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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총] 범죄 C 








*








   안녕. 금방 왔네. 김종인이랑은 얘기 잘하고 왔어? 이마는 또 왜 그래? 김종인이 핸드폰을 던졌다고? 완전히 돌았네. 김종인한테서 다 듣고 온 거지? 그렇지. 나한테 돈 줘야지. 우리 내기했었잖아. 내가 살인범은 부들부들 떨고 있을 거라고 그랬었고, 너는 아무렇지도 않을 거라고 그랬잖아. 김종인이 아무렇지도 않은 건 아니었지? 보시다시피, 아주 정신이 나갔어. 원래부터 애가 조금 그런 면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았었는데, 지금은 정신분열이라도 온 것 같지 않았어? 아니면 이중인격자? 확실한 건 김종인이 미쳤다는 거지. 박찬열 죽이고 나서는 좋아서 죽으려고 하다가, 시간 좀 지나니까 무서워서 발발 떠는 꼴 좀 봐. 수준 참 떨어진다니까. 그냥 혼자서 끝낼 걸 그랬어. 괜히 짐 덩이만 늘어났잖아. 조만간 끝내야지. 뭘 끝내느냐고? 뭐긴 뭐야. 김종인이지. 이상하게 생각 하지 마. 김종인과의 관계 말하는 거니까. 종인이한테 말은 잘 전해줬어? 물 튼 거 고맙다고? 김종인이 자기가 아니라고 그랬다고? 아, 정말?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그 정신으로 무슨 거짓말을 하겠어. 그럼 누가 튼 걸까. 신기하네. 일이 재밌게 돌아가고 있잖아. 단순한 살인이 아니네, 그렇지? 이런 걸 두고 보통 치정극이라고 하지 않아? 이 치정극에 얽힌 사람은 나랑 김종인만 있는 게 아닌가 봐. 



내가 사실 엄청나게 재밌는 걸 발견했거든. 될 수 있으면 직접 말하게 하려고 했는데 그 사람은 별로 그럴 마음이 없는 것 같더라. 목석 같아. 입이 아주 무거워. 사지를 찢어놔도 말을 안 할 기세던데. 어떻게 하면 입을 열까? 입이 무거울 뿐만 아니라 뻔뻔하기까지 해. 자기랑은 아무 상관도 없는 것처럼 연기하는 걸 보면 소름이 끼친다니까. 눈은 끝도 없이 깊어서 도저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 내가 뭘 발견했는지 궁금해? 그래. 너한테는 말해줄게. 너도 입이 무거우니까. 



박찬열네 집에서 나오고 2시간 정도 후에 다시 찾아갔었어. 눈이 지독하게 내린 후라 발이 푹푹 빠지더라고. 얼마나 짜증 나던지. 어찌어찌 해서 박찬열네 집 앞에 도착했는데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어. 발자국이 있는 거야. 게다가 들어간 발자국은 없고 나온 발자국만. 김종인 아니냐고? 무슨 헛소리. 넌 김종인 말을 콧구멍으로 듣고 왔어? 김종인이 박찬열 집에서 나온 건 눈이 막 내리기 시작했을 때야. 발자국이 남을 리가 없지. 들어간 발자국이 없다는 건 안에 원래부터 있었거나 김종인이 나가자마자 들어왔다는 소리인데. 전자는 아니야. 내가 집을 뒤져봤거든. 그럼 후자가 답이지. 자, 김종인이 나가자마자 들어 온 사람은 누구일까? 머리를 싸매고 생각해봐도 답이 안 나오더라고. 그런데 방금 딱 생각났어. 그 날 박찬열한테 약속이 있었다는 게. 박찬열이 집에서 친구랑 단둘이 술판을 벌이기로 했다고 말했었거든. 너무 흘리듯이 들은 말이라 생각해 내는데 애 좀 먹었어. 내가 얼마나 생각이 안 났으면 그 날 박찬열을 죽였겠어. 까딱하면 경찰서로 바로 끌려갈 뻔했잖아. 그 생각만 하면 아직도 등골이 서늘하네. 그 친구도 우리랑 같은 마음이어서 다행이야. 같은 마음이라고 해야 하나? 아직 목적은 잘 모르는 거니까. 어떤 이유에서 그랬는지 궁금하긴 하네. 세훈이 아니냐고? 아까부터 웃긴 소리만 골라서 하네. 세훈이가 박찬열을 죽이는 데 왜 동참하겠어. 죽고 못 사는 사이인데. 드라마 너무 자주 본 거 아니야? 박찬열이 잡은 약속은 11시. 내가 박찬열의 머리를 내려친 시간은 10시쯤. 김종인이 박찬열을 죽인 시간은 10시 40분쯤 됐겠네. 걔는 꾸물거리는 게 취미거든. 그리고 친구가 도착한 시간은 10시 50분쯤. 맞지? 너 그 날 찬열이랑 술 마시기로 했었잖아. 어떻게 이런 말까지 했는데 표정 하나 안 변할 수 있어? 나 좀 무섭다. 너 너무 듣기만 했다는 생각은 안 들어? 사람이 그러면 안 되지. 들은 게 있으면 말을 해야 하는 법이야. 이제는 네가 말할 차례야, 경수야. 







*






   넌 박찬열이 세훈이를 뺏어 갔다고 생각하지? 원래 세훈이는 네 것이었는데 박찬열이 가져갔다고 생각하잖아. 틀려? 와, 너 엄청나게 후회했겠다. 아무렴, 박찬열이랑 오세훈 처음 소개해준 거 너잖아. 관계가 그렇게까지 발전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 설마 오세훈이 영원히 네 옆에만 꼭 붙어있을 거라고 착각한 건 아니겠지? 넌 꼭 네가 오세훈의 뭐라도 되는 것처럼 굴었잖아. 결국, 넌 세훈이한테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인정할 수 없는 것 같네. 네 생각은 처음부터 틀렸어. 너한테 오세훈을 소개해준 건 누구지? 바로 네 앞에 있는 나잖아. 그렇게 따지면 너도 내 거 가져갔네. 나도 누가 내 거 뺏어가는 거 진짜 싫어하는데. 너도 잘 알잖아. 넌 그거 말고도 너무 많이 뺏어갔어. 뭔지 잘 모르겠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줄게. 그 날 박찬열이랑 술약속을 잡은 이유는 박찬열을 죽이기 위해서였어. 그런데 너희가 먼저 선수를 친 거지. 내가 좋아해야 한다고? 내 손을 더럽히지 않아도 되니까? 백현아. 지금까지 내 말을 콧구멍으로 들었니? 나도 누가 내 거 가져가는 거 싫어한다니까. 10시 50분쯤 맞아. 내가 박찬열네 집에 간 거. 그때 맞다고. 집 문이 열려 있어서 바로 들어갔어. 안에 발을 들여 놓자마자 피 냄새가 코를 찌르더라고. 




그 순간 내가 얼마나 기분이 더러웠는지 알아? 바닥에 앉아서 한참을 생각했어. 박찬열한테 원한을 품을 만한 사람이 한 짓이겠지. 그러면 나를 제외하고 셋이 남아. 그런데 이 짓을 저지른 사람은 증거도 지울 줄 모르는 병신이었어. 그러면 둘이 남지. 김종인이랑 너. 사실 한 명이 저지른 짓이라고 생각했는데, 네 말을 들어보니까 아니더라고. 사람이 나쁜 일을 할 때면 공범을 만든다는 게 정말 맞는 말인가 봐. 네가 했던 말들은 다 너 자신을 대변하는 말이었네. 나한테는 선택지가 두 개 있었어. 하나는 너희의 증거를 지워 주는 거고, 다른 하나는 그대로 둬서 잡히게 만드는 거지. 사실 후자가 더 끌렸어. 그러려고 했었고……. 증거를 지우는 건 의외로 쉬운 일이야. 물이 다 씻어주니까. 누가 죽였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언제 죽었는지. 물이 다 덮어줘. 이제 알겠어? 물은 내가 틀었어. 내가 한 짓은 그게 끝이야. 별로 한 일은 없지만, 어때. 엄청난 효과를 냈잖아. 백현아, 종인이한테 고마워 하지 말고 나한테 고마워해야지. 감사의 대상이 잘못됐잖아? 그리고 처리하지도 못할 일이었으면 하지 말지 그랬어. 




아니지, 네가 그런 일도 못 처리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세훈이 관심 끌고 싶었구나. 넌 언제나 관심 한 번이라도 더 받으려고 애를 썼지. 안쓰럽게도. 애초에 네 목적은 박찬열을 죽이는 게 아니었어. 그렇지? 범인으로 잡혀가서 세훈이가 평생 너를 못 잊게 하는 게 네 목적이었잖아. 아니야? 아닐 리가 없지. 안 그래? 너처럼 머리 잘 돌아가는 애가 그렇게 바로 튈 리가 없잖아. 나 잡아주세요, 하고 아주 광고를 해라. 광고를. 김종인을 데려간 것도 목격자를 만들기 위해서였지? 신고하라고. 그런데 이걸 어쩌나. 김종인은 네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미친놈이었는데. 김종인이라는 변수만 없었어도, 나라는 방해꾼만 없었어도 네 꿈은 이루어졌을 텐데. 미안하게 됐네. 그런데 네가 박찬열을 죽였다고 해서 세훈이가 널 영원히 기억했을 것 같아? 발끈하는 걸 보니 정곡을 찔렸나 봐. 넌 정말 네가 세훈이의 뭐라도 되는 줄 알았나 보네. 모르는 게 그렇게 많으면서. 알고 좀 하지 그랬어? 오세훈이랑 박찬열이 죽고 못 사는 사이였다고? 박찬열이 오세훈을 매일 죽기 전까지 때렸던 건 맞는데. 언제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됐대? 신기하네. 물론 처음에는 죽고 못 살았지. 충격받았어? 오세훈이 왜 맞았는지 알면 뒷목 잡고 쓰러지겠네. 너랑 김종인 때문에 맞고 살았어. 너희가 하도 좋아하는 티를 내고 다니니까 찬열이가 빡칠 수밖에 없지. 




박찬열한테 두들겨 맞은 날이면 오세훈을 날 찾아왔어. 오세훈은 반항도 안 했냐고? 안 했을 리가. 걔도 나름대로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고 별 난리를 다 쳤지. 소용없었지만. 박찬열, 그렇게 안 봤는데 옛날에 태권도 국가대표까지 할 뻔했다더라고. 오세훈은 엉엉 울면서 나한테 온갖 말을 다 했어. 네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말들을. 아마 네가 죽었다 깨어나도 못 들을걸. 박찬열을 죽이고 싶다고. 누가 박찬열을 좀 죽여 줬으면 좋겠다고. 박찬열한테 원한을 품을 만한 사람이 나를 제외하고 셋이라고 했잖아. 너. 김종인. 그리고 오세훈. 그래서 내가 죽여주겠다고 했지. 그런데 너희가 그걸 망쳤잖아. 나한테 빨리 사과해. 세훈이도 너희가 박찬열 죽인 거 다 알아. 그래. 궁금한 거 있다고? 뭔데? 갑자기 왜 증거를 지우기로 마음을 바꿨냐고? 세훈이랑 통화했거든. 세훈이가 최대한 조용하게 지나가길 빌더라. 그래서 지워준 거야. 나도 나쁜 일 하는 김에 공범 좀 만들어봤어. 변백현 네 말대로. 혹시라도 착각할까 봐 말해주는 거야. 너희가 안쓰러워서 지워준 거 아니다. 난 후자가 끌렸다니까. 가끔 후회하기도 해. 




백현아, 요즘 세훈이 찾아가면 세훈이가 너만 바라보니까 기분 좋지. 고마워서 그러는 거야. 박찬열 죽여 줘서 고맙다고. 궁금하면 물어보던가. 그런데 네가 과연 세훈이한테서 진실을 들을 용기가 있으려나 모르겠네.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은 사람이랑, 친한 선배. 둘 사이의 차이를 알겠어? 아, 넌 친한 선배에서 레벨 업 좀 했겠다. 고마운 친한 선배로. 멋지네. 난 누가 내 거 뺏어가는 거 싫어해. 좋아하는 것도 물론 있겠지? 난 남 꺼 뺏어오는 게 그렇게 좋더라. 재밌고. 세훈이 간수 잘해. 종인이도 빨리 처리해주고. 김종인 정신 상태가 별로라 무슨 일을 칠지 모르겠거든. 어디 가서 말 안 할 거지? 난 네가 말 안 할 거라는 거 알아, 어떻게 아느냐고? 내 직감이야. 조만간 보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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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ㅠㅠㅠㅠ 세총으로이런글써주시면 ㅠㅠㅠㅠㅠㅠㅠㅠ분위기도 완전소름이고ㅠㅠ완전 제취향저격이에요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가여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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