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재탕은 근야 귗낳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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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랬었나?"
너는 모르겠단 눈치로 은근 베베 꼬며 재환이의 눈을 피해 밥을 한 젓가락 작게 떠먹어.
그걸 보던 재환이는 이와중에도 팍팍 좀 퍼먹으라며 크게 한술 떠선 니 입에 집어 넣어줘.
이 츤데레 같으니라고.
"아무리 내가 편한 사이라 해도 너랑 나랑 성인이야. 스물 둘이나 먹어서 그러고 싶어?"
"넌 내가 여자로 느껴져?"
"ㅁ, 뭐?"
넌 밥을 먹다말고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한쪽 다리를 꼬아선 재환이를 바라봐.
아, 덤으로 유혹 하는 듯한 반쯤 풀린 눈도.
재환이는 네 행동에 적잖이 당황한 듯해 보였어.
식은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갈 곳 잃은 동공은 이리저리 흔들렸으니 말이야.
그걸 흥미롭게 본 너는 좀 더 재환이를 자극 시켜보기로 해.
"그럼 그 때 막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겠다, 그치?"
"헛소리 하지말고 밥이나 먹어!"
"왜? 혼자 살다 외간 여자의 뽀얀 살결을 보니 좀 흥분이라도 했나?"
"미ㅣ친, 무슨 헛소리, 윽."
넌 꼬고 있던 다리를 풀고 슬쩍 들어 재환이의 소중이를 발 끝으로 살짝 건들여.
그 때, 재환이의 표정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조금 만 더 건들였다가는 막 폭발 할 것 같은 그 표정.
너는 배를 잡고 막 웃기 시작했어.
울그락 불그락, 너를 보고 있던 재환이는 네 머리를 한번 꾹 누르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세게 닫아버려.
그러더니 1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방문을 살짝 열고 그 사이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너 내가 언젠간 복수할거야! 기다려!"
그러곤 베란다 통 유리가 흔들릴 정도로 문을 세게 쾅 닫아버리는 재환이야.
어째 재환이는 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바뀐 곳이 없는지.
넌 다리 한쪽을 접어 의자 위에 두고 신나게 밥을 떠먹어.
오늘따라 밥이 잘 넘어가네.
밥을 다 먹고 나서 그래도 너는 얹혀사는 주제에 양심은 있어서 설거지는 대강 끝내 놓았어.
설거지가 끝나도록 나오지 않는 재환이에게 괜한 마음에 손을 급하게 닦고는 재환이 방문을 두드렸어.
그러고보니 이재환이 몇일 전에 겨울왕국 보고 왔다고 하루종일 그 얘기만 하던데.
그래서 나오지 않으려 버티는 재환이에게 겨울왕국 ost를 써먹어 보려고 목을 가다듬었어.
"흠흠,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go away Anna!"
이거 봐, 통할 줄 알았어.
재환이는 문을 개미 길이만큼 열어 그 사이로 눈만 깜빡깜빡 거려.
너도 문 앞에 바짝 붙어서 재환이와 눈을 마주쳐.
근데, 생각보다 키가 크다.
이렇게 가까이 있으니까 재환이가 널 내리 깔보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져.
그래도 얘 기분은 풀어줘야겠고, 별 수 있나.
"이재환."
"뭐야."
"나와, 귤 까먹자."
"싫어, 나 니가 귤 먹는거 보고 귤 싫어졌어."
이건 또 무슨 개 같은 소리야.
그렇게 도도하게 귤이 싫어졌다느니 뭐라느니 개 같은 소릴 짓껄이더니 문을 또 쾅 닫아버려.
누구한테 이렇게 들러붙고 사과하는게 익숙하지 않은 너에겐 이재환이 그냥 짜증날 뿐이야.
한계 끝까지 다다른 화를 억지로 꾹꾹 누르고 어금니를 꽉 깨문채 웃으며 말해.
"그름, 사가라더 끆으 므그끄? (그럼, 사과라도 깎아 먹을까?)"
"우리 집에 사과 없어."
"느그 스을끄. (내가 사올게.)"
"어금니 깨물지마."
"알았어."
재환이는 너의 말을 끝으로 방문을 벌컥 열고 나와.
방문에 기대 있던 너는 갑자기 열린 문에 중심을 잃고 재환이에게 고꾸라져버려.
너도 놀랐겠지만 재환이도 갑자기 넘어오는 너에 본능적으로 너를 받았지만 깜짝 놀란건 재환이도 마찬가지였어.
재환이가 한동안 네 눈을 마주치고 뗄 생각을 안해.
뭔가 고민이라도 하는 것 처럼.
너는 그 순간 설레선 두근두근 하다가,
"저리 가."
퉁명스럽게 말하며 너를 그냥 옆으로 밀치고 방에서 나와버려.
너는 그대로 쿵 넘어지며 팔꿈치를 막 쓰다듬어.
너무 아파 가만보니 팔꿈치가 까져있지 뭐야.
네 몸에 상처를 낸 이재환이 너무 괘씸해서 벌떡 일어나선 이재환 앞으로 고릴라 스텝을 밟으며 다가가.
재환이 눈엔 네가 열심히 까던 바나나를 빼앗겨 성난 고릴라 같아 보였는지 시덥잖은 농담을 또 꺼내.
"야, 너 방금 고릴라 같았어."
"시끄러워, 멍멍이 같은 자식아."
"어쭈, 사과나 얼른 사오시지."
"넌 사과 대신 이거나 먹어라."
너는 재환이 옆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네 무지개색 양말을 막 구겨선 재환이 입 속으로 넣어버려.
놀란 재환이가 급하게 양말을 뱉어내고 퉤퉤, 거리며 벌떡 일어서.
"양말은 좀 심한거 아냐?"
"그래? 그럼 이거나 먹던가."
너는 눈을 반달모양으로 이쁘게 접으며 가운데 손가락을 살며시 펼쳐보여.
거기서 또 화가 나는 재환이야.
재환이가 씩씩 거리더니 너를 지나쳐 식탁 의자에 걸린 자기 패딩을 걸치곤 말도 없이 쌩 나가버려.
얼굴도 보기 싫다는거야, 지금?
하지만 너는 이번에도 왠지 이긴 것 같아 싱글싱글 웃으며 쇼파에서 또 귤을 까먹어.
한 15분 지났을까,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작게 울려퍼지며 재환이가 재채기를 해대며 들어와.
넌 쇼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마지막 하나 남은 귤을 입 안에다가 집어넣어.
가만보니 재환이 손에 검은 봉지가 들려있어.
너는 직감적으로 먹을 것이겠구나, 싶어 얼른 재환이에게 달려들어.
"뭐야, 먹을거야?"
"사과."
"사과?"
"사과 깎아준다며."
"····귀찮은데."
"아, 좀 깎아줘!"
"아, 알았어. 왜 성질이야."
재환이는 네 손에 봉지를 들려주며 자기는 쌩하니 쇼파에 앉아 귤을 까먹으려 접시를 살펴보는데 귤이 없네.
재환이는 또 네게 찡찡거리며 그새 귤을 다 처먹었냐, 어쨌냐, 널 귀찮게 굴어.
확 또 양말을 입에 넣어버릴까보다.
너는 찡찡거리는 이재환을 뒤로 하고 묵묵히 사과를 깎아서 재환이 앞에다 던지듯 놔두곤 바로 그 자리에 털썩 앉았어.
넌 네가 깎은 사과니 분명 맛이 있을거라며 하나 집어선 입에 넣으려는데 뭔가 기분 나쁜 느낌이 너를 사로잡아.
"어, 재환아. 재환아."
"아, 왜."
"아, 아."
너는 재환이 옆에 앉아선 재환이를 툭툭 건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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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까여
댓요들 나타나라 뿅 ㅇㅅa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