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베이커리 EXO입니다
수업 끝나고 보자던 정수정이 오지 않아 한참을 기다리다가 전화를 해 보았지만 받지 않았다.
얘 어디 간거야?
일단 그녀의 강의실로 향할까,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그건 안 될 것 같아서 일단 학교 카페테리아로 향했다.
설마 아까 아침에 먹었던 샌드위치 때문인 건 절대 아닐텐데.
조급한 마음에 카톡도, 메세지함도 확인해봤지만 그녀의 연락은 없었다.
분명 자기가 수업 끝나고 우리 강의실로 찾아온댔으면서 오지도 않고, 연락도 안 주고, 그렇다고 전화도 안 받고.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 되지.
답답한 마음에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다가 그만 누군가와 부딪히고 말았다.
"아야!"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고개를 살짝 숙이고 휴대폰을 본 채로 옆으로 비켜났는데 상대방도 나와 똑같이 옆으로 비켜났다.
아, 오징어 오늘따라 왜 이러냐.
짜증이 났지만 피해가려고 다른 쪽을 몸을 움직이자 역시 똑같이 움직이는 상대방.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따지려고 고개를 들자 보이는 건….
"징어 누나?"
오세훈이었다.
-
"너 이 학교 다녔었어?"
"그럼여. 이제 2학년인데여, 뭘."
"아니, 그건 아는데…. 널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카페테리아로 향해서 핫초코를 산 후 의자에 앉았다.
오세훈은 아까 복도에서 마주친 후 자꾸 나를 졸졸 따라와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버블티를 사주었다.
뭐, 정수정 기다리는 겸 얘랑 이야기하면 나도 안 심심하고 좋지 뭐.
근데 왜 하필이면 비싼 버블티야….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지만 속으로는 궁시렁궁시렁 댈 수 밖에 없었다. 비싸단 말야!
그에게 이 학교 다녔냐며 묻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난 왜 한번도 얘를 본 적이 없지? 왜지?
분명 지나가다 한 번쯤은 봤을 수 있었을텐데.
"뭐 그럴 수도 있져. 워낙 일이 바빠서 학교 끝나면 바로 베이커리로 향하는 게 일상이었으니까여."
"…아, 그래?"
"네. 원래 종인이 형도 여기 다니는데. 오늘 공강이라서 일하고 있을걸여?"
안 그래도 아침에 보고 왔다, 라는 말을 하려다 목 아래로 꾹 삼켰다.
뭐, 상관없겠지.
"근데 뭐 하던 중이었어여? 복도에서 휴대폰만 쳐다보고."
"어? 아, 친구 기다리느라고."
"…그래여? 언제 오신대여?"
"몰라. 연락도 안 돼."
"그럼 같이 가여!"
"어디를?"
어딜 같이 가자는 건지, 아리송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니 그는 버블티를 쪽쪽, 빨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끌고가다시피 했다.
아 잠깐만, 정수정은?
"어, 야! 잠시만! 야 나 친구…."
"됐어여. 그냥 와여."
"오늘은 저랑 같이 가여."
-
얼떨결에 따라와 지하철에 타고선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베이커리 엑소.
그럼 그렇지 어디 갈데가 있다고.
그나저나 정수정 얘 나 기다리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걱정이 되서 먼저 갔다고 카톡으로 보냈는데, 괜찮으려나.
"얼렁 드러와여."
"어? 어어. 그래."
"저 왔어여~"
어서 들어오라면서 문을 열고서 먼저 들어가는 오세훈을 물끄러미 쳐다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저 왔어여~ 라고 말하고선 주방으로 향한다.
나 아침에 왔었는데 여기 또 왔어.
진짜 또 오라니까 또 오는 바보 같은 사람이 여기 있네.
"어! 징어, 너 왜 오세훈이랑 같이 들어와?"
"내가 데려왔어여. 왜여?"
"어? 너가 왜?"
"같은 학교더라구여, 알고 보니까. 그래서 중간에 만나서 데려왔어여."
카운터에 있던 백현이가 뒤따라 들어오는 나를 발견한건지 같이 들어오냐며 물었다.
그러자 자기가 데려왔다며 80% 진실을 알려주는 오세훈.
그 말을 못 믿겠다는 듯 빤히 쳐다보던 변백현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오랜만이네! 왜 그동안 안 왔어?"
"어? …아니, 오늘 아침에 왔는데?"
"진짜? 아, 나 그때 학교 갔었는데!"
…왜 나를 그렇게 애타게 보고싶어 한거야.
학교에 가서 못 봤다며 궁시렁대는 변백현에게 어떤 반응을 보여주어야 할지 고민하는데,
카페 주방에서 누군가가 나온다.
"어! 진짜 또 왔네! 얘들아, 징어 또 왔다!"
아 잠시만요. 민석 오빠?
굳이 일하고 있는 애들을 부를 필요까지는 없지 않나요?
그 말에 창고, 주방에 있던 모든 직원들이 우루루 몰려나왔다.
"징어? 우리 징어?"
"징어야아아~ 보고싶었어어어!"
"어, 징어 또 왔네!"
"…안녕."
"징어야, 내가 준 마카롱 잘 머거써?"
"Long time no see 징어!"
"징어 오늘은 뭐 살거야? 빵 어때 빵! 아침에 샌드위치 먹었으니까 이제는 빵!"
"누나 오늘 빵 맛있어요!"
정신 없는 인사에 누구와 맞장구를 쳐 줘야할지 모르겠다.
으어어, 이게 무슨 일이야.
"얘들아, 일단 들어가라. 일하던 거 마저 해야지."
"넵."
결국 준면 오빠의 제지에 겨우 시끌벅적하던 걸 멈출 수 있었다.
그나저나 낮인데도 사람이 별로 없네?
평일이라서 그런가.
뭐, 피크타임은 이제 지났지. 2시간 전까지가 점심 시간이었을테니까.
"아, 마침 징어 잘 왔다!"
"어…. 네?"
"일단 들어와서 기다리고 있어. 할 이야기가 있었거든."
"아, …네."
다른 사람들이 들어가는 걸 물끄러미 쳐다보던 준면 오빠가 아, 맞어! 라면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나를 두고 무슨 할 이야기가 있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알았다고 하며 카페 주방으로 들어갔다.
주방으로 들어가자 놀고 있는 김종대가 보였다.
"어? 징어야, 왜 들어왔어?"
"어, 할 이야기가 있으시다고 그래서…."
"…음, 아! 그건가보다."
"응? 뭔데?"
휴대폰 게임을 하고 있던 종대는 내가 들어온 게 놀랐는지 즉시 게임을 꺼 버렸다.
왜 들어왔냐고 물어 할 이야기가 있으시다고 그랬다며 말을 꺼내니 그건가보다, 라는 말을 남기곤 입을 다물어버렸다.
내가 궁금해서 뭐냐고 물어도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뭐야, 뭐길래 그러는거야?
내 말이 끝나자마자 직원들이 우르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왠 케이크 상자를 하나 들고.
"자자, 앉아 봐 다들!"
라는 준면 오빠의 말에 다들 자리에 앉는다.
잠시 자리 싸움이 일어나긴 했지만 곧 조용해졌다.
그러자 조그마한 테이블에 들고 왔던 상자를 놓는 준면 오빠.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는거지?
"다름이 아니라, 우리 가게에서 조금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하려고 해."
"우와아아~ 뭔데요?"
"무슨 이벤튼데요?"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하려고 한다며 모두에게 이야기하자 주변에서 비글들이 엄청난 호응을 해 주었다.
…근데 나는 왜 여기 있어?
"그래서 징어한테 물어보려고 해. 어떤가 싶어서."
"오, 그거 좋은데요?"
"왠일로 아날로그 준면이 형이 그런 좋은 생각을?"
내 생각을 물어본다는 준면 오빠의 말에 차례로 김종대, 변백현이 말을 이었다.
아날로그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백현이는 준면 오빠한테 한 대 얻어맞았다.
"아무튼, 일단 우리가 기획중인 건 파티쉐 체험이랑 프러포즈. 파티쉐 체험은 쉬운 빵들 디저트들 위주로 진행할거고, 프러포즈 이벤트는 사전예약을 한 남성분이 여성분한테 고백할 수 있게 꾸미고 노래 불러주고 하는 거야."
"파티쉐 체험은 내가 낸 아이디어야! 잘했지?"
파티쉐 체험과 프러포즈 이벤트.
확실히 이렇게 잘생긴 남자들이랑 빵을 같이 만든다면 신청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박찬열이 파티쉐 체험은 자기가 낸 아이디어라면서 칭찬해달라는 듯이 이야기했지만 모두가 그 말을 무시하고 각자 열심히 생각하기 바빴다.
토라진 박찬열은 투덜투덜거리기 바빴지만.
"어때 징어야?"
"음… 괜찮을 것 같아요! 일단 한 번 해보고 나서 잘 되면 다음에 계속 한다거나 하면 되지 않을까요?"
"아싸! 징어가 괜찮다고 했다!"
토라진 것도 잠시, 내가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하니 찬열이는 금방 표정이 확 풀렸다.
…얘 은근 단순한 것 같다?
"그럼 이렇게 된 거 오늘부터 신청 받아서 이번주 토요일날 해 보는걸로 하자!"
"네~"
"빵 담당 디저트 담당인 애들은 뭐하면 좋을지 생각해보고!"
"알겠습니다!"
다들 신났다.
이런 거 정말 좋아하나보다.
내가 안 괜찮다고 말했으면 어쩔 뻔했어.
"그럼 징어야! 너도 토요일날 와! 친구 분 데리고~"
"어? 응?"
"그래! 그럼 되겠네~"
한술 더 떠서 친구 데리고 오라는 변백현과 맞장구 쳐 주는 박찬열.
당황한 나는 어? 어? 거리기 바빴지만 이미 그렇게 된 듯, 벌써부터 징어 온다! 고 떠들썩해졌다.
가야 되겠지, 아무래도?
"아 그리고 징어야, 이거 가져가서 맛 평가 좀 해 줘!"
"어, 네?"
"이거 자허토르테라고 하는 케이크인데, 우리 신제품으로 낼 거거든. 반응 좋으면. 그래서 일단 한 번 너가 먹어보라고."
"아, 감사해요."
그에 이어 자허토르테, 라는 케이크를 건네주며 맛 평가를 해 달라는 준면 오빠.
감사해하며 받았다.
"징어는 우리 특별고객이니까! 부담없이 받고 자주 놀러와~"
"아, 네. 그럴게요."
자주 놀러오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그럴게요, 라고 말한 건, 마음 속 한 부근에서 이 가게가 마음에 든 게 아닐까.
자허토르테라, 무슨 케이크일지 궁금하다.
「오늘의 케이크」
자허토르테
오스트리아 빈에서 탄생한 초콜릿 케이크.
두 겹의 진하고 강렬한 향미의 초콜릿 스펀지 사이에 살구 잼을 듬뿍 바르고 겉에는 윤기가 반짝반짝하는 초콜릿을 입힌다.
촘촘하면서도 맛있게 녹아내리는, 훌륭한 코코아맛 빵부스러기와 실크 같은 글레이즈에 짜릿한 살구의 과일 향까지 어우러진다.
휘핑 크림을 듬뿍 곁들여 낸다.
암호닉
금니 / 징징이 / 펑키 / 바닐라라떼 / 방구 / 다정이 / 갤럭시 / 폭립 / 송이 / 룰루룰 / 큥징 / 테라피 / 눈두덩 / 빵야빵야 / 타어 / 캔디 / 뭉이 / 지안 / 붓세 / 1400 / 거북이 / 긍이 / 마지심슨 / 하바나 / 호미 / 낯선이
오랜만이에요ㅜㅠㅠ
바빠서 답글도 못 남겨드리고 급하게 남기고 가요!
내일이면 설날인데, 다들 즐거운 명절 보내시구
세뱃돈 많이 받아 오세요! ㅋㅋㅋㅋ
(내일 쇼타임하는 날인 건 아시죠? ㅎㅎㅎ)
암호닉 신청, 덧글, 신알신 감사드려요!
언제나 받고 있어요~
암호닉 누락 되신 거북이 님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려요ㅜㅠㅠ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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