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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강다니엘] 로맨스 2차전 J (다니엘 이야기 2) | 인스티즈











로맨스 2차전











Round 10












이게 이렇게까지 떨릴 일인가 싶으면서도 미칠 듯이 떨렸다. 물론 나 혼자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건 누가 봐도 명백한 데이트였으니까 나 지금 설레도 되는 거잖아. 만나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무슨 말들을 꺼내고 나누어야 할까. 아니, 그 전에 내가 제대로 눈은 마주칠 수 있을까. 떨려서 아무 말도 못 하면 어떡하지. 






-






솔직히 말하면 이 약속을 잡은 건 충동 아닌 충동이 꽤 한 몫 했다. 혹시 설마 진짜 내 아이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내내 머릿속을 떠다녔고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 할만큼 가득 찼을 때, 술도 안 마셨으면서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났는지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하고 스스로가 대견하지만 덜컥 전화를 걸었고 미쳤다고 자책하며 끊기도 전에 들려오는 상대의 목소리에 더 놀랐던 것 같다. 내 전화를 기다렸을리는 없을텐데 하고 생각할 때 조심스레 누구냐 묻는 말에 조금은 실망했다가 아마 나인 걸 알면 일부로라도 받지 않았을 것 같아 차라리 이 편이 더 나았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나중에, 나중에 내가 다시 전화할게요. 지금은 통화할 상황이 못 돼서"






그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끊겼을 때 정말 다시 전화가 올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의레 하는 말이었고 굳이 나한테 다시 전화할 마음이 있는 사람은 아닐테니까. 그저 내일 편할 시간쯤에 다시 전화를 걸어야지 생각하며 집으로 들어가 씻고 나와 맥주를 한 모금 마셨을 즈음 벨소리가 울렸다. 친구들과 있는 내내 멍하니 누굴 생각하느라 정신을 못 차렸기에 그걸 질타하려는 친구의 전화려나 아니면 매너 없이 이 시간에 회사 관련 업무 전화려나 그 찰나의 순간에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했지만 전화의 주인공은 정말 예상치 못 한 상대였다.






“아니요, 안 돼요. 내가 왜 전화 했냐면 우리 언제 만날까요? 생각 해 봤는데 내가 선약이 되면 까일 일이 없겠더라고요.”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내 모든 신경이 경고를 보냈다. 지금을 놓치면 넌 정말 땅에 머리 박아야 하는 거라고. 그래서 거의 의식의 흐름대로 말을 뱉었던 것 같다. 아니요, 안 돼요. 하는 목소리가 조금은 애 같았던 기분이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제발 거절하지 말아라, 내가 너무 들이댔나, 조금 더 정중하게 말할 걸, 아 망했어. 하고 괜한 쿠션만 때리고 있으면 '그래요' 하는 쿨한 대답과 함께 생각치도 못 했던 술 얘기까지 나왔다. 나랑 밥만 먹어줘도, 아니 커피 한 잔만이라도 감지덕지였는데 술까지.. 진짜 조심해야지, 잘 해야지. 밉보이지 말아야지.  아무렇지 않은 척 전화를 끊고 바닥을 얼마나 굴러다녔는지. 이게 꿈이야 생시야, 나 지금 데이트 신청 OK 받은 거 맞지?






-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에 확인 카톡이 독촉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설레는 건 어쩔수가 없었다. 진심 반 장난 반으로 '잠수탈까봐 계속 확인하는거에요' 보낸 톡에도 다정하게 답 해 주는데 내 심장이 어떻게 버틸 수 있겠냐고. 평소에도 회사 시계는 느렸지만 오늘따라 더욱 더디게 가는 기분이었다. 분명 30분은 지나 있어야 맞는건데 어째서 겨우 3분이 지날 수 있는거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있느라 업무 속도도 느렸지만 괜히 퇴근 시간이 늦어지면 안 되니까 곧장 정신을 차렸다. 칼퇴해서 엄청 멋있게 데리러 가야된단 말이야




문득 고개를 돌려 핸드폰을 보니 카톡이 와 있었다. 앞 뒤 다 날아간 말에 처음엔 무슨 뜻인가 했지만 이내 그 뜻을 알게 되었다. 이러면 내 계획이 살짝 어긋나는데, 하고 고민하기가 무섭게 생각치도 못 하게 집 앞까지 마중을 나가게 생겼다. 혹시나 하는 마음과 함께 그래도 부담스럽지 않게 거리를 유지해야 한단 생각에 조심스레 보낸 말에 '예전 집 그대로 살아요' 하고 돌아오는 대답에 기분이 묘했던 것도 같았다. 독립을 하게 되면서 그 근처로 이사를 하게 됐었으니까, 어쩌면 이런 행운이 아니었더라도 동네 주민으로서 마주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겠구나 하는 괜한 설렘?






"많이 기다렸어요? 내가 좀 늦었죠"


"방금 왔어요. 그나저나 엄청 힘들어 보이는데 물이라도 마실래요?"


"괜찮아요. 우리 어디 가요?"






괜찮은 척 하는 표정과 다르게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들과 고르지 못한 숨소리가 '나 좀 바빴어요' 하고 말 해 주고 있었다.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별로일 것 같아 더이상 묻지 않았다. 별 말 없이 운전을 하고 있는데 자기가 싫어하는 메뉴면 어쩌려고 저한테 일절 말도 없었냐며 나름 단호한 표정과 목소리로 묻는데 그게 귀엽다고 말하면 화내거나 차에서 내리려고 할테니 속으로만 삼켰다. 그리고, 내가 그 사이에 자기 취향도 잊었을까봐. 그리고 이 메뉴는 절대 실패할 수가 없네요, 내가 며칠을 고민한건데.






-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초롱초롱한 눈으로 가게 인테리어를 이리저리 돌아보는 모습하며 입에 하나씩 넣을 때마다 뭐가 그리 행복한지 예쁘게 웃으며 온몸으로 행복을 표현하는 것까지,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기분이 이런걸까. 삶의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생각보다 사소할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으며 연신 구경하느라 바빴던 것 같다. 괜찮다고 알아서 먹겠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제 앞에, 접시 위에 잘 익은 고기를 놓아주면 옴뇸뇸하며 잘 먹는 것도 좋았고. 






"남자친구는 진짜 없어요?"






여기가 분위기도 좋고, 안주도 맛있고, 사장 언니도 좋고 하면서 자랑을 한아름 늘어놓으며 한 잔 두 잔씩 마신 술 기운이 오른건지 볼이 빨갛게 올라서는 톤도 살짝 올라갔다. 어느정도 풀린 눈에 이때다 싶어 묻고 싶었던 말을 겨우 꺼냈다. 곧장 단호하게 돌아오는 대답에 안심하며 '나도' 애인이 없다고 손까지 쭉 펴 보여주며 어필했다. 물론 상대방은 이게 어필인지 1도 모르는 눈치인게 다소 속상하지만.






"도다미가 나 기다릴텐데~ 도다미 자고 이께찌? 그래도 나 보고 싶어할텐데~"


"그럼 도담이 보러가야겠네. 이제 우리 그만 마시고 일어날까요? 집에 갈까?"






도담이, 아이 이름인 것 같았다. 궁금했는데 이렇게, 이런 순간에 알게 될 줄이야. 아는 체 하면 놀랄까봐 더 멀어질까봐 부러 강아지 이름이냐며 모른 체 했더니 취한 와중에도 내게 숨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지 똥강아지라며 애매하게 둘러댔다. 본능과 이성이 갈등하고 있는 중이겠지. 아무래도 집에 가야할 시간인 것 같아 누나를 한 켠에 앉혀두고 계산-을 하려 했는데 언제 왔는지 꾸역꾸역 카드를 내미는 누구 덕분에 기회를 뺏겨버렸다-한 뒤 대리를 불러 차에 탔다. 






-






"니에라~ 강다니엘~"


"응, 왜 불러요"


"나 너무 미워하면 안 돼"


"내가 왜 미워해요"


"너무 좋아하지도 말고"


"그건 내 마음"


"하, 진짜! 말 안 듣지!"






몸도 제대로 못 가눠서 내 어깨에 기대있으면서 와중에 화 내면서 째려보는 눈빛은 왜 이렇게 무서운지. 집으로 가는 길 내내 하소연 겸 아무말을 하는 ##김여주와 그걸 들으며 간간히 맞장구 쳐 주는 강다니엘이 있었다. 겨우 집 앞에 도착해 대리기사님께 돈을 드리고 뒤를 돌아보니 거의 눈이 감긴 사람뿐이라 결국 조심히 업은 뒤 집 앞에서 조심히 내려주니 헤롱대며 비밀번호를 꾹꾹 누르며 겨우 문을 열었다.






"동네 사람들 이 집 비밀번호 다 알겠다 다 알겠어. 큰일 나려고, 아주. 내일 정신 차리면 비밀번호부터 바꿔야겠다"


"들어가자. 제대로 눕혀 놓고 내 눈으로 잘 자는 거 봐야 내 마음이 편할 거 같으니까"


"앞으론 술 마시면 안 되겠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데. 이러다 큰일나지"






예상과 1도 벗어남 없이 문을 열자마자 쓰러지려는 걸 안아 들고 쇼파에 눕혔다. 꼬물대는 걸 보고나서야 한숨 돌리고 주변을 돌아보니 아니나다를까 집안 곳곳이 아이의 향기로 가득했다. 문을 열자마자 풍기는 아가 냄새부터 장난감이며 폭신한 매트까지. 결정적으로 바로 앞에 보이는, TV 옆 아기 사진까지. 누구 닮았는지 엄청 예쁘네, 귀엽고. 조용히 나가려다 문득 나쁜 생각이 들었다. 술기운을 한 번 더 빌려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다고. 하지만 이내 그래도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열리려던 입을 닫고 조심히 나갔다. 조금만 더 기다리지 뭐, 아무것도 모르고 기다린 시간이 2년인데 이쯤은.


차는 근처 주차장에 두고-사실 이 핑계로 얼굴 한 번 더 볼 수 있을까 하는 흑심도 없었다고는 말 못 한다-집으로 걸어가는 길, 밤이라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걸어가는 길이 오늘따라 새로웠다. 방금까지 있었던 시간들이, 순간들이 꼭 꿈만 같고 정말 ##김여주가 다시 내 손에 잡힌 게 맞나. 자의든 타의든 앞으로 얼굴도 자주 볼 테고 동네 주민이라는 핑계로 내가 더 들이댈테고. 아직 아무것도 한 게 없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내가 자기 때문에 별 일 아닌 것에도 행복해 한다는 거 누가 좀 알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나저나 애는 어디 갔지. 멀리서라도 괜찮으니까 보고 싶었는데"


"우리 공주님 얼굴 한 번 뵙기 엄청 어렵네"


"나중에 더 행복하게 해 주려고 큰 그림 그리는건가"


"그래도 오늘 이름은 알았으니까 그걸로 만족해야겠다"


"똥강아지 공주야, 조금만 기다려라. 아빠가 니 보러 갈게"












라뷰♥

[뿜뿜이][0618][빔빔][브룩][윤맞봄][오예스][0303][옹스더][미적분쉣][마다녤][파요][숮어]

[샘봄][코뭉뭉][다녤쿠][영이][레드][0713][빵빰][코알루][쩨아리][밍멩뮹][흰둥이][슝왕]



너무 늦었죠.. 시험이 뭔지 현생이 뭔지.. 그 사이에 이것저것 일도 많았구요..

저도 빨리 다녤이랑 여주랑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근데 갈 길이 왜 이렇게 멀죠..ㅠ

할 게 너무 많은데 갈 길도 멀고... 내가 진짜 얘네 빨리 행복하게 해 줘야 한단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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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작가님 옹스더입니당 :-)
바쁜 현생에도 와주셔서 감사해용
헤헤헤헤
다니엘 이 똥강아지
다 알구 있었네요..
그래서 더 자기가 못 미더웠나 하는 생각이 가득했을 거 같아요 ㅜㅜㅜㅜ
마음아파라

6년 전
독자3
알파고놉 -으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ㅎㅎ
중간에 고기 올려주면 옴뇸뇸먹는다는거 보곸ㅋㅋㅋㅋㅋㅋㅋ소리 너무 리얼하고 공감돼서 웃겼어요ㅎ헤

6년 전
비회원145.43
영이입니다 작가님, 너무 오랜만에 오셨네요!
기다리고 있었답니다ㅜㅜ
다니엘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한편으로 깔끔하걱 다 정리받아보는 것 같아요!
현생에 치여 피곤하실텐데 이렇게 다음 글로 돌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작가님 덕분에 재미있는 글 보고 갑니다♡

6년 전
독자4
슝왕 입니당!! 으어ㅠㅡㅜ다니엘ㅠㅡㅠㅜ역시 눈치가 빠르군여ㅜㅜㅜㅡ역시 그때는 모른척 한거였어여ㅠㅡㅜㅜ진짜 여주 좋아하는 모습 보니까 빨리 둘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ㅜㅠㅜㅡ여주ㅜㅜㅜㅜ마음을 빨리 정했으면ㅜㅜㅜ다니엘 좋아하는데ㅠ바쁘신데 이렇게 연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ㅜ몇 번을 봐도 넘 재밌네여ㅠㅜㅡ맞아여! 빨리 행복하게 해주세영ㅋㅋㅋ!! 천천히 오셔요!! 이렇게 와주시른 것 만으로 넘 행복합니당ㅠㅜㅜ작가님 항상 좋은 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5
다니엘이 알고있었네요ㅠㅠㅠㅠㅠㅠ 도담이 보고싶다ㅠㅠㅠ 오랜만에 읽으니 다시 마음이 몽글몽글ㅠㅠㅠ 돌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6년 전
독자6
숮어입니다! 다니엘 다 알고 있었구나..ㅠㅠㅠㅠㅠㅠ 그래 모를리가 없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빨리 도담이랑 도담이아빠랑 엄마랑 잘 지내는 모습 보고싶네요 ㅎㅎ 여주가 임신 했을때 말을 했다면 같이 살고 있을까요ㅠㅠㅠㅠㅠㅠㅠ 글 잘 봤습니다!
6년 전
독자7
헐 ㅠㅠㅠㅠㅠㅠ 하루만에 정주행 성공했어요!! 다니엘이 이렇게 많이 알고있을줄이야ㅠㅠㅠㅠ 빨리 행복해져랏!!
6년 전
독자8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빨리 도담이랑 여주랑 니엘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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