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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신랑 강다니엘 군은 검은머리가 전부 하얗게 물들 때 까지 신부 김여주 양을 사랑하고 아껴줄 것을 맹세합니까?"
"네"
"신부 김여주 양은 그 어떤 힘든 나날이 닥쳐와도 신랑 강다니엘 군과 함께 영원히 이겨나갈 것을 맹세합니까?"
"네, 맹세합니다"
그렇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날
우린 결혼했고,
"강다니엘!! 내가 침대에서 젤리 먹지 말랬지!!!"
서로가 너무 좋아서 죽고 못산다는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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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신혼일기
By. One2
01
"여보, 깼어?"
밝게 비추는 햇살에 살며시 눈을 뜨면, 배시시 웃는 다니엘이다. 깬지 얼마 안 되었는지, 낮은 목소리가 더 낮아져 달콤하게 울렸다.
"응.. 몇 시야?"
"6시. 조금 더 자."
다시 눈을 감은 다니엘이 단단하고 긴 팔로 안아오며 속삭였다. 다시 잠든 건지 새근거리는 다니엘의 뽀얀 피부가 눈에 띄었다. 축 처진 강아지 같은 눈매도, 크지도 작지도 않은 코를 지나면 보이는 붉은 입술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내 마음은 아니었나 보다. 아직도 이렇게 설레는 걸 보면 말이다.
잠은 다 깼지만, 두근대는 기분이 좋아 괜히 계속 안겨 있었다. 사람들이 이런 맛에 결혼하는구나- 생각하면서.
다니엘과 나는 흔히들 말하는 CC였다.
잘생기고 성격 좋기로 유명했던 모델과 강다니엘의 품절 소식이 당시 많은 여자들을 울렸다지 아마?
다니엘이 연애 중이라는 소문이 퍼지자마자, 대숲에는 [모델과 강다니엘, 여자친구 생긴 거 진짠가요ㅜㅜ?] 따위의 글이 넘치도록 올라왔고, 난 그것을 보며 느꼈다. 얘 인기 졸라 많구나... 맨날 댕댕이처럼 웃으면서 김재환과 다니길래 몰랐는데, 그 댕댕이 웃음에 설렌 건 나뿐만이 아니 었나 보다.
다니엘은 김재환을 통해서 알게 된 친구였다.
왜, 그럴 때 있지 않나.
아무 이유 없이 밖으로 나가고 싶은 날. 약속도, 만날 사람도 없으면서 바깥공기를 느끼고 싶은 날 말이다.
그리고 그날이 딱 그랬다.
자칭 타칭 집순이를 맡고 있는 나에게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그날따라 집에만 있기가 너무 싫어서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딱히 누굴 만나러 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꾸미는 건 자기만족이라고 나름 예쁘게 화장도 했다.
일찍이 나와 영화도 보고 쇼핑도 했겠다, 조금의 쉬는 의미로 주위 카페에 들어와서, 좋아하는 휘핑크림을 한가득 입안에 담으며 이제 집에 가야 하나, 생각하던 중이었다.
"김여주? 여기서 뭐 하냐?"
김재환과 만난 건.
김재환은 같은 문창과 동기였다.
[김재환]
야, 나와. 해장하러 가자.
지금은 너무 편해져서 문제지만,
학기 초반에 낯가림이 심한 나를 특유의 편안함으로 웃게 해준 고마운 친구였다.
어쨌든 내심 반가운 마음에 한 톤 높아진 목소리로 말했던 것 같다.
"그냥, 오늘따라 나오고 싶어서. 넌?"
"내일 전쟁 나냐? 살다 보니 김여주가 밖에 나오고 싶어서라는 말도 듣는구나. 난 친구랑 약속"
아, 그제서야 김재환 옆에 있던 너를 보았다.
"안녕, 강다니엘이야"
그게 너와 나의 첫 만남이었다.
다니엘과 김재환은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다니엘은 우리 학교 모델과라고 했다.
때문에 첫 만남 이후로 우리는 꽤 자주 마주쳤다. 지금까진 왜 마주친 적이 없었는지 의아할 정도로 말이다.
"할 짓 없냐? 요즘 왜 자꾸 찾아오냐, 소름 돋게."
"니 보러 온 거 아니거든. 여주 보러 온 거거든."
그리고 '친구의 친구는 나의 친구'가 좌우명인 것 같은 다니엘은 만날 때마다 저렇게 훅 들어오곤 했다.
"여주야 밥 뭇나, 안 먹었으면 내랑 먹을래?"
"니 집 그쪽이가, 내도 그쪽인데 같이 갈래?"
그리고 나는 김재환과 함께 있든 아니든 만날 때마다 웃으며 다가오는 너에게 아마 조금, 사실 많이 설렜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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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무슨 생각해"
아, 잠깐 생각하는 사이에 다니엘이 잠에서 깼나 보다. 옛 생각에 왠지 웃음이 나왔다.
"그냥, 옛날 생각."
"옛날?"
"응, 너랑 친해지기 전에 네가 엄청 아는 척해줬잖아. 말도 많이 걸고. 그 때 생각나서."
내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는 듯싶더니, 문득 떠오른 듯 다니엘이 웃었다.
"맞아 그랬지. 예뻐가지고."
"응?"
"예뻐서, 친해지고 싶었어. 너랑."
...일어나자마자 낯뜨거운 소리를 잘도 하는 다니엘이다. 아, 물론 싫다는 건 아니고.
"오늘도 사랑해 김여주"
생각해보면 다니엘을 만난 순간부터, 다니엘은 단조로운 내 삶에 설렘이란 빛을 선물해준 사람이었다.
"응. 나도 사랑해"
그리고 아마 몇십 년이 지나도 너와의 하루는 설레이겠지.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꽤나 오랜만이에요ㅜㅜ
먼저, 여러분..
저 초록글 갔어요!!!!!!!!!!!!!!!!!!!!!!!!!!!!!!!!!!박수!!!!
아니, 프롤로그밖에 안올렸는데, 초록글에 신알신 180.. 말이 됩니까ㅜ
암호닉 분들도 진짜 감동이었잖아요.. 물론 한편으론 부담이 좀 있었구요.
여러분들의 반응이 뜨거워서 정말 빨리 오고 싶었는데,
1편을 쓰는 게 이렇게 힘든 건지 몰랐어요.
생각해둔 에피는 몇 가지 되는데 1화라서 뭔가 둘의 만남?을 풀어나가야 될 것 같아서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텀이 많이 길어진 것 같아요. 현생에 치인 것도 있었구요.
제 바램과 노력보다 분량도 짧고 내용도 허접해서 사실 마음에는 안드네요ㅜ
기대에 부응해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속상하지만 그래도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
댓글 달아주신 분들 하나하나 달아드리진 못했지만 너무나도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Ps. 현생에 치이는 자까라서 글은 정말 천천히 굴러 갈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연휴 때엔 적어도 한 편은 올리도록 할게요 사랑해요
그리고 암호닉도 받고 있어요! [암호닉]으로 신청해주세요 !
#사랑스러운 도짜님들♥
[알았다 의건아], [롱롱], [호두], [うみ], [월남쌈], [까악], [송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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