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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승철아.

날씨 제법 쌀쌀해졌다. 그렇게 후덥지근하던 낮에도 니트를 입을 만큼.
참 오랜만에 편지를 쓰는 거 같지? 요새 너무 바빠서 팬을 잡을 시간도 없었네.
내가 너무 악필이라 글씨를 못 읽겠다고 툴툴 되면서도 내가 손편지 써준 게 제일
좋다는 너였는데. 너무 오랜만에 써주는 편지인 거 같아 미안해. 또, 이런 내용의 편지라 미안해.
내가 너에게 준 첫 편지 쓰던 날 기억난다. 그땐 늦은 밤에도 카디건 없이 돌아다닐 만큼 따듯한 봄이었지?
벚꽃이 질 무렵 너에게 고백을 받고, 그때 내 귀에 꽂아주었던 벚꽃을 말려 첫 편지의 끝에 붙였던 기억이 나.
내 글씨가 창피하면서도 네가 너무 좋아서 어떤 말을 써도 표현이 안되던, 지금 보면 유치하고 오글거리기만 하던 편지.
그 뒤 일 년이 지나고 이 년이 지나고... 서로가 편한 친구 같은 사이가 될 때까지 난 수없이 많은 편지를 썼어.
날 놀리는 듯이 늦은 밤우리 집 옥상에서 그 오글거리는 말들을 크게 읽던 너. 그리고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고 해주던 너.


우리는 시간이 흘러도 그렇게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군대를 갔다 온 너보다 일찍 학교를 졸업하고, 암울했던 취업 준비기 동안
 내 편지는 점점 줄었고, 취업하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그렇게 무뎌졌나 봐 우리는, 아니 내가 무뎌진 거였지. 넌 한결같이 따듯했어 승철아. 

나는 너를 방치했고, 너는 내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어.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이 많았어. 매일 야근하고, 많이 혼나고, 매일 힘들고...
내 변명일 뿐이겠지만... 너한텐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힘들다고 그러면 안 되는 거였는데.. 내가 너보다 중요하다고 착각했던 것들에 집중하던 동안
 나와 떨어져 있는 너에게 관심을 가진 여자들이 많았었어. 아르바이트하는 너에게 번호를 물어보는 사람, 같은 스터디에서 따로 만나 공부하자는 사람...
친절한 태도, 누구든 따라 미소를 짓게 되는 웃음...지금 생각해보면 너는 모두가 사랑에 빠질만큼 포근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사람들이 있는건 당연한 거였는데...


나는 너를 의심했었고, 화를 냈고, 연락을 무시했어. 나의 무관심하지만 집착하는 이중적인 태도에 너는 지쳐가고, 난 자신을 이해 못하고 서로가 힘들어했을 때

내가 너에게 이별을 고했어.
너는 헤어지자는 말은 절대 하지 말자고 엉엉 울며 날 껴안았는데, 그날이 내 인생에서 가장 슬펐던 날인 거 같아 승철아.
그때의 나는 왜 집 앞에서 기다리는 너를 만나 주지 않은 걸까. 왜 매일 오는 미안해 잘못했어 하는 카톡을 보지 않은 걸까. 매일 힘들어한다는 네 소식을 왜 외면했을까...


너 없는 내가 보잘것없다는 걸 몰랐을까. 너 없이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몰랐을까. 너 없인 웃을 수 없다는 걸 몰랐을까.
너 없는 매일 밤이 술과 눈물뿐이라는 걸 몰랐을까. 승철아 내가 잘못했어. 어리석었어. 정말 인생 최고의 실수를 했어...
어떤 말을 하면 너를 잡을 수 있을까. 매일 실수를 했고, 상사한테 혼났고, 그게 걱정이 될 만큼 많이 핼쑥해졌고, 무기력했고,혼이 빠진 사람이 돼서 회사를 그만뒀어.

집 앞에 잠깐 나가도 모든 곳이 너와 함께 걷던 곳이라 집 밖에도 나가지 않았어. 그래도 이사 갈 수 없었어 네가 한번 더 찾아올까 봐. 이 앞을 지나갈 일이라도 있을까 봐.

 너도 나 같은 마음이라면 그럴까 봐...



이 편지는 너에게 줄 수 없을 것 같아. 너는 절대 안그럴 거라고 외면하고 부정해 봐도 어떻게든 날 잊고 있을 테니깐. 이미 잊고 잘 지내고 있을 수도 있을까봐.
너에게 준 상처도 나만큼 클 텐데, 나의 슬픔을 너에게 어떻게 나눠주겠어. 나 혼자 꼭 끌어안고 다독여볼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승철아. 난 매일매일 너와 함께한 5년을 꿈속에서 지나 보내. 널 처음 본 입학 후 첫 개강파티 때부터 고백받았을 때 우리 연애를 시작할 때
첫 데이트 첫 포옹 첫 키스 다시 본 일주년 벚꽃 네가 군대 갈 때 휴가때 갔던 첫 여행 복학할 때의 꽃신 내 졸업식 짧은 시간이어도 편했던 데이트 첫 해외여행....
깊고 길 잠에서 깰 때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운 때가 없지만, 이젠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시간인가 봐. 다시 그런 사랑할 수 있을까. 너 같은 사람 만날 수 없겠지.

 네가 옆에 있던 만큼 행복할 수 없겠지?....... 사랑해 승철아. 난 조금만 더 이러고 있어도 될까?  넌 나처럼 아파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좋은 꿈꾸고 현실을 살고 있었으면 .

너무 길고 어두운 편지였지? 이만 여기서 마칠게, 잘 있어 승철아 잘 지내야 해 좋은꿈 꾸고 꼭 행복해야해. 그럼 안녕.




//아이유 첫이별 그날밤 들으면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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