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03
그래. 계약을 맺지
알고 있지?
절대 알아서는 안되
그땐 우리의 계약은 끝이야
"엄마 누구 이사 왔어?"
아파트 입구에는 트럭이 세워져 있었고
그 트럭에는 박스들이 검은 천에 쌓여져 있었다
"그런 거 같더라 아마 윗집에 왔을 거야"
엄마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응? 윗집??그 아저씨는??"
"그건 잘 모르겠다"
'그럼 오늘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사람이...?'
나는 그 남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만나면 꼭 고맙다는 인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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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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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 밤중에 심부름을 갔다 와야하지?
'집에 있으면 아무것도 안 하잖아 빨리 갔다 와!'
그렇기는 하지만....
"아오 무거워!!!!"
나는 무거운 봉지를 내려놓고는
집 앞 벤치에 앉았다
아픈 어깨를 주무르면서 의미없이 흔들리는 나뭇잎만 보는 중
누군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삿대질을 했다
"어????!!!!! 너???!!!!!!"
나는 고개를 들어보니까 낯선 남자가 반가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네? 누구세요?"
남자는 말하려고 입을 땠고 그 순간
누군가 그의 입을 막고는 말했다
"죄송합니다 친구가 잘못 봤나 봐요"
고개를 돌려 입을 막고있는 남자가 누군지 보니
그였다
"어??오늘 엘리베이터....."
그는 그제야 나를 응시했다
남자답게 튀어나온 눈썹 뼈
날카로운 턱 선
나를 꿰뚫어보는 듯한 눈
너무나도
익숙했다
'오랜만이다 이렇게 보는 거'
"아... 아침에.. 안녕"
그는 피식 웃고는 말을 덧붙였다
"앞으로 자주 보겠네"
어휴 저 미소 어떡하지
'엉큼하긴'
"여기로 이사 왔거든"
나는 '아...'하고 무슨 말을 할까 하다가
입을 뗐다
"잘 부탁드려요! 아침에 정말 감사했어요!"
그는 크게 미소를 짓더니
"내가 더 잘 부탁해, 필통 잘 챙겼어?"
라며 물어봤다
'잘 부탁해 별빛아'
나는 아차 싶은 마음에 볼이 빨개졌다
"네... 필통 안 챙긴거 어떻게 아셨어요?"
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입을 열었다
"어... 필통 달그락 소리가 안 들려서.."
'설마 내가 그 정도로 귀가 밝겠어?'
청각이 좋으신가 봐
.
.
.
"야 이재환 미쳤어? 거기서 아는 척을 하면 어떡해"
"아니.. 나는..."
그는 우물쭈물하더니
"우이효기 삐쳤어?"
하면서 화를 풀어주기 위해 애교를 부렸고
"에효...그래도 데 덕분에 인사했다 고맙다"
상혁이의 알 수 없는 말에 그는 더 우울해졌다
.
.
'이게 칭찬이야 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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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리치골드 님
리치골드님!함께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