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는 약속할 수 있다. 그러나 감각은 약속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감각은 의지의 힘으로는 움직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원히 사랑한다는 약속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랑은 감각만이 아니다.
사랑의 본질은 사랑한다는 행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Liebe, Nietzsche
Liebe
한기가 온 몸에 맞닿아왔다.
내가 창문을 닫지 않았던가. 생각과 동시에 머리가 울렸다.
온 몸의 세포들이 회생하는, 그닥 좋지 않은 기분과 함께 울렁거리는 속, 또한 붙잡으며 몸을 일으켰다.
눈 앞이 흐릿했다.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 암전.
몇시쯤이지. 기억을 되짚으려 했다. 나는 분명.
그런데 왜,
기억이 나지 않지.
여기는 어디고
나는 누구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는...
달칵, 문 손잡이를 돌렸다.
밝았고, 포근했다.
눈이 시렸다.
정체모를 이질감이 몸을 감쌌다.
따뜻한 냄새와 함께
다시 흐릿해지려는 정신을 붙잡았다.
"일어났어?"
아, 소리에 놀라 움찔. 몸을 떨었다.
훅. 단 냄새가 났다.
누구지.
책을 읽고 있었던 듯,
의자에서 몸을 일으킨 남자가 부드럽게 웃으며 내게로 다가왔다.
"방이 좀 추웠나? 얼굴이 창백해. 이거라도 좀 마실래?"
짧은 찰나의 순간,
나에게 말을 건,
이 사람이 누군지 기억하기 위해
그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내, 다시 깨질듯한 두통이 찾아왔고
그가 내민 찻잔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나는 찻잔을 받아 마셔야 하는걸까.
HINT
자신의 모든 행위는 다른 행위와 사고, 결단 등을 이끌어내는 요인이 되거나 혹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어떠한 행위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없다.
자신의 행위에 의해서 일단 발생한 현상은 항상 어떤 형태로든 다음에 일어나는 현상과 단단히 이어져 있다.
먼 과거 옛 사람들의 행동조차 현재의 현상과 강하게 혹은 약하게 결부되어 있다.
모든 행위나 운동은 불변한다.
그리고 한 인간의 어느 작은 행위도 불변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우리들은 영원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2017.10.21. PM 11:00.
Weisheit ist die Fähigkeit, zu merken, wann man mit seiner Klugheit am Ende 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