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죄송한데, 번호 못드려요 "
그 남자의 핸드폰을 받지않고 가만히 있던 시간이 얼마 지나지않아 종대오빠가 오렌지주스를 오른손에 들고는 내앞에서 저렇게 말했다.
역시 종대오빠! 나의 구세주같은! 나의 백마탄 왕자님이야!
" 마,맞아요. 저 번호 못드려요 "
" 왜 자꾸 그 쪽이 끼어들어요? "
남자는 얼굴을 있는대로 찡그리고는 나와 종대오빠를 번갈아가며 째려본다.
" 변백현님! 10분있다가 진료실 2번방으로 들어가시면되요~ "
간호사의 말에 내 옆의 남자는 벗어두었던 병원복 상의를 아픈 팔을 뺀 왼팔만 끼운 채 슬리퍼를 신고는 링거를 질질 끌고 병실을 나간다.
" 내 이름이 변백현이거든요? 그래서 나가는 거거든요? 절대로 저 남자가 짜증나서 나가는거아니거든요?! "
모습이 사라지자마자 다시 병실로 들어와 내 앞에서 나를 노려보며 말하는 남자.
" 누가 뭐래요? 그리고 10분있다가 오랬잖아요. 벌써 나가요? "
" 의,의사선생님이랑 나랑 친해서 빨리가도 상관없거든요! 신경쓰지말아요!! "
투정같은 말을 남기고는 다시 사라진 변백현이라는 남자.
남자의 투정에 웃음이 나와 비실 웃어댔다. 내 모습에 종대오빠는 내 옆으로 와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 좋은 사람을 만났네 우리ㅇㅇ "
" 응 그러게 "
머리를 쓰다듬던 손이 내 볼로 내려와 살며시 만져준다.
" 그래도 저 사람이랑 너무 가까워지지는 마 "
" 왜? "
" 왜긴왜야. 질투나니까 "
**
" 내 침대에서 나와요 "
종대오빠와 이것저것 대화하다보니 어느새 변백현이라는 남자가 돌아왔다. 뾰로통한 표정으로 자신의 침대에 앉아있는 종대오빠에게 쏘아댄다.
" 어쭈 안나와요? 침대는 개인의 사생활! 나만의 공간이라구요. 주인 허락없이 맘대로 앉는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지않나요? 그리고 그 쪽이랑 나랑 아는 사이입니까? 아는 사이도 아닌데 막 앉고! 개념이 없으셔도 아주 단단히 없으시네요. 보시다시피 여기는 병원이라구요. 내 친구의 친구집에있는 그런 평범한 침대가 아니라 이 말이에요. 환자는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서 사는거 몰라요? 당신 친구가 다쳐서 누워있는거 보면 몰라요? 그만큼 중요한곳이 침대라는건 그쪽도 알텐데요? "
남자의 말에 종대오빠는 약간 불쾌한듯한 표정으로 일어나 내 옆에 쓰러져있는 의자를 일으켜 세운뒤 앉는다.
남자의 말도 맞는말이다. 그렇다고 그렇게 쏘아댈것까진 없지않나? 괜히 나까지 불쾌해져 남자를 째려봤다. 별꼴이야
" 그 쪽은 왜 째려봐요? 내가 그 쪽 남자친구한테 좀 뭐라했다고 불쾌한가본데, 내가 맞는 말 한거거든요? 감싸고 돌 생각말아요. "
" 아뇨, 제가 잘못한거죠. ㅇㅇ야, 잠깐 오빠 전화좀 받고올게 "
진동이 울리는 핸드폰을 가지고 종대오빠는 병실을 나섰고 남자는 자신의 침대에 털썩 앉았다.
아니, 저 남자는 아까까지만해도 그렇게 서글서글 방긋방긋하던 사람이 갑자기 왜저런데?
" 흥, 잘못한건 아시나보지? "
" 저기요. 그렇다고 그렇게 다다다다 거릴 필요는 없던거잖아요 "
" 내가 말했죠. 남자친구 감싸고 돌 생각 하지말라고 "
" 종대오빠 제 남자친구 아니거든요? "
내 말에 남자는 등지고있던 몸을 돌려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 아니에요? 남친아니에요?! "
" 네. "
단호한 내 말에 남자는 다시 언제그랬냐는 듯 싱긋 웃어보인다.
그러더니 자신의 침대를 막 더듬거리더니 핸드폰을 집어 나에게 건낸다. 도대체 몇번째 주는거야.
" 나 다음주에 퇴원해도된데요. "
" 그런데요? 핸드폰은 왜주시는데요? "
" 퇴원하면 그 쪽 못보잖아요. 번호달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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