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uld U like "썸" ?
Prologue
나의 대학생활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옹성우' 라고 할 수 있겠다. 말 그대로 그냥 옹성우, 그 자체.
김여주하면 옹성우, 옹성우하면 김여주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지금껏 나와 옹성우는 어딜가든 뗄레야 뗄 수 없는 바늘과 실 같은 관계였다.
그러니까, 시작은 신입생 OT때 였다. 힘들고 길었던 고3 생활 끝에 원하던 대학 원하던 과에 당당히 합격한 후, 수험생이 아닌 예비 대학생 신분으로 맞이한 공식적인 첫 활동.
"안녕하세요! 신문방송학과 17학번 김여주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선배님들!"
"안녕하세요 신문방송학과 17학번 옹성우 입니다"
옹성우. 나는 옹성우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우리나라에 옹씨도 있었던가 하는 의미없는 질문을 속으로 곱씹으며 내가 잘못들었겠지 하는 생각에 잠시 잠겨있었고,
"공성우 아니고 옹성우, 홍성우 아니고 옹성우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마치 내 속을 읽기라도 한 것 처럼 옹성우는 재치있게 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켜주었다. 그리고 센스 넘치는 옹성우의 자기소개로 인해 우리 조 사람들은 꺄르르 웃으며 조금 불편했던 첫 대면의 어색함을 없앨 수 있었다. 아, 물론 나는 빼고.
"어? 여주랑 성우 옷이 완전 똑같네! 뭐야, 둘이 아는 사이야?"
한 선배의 말로 인해, 나는 다시 그 자리가 불편해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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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Rustica
대학 합격통지를 받은 그 날 부터, 줄곧 OT만을 기다려왔던 나는 디데이(지금 생각해보면 웃기지만, OT가 뭐라고 다이어리에 적어두고 날짜를 셌다. 아마 수능 날짜보다 더 열심히 셌을지도) 숫자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그렇게 설렐 수 없었다. 여중, 여고를 나온 탓에 초등학교 졸업 후 7년만에 다니는 남녀공학이라 그랬던걸까 아무튼, 꼭 첫 소풍을 떠나는 유치원생 마냥 설레어하며 고작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OT동안 입을 옷을 미리 정해놓기까지 했다. 악세사리는 물론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 착장으로. 하지만 이런 나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전날 밤 너무 설레어 밤을 지새운 탓인지 OT 당일 나는 거하게 늦잠을 자버렸고, 미리 정해둔 착장은 개뿔- 눈에 보이는 옷 아무거나 주워입고 급하게 집합 장소로 향했다.
그렇게 아무거나 주워 입은 옷은 전 날 언니가 입을 옷이 없다며 빌려 입은 후 내 방에 대충 던져놓은 검정색 단가라 티셔츠였다. 빌려줄 때는 물론 당일 아침 땅바닥에 널브러진 옷을 입을 때 까진 언니가 내 옷을 빌려간 것에 대해 별 생각 없었다. 오히려 금방 옷을 입을 수 있음에 감사하면 감사했지. 물론 OT 장소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탄 후 옆에 앉은 유미가 티셔츠의 왼쪽 가슴 윗부분과 오른쪽 소매에 잔뜩 묻어있는 치킨 양념을 발견한 후엔 속으로 언니를 팔백이십오번 쯤 욕했지만.
"아 진짜, 고작 집 앞 치킨집 가는 주제에 뭐하러 옷을 챙겨 입는다고 난리를 쳐서! 이렇게 묻히고 먹을꺼면 남의 옷을 빌려입질 말던가, 그게 아니면 적어도 내 방이 아니라 세탁기에 갖다놨어야지! 짜증나 죽겠네 진짜.. 하여튼 내 인생에 도움이 안돼요 도움이!"
"진정하고.. 너 짐가방도 엄청 작아보이던데, 당장 갈아입을 옷은 있어? 내일은 어떡하려고"
"머리도 못감았는데 옷 챙길 시간이 어딨어, 잘 때 입을 추리닝만 겨우 챙겨왔다.. 내일은 그거 입으면 될 것 같은데, 오늘 어떡하냐 진짜!"
"일단 오늘은 위에 이거라도 걸치고 있어. 대충 얼룩만 가려야지 뭐.."
"와 진짜 고마워 유미야.. 너 밖에 없다 진짜!..
근데 너 칫솔 남는거 있냐..? 클렌징 폼이랑 로션도.."
-
내 옷에 치킨 양념을 잔뜩 묻혀온 언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은 유미의 검정색 가디건이었다. 눈썰미가 없는건지, 아니면 둔한건지 선배가 말을 꺼내기 전까지 나와 옹성우의 옷이 완전히 똑같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고개를 돌려 나와 같이 검은 단가라 티셔츠에, 검은 가디건을 입은 옹성우의 모습을 확인한 후 나는 그 자리가 그렇게 불편할 수 없었다.
"하하.. 그러네요 신기하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에이, 둘이 벌써부터 비밀연애 뭐 그런거 아니고?"
"그럴리가요! 정말 우연이에요 우연!"
"수상한데? 그럼 둘이 왜 옆자리 앉았어~?"
"아니 그것도 우연...!"
으, 내가 생각해도 나의 반응은 너무나도 바보같았다. 선배들은 그런 나의 반응이 재미있는지 계속해서 나를 놀리기 바빴다.
혹시 옹성우가 기분나빠하지는 않을까 선배들의 눈을 피해 슬쩍 옆을 보았을 때, 옹성우는 가만히 미소만 짓고 있었다. 웃기게도, 나는 그 순간 옹성우의 웃는 모습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검은 단가라티 입은 사람 두 개 접어!"
"그 위에 검정색 가디건 입은 사람 두 개 또 접어~"
"방금 두개 접은 사람 하나 더 접어!!"
"더 게임 오브 데스!!!"
"어 잠깐 잠깐, 성우 여주 지목했어! 뭐야 뭐야~"
그 뒤로 진행된 여러 술 게임에서 선배들은 대놓고 옹성우와 나를 엮기 바빴다. 한술 더 떠 우연인지 의도적인건지 옹성우는 지목 게임에서 나를 여러 번 지목하기도 했다.
"배스킨~ 라빈스~ 써리~ 원!!"
"26 27 28!"
"아, 마침 여주 차례네요! 여주가 과연 30까지 말할지, 아니면 29까지 말할지 참으로 기대되는걸요~?"
아 죽겠다, 딱 이 기분이었다. 옹성우가 나를 여러 번 지목한 덕분에 둘 다 이미 벌주를 여러 번 마신 상태였다. 더군다나 이번엔 자칫하면 나 때문에 옹성우가 벌주를 한 번 더 마실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사실 이전에 자신이 나를 지목해서 내가 벌주를 마시게 된 것이 미안했던건지 옹성우는 나 대신 내 벌주를 여러 번 마셔주기도 했다. 아마 옹성우의 속은 나보다 더 말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십구,"
내가 말한 숫자가 자신들의 원한 답이었는지, 흥분한 선배들의 목소리는 이미 귀에 들어오지 않은지 오래였다.
다른 의미는 없었다. 단지, 옹성우가 나 때문에 벌주를 마시게 된다면 미안할 것 같아서, 그래서
"삼십"
그런데 옹성우가 이번엔 나를 보고 그 예쁜 미소를 지은 순간
이 승자 없는 술게임에서, 나는 틀림없이 옹성우에게 졌다고 생각했다.
-
한바탕 판이 벌어진 후 마무리가 될 때 쯤 우리 조 사람들은 물론, 넓은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술에 떡이 되어 하나 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술이 그리 약하지 않은 탓에 속은 쓰리지만 정신은 말짱했던 나는 머리좀 식힐 겸 슬그머니 방을 빠져나와 펜션 앞 흔들그네에 앉았다. 찬 기운을 잔뜩 머금은 바람을 맞고 있으니, 아직 완연한 봄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유미의 검정 가디건이 새삼 고마워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내 가디건으로 인해 벌어진 조금 전 술자리에서의 일이 다시금 떠올랐고, 나는 민망함에 흔들그네에 등을 기대곤 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새카만 밤 하늘에 몇 없지만 더욱 자신의 존재를 밝히듯 저 멀리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유독 눈에 띄는 별 세개가 있었다.
'내가 저 별을 어디서 봤더라.'
"왜 나와 있어요?"
아, 찾았다.
"추운데 오래 있으면 감기 걸리는데"
나는 옹성우에게서 그 별을 보았다.
옹성우의 왼쪽 볼에 위치한 세개의 점, 아니 별. 옹성우의 얼굴을 본 것은 고작 몇 초 동안이었지만 그 짧은 새에 옹성우의 얼굴이 내 기억에 또렷히 남았나보다.
초봄의 차가운 밤바람을 맞고 있는 나를 걱정해주는 옹성우는 여전히 나와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부끄러웠다.
"아, 머리좀 식히려고.. 아직 안잤나보네요? 아까 보니까 꽤 많이 마신 것 같던데.. 술이 쎈가봐요"
"이름이 여주라고 했나? 그러는 여주씨도 저 못지 않게 마신 것 같은데, 여주씨도 술이 꽤 쎈가보네요"
"아, 뭐.."
"근데 우리 동갑인데, 말 편하게 할래요?"
"아! 네, 뭐, 음 그렇게 해요! 아니 하자!"
우스꽝스러운 나의 대답에 옹성우는 살풋 웃음을 터뜨렸다. 언제 봐도 웃는게 예쁜 것 같단 말이야..
"크흠, 왜 서있어! 여기 와서 앉아. 다리 아프잖아"
"그럼 실례 좀 할게. 별 보고 있었어?"
"응, 근데 생각보다 별이 몇 개 없네"
"그렇네.. 근데 그거 알아? 나한테도 별 있다"
"왼쪽 볼에?"
망했다. 옹성우는 어떻게 알았냐는 듯 조금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예, 대학 가도 저렇게 생긴 동기 없습니다...........8ㅅ8 성우 짤만 보면 막 글이 쓰고 싶어,, 노래는 왜 안 올라가지는거야 슬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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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