주 보실거예요."
종인? 체크리스트 일위다.
" 경수씨, 그럼 제2연습실은 어디에요?"
" 계단따라 한층 내려가서 바로 오른쪽이에요."
길을 가르켜주면서 손으로 이렇게 저렇게 설명해주는 경수씨가 너무 귀여워 멍하니 바라보았다. 뭔 남자가 이리도 눈이 커? 여자인 나보다 더 눈이 큰거 같은데?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볼을 감싸며 경수가 부끄럽게 웃는다.
" 왜요?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 아...아니에요.아항항핳 여튼 감사합니다."
" 네.^^"
제2연습실이라... 경수씨 말대로 내려오긴 왔는데 여긴 아무 노래 소리가 안들린다. 벌써 개인 레슨이 끝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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