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끊임없이 권태롭다.
시간은 공허하고 행동엔 의미가 없다.
숙면과 불면의 간극에서 나는 영혼 없는 추락을 계속한다.
잠들지 못한 나는 내가 아니고 눈 감은 나조차 내가 아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하늘을 걷는 무의미한 영혼.
권태로운 나는
어디에 있는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권태로워하는가.
2.
모든 것은 잘못되었다.
그러나 나는 잘못을 인정하기까지 참으로 많은 잘못된 길을 걸었구나.
3.
그게 사랑이었음을 깨달은 후에는 나는 혼자였다.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일깨운 누군가는 속절없이 사라져버렸고
나는 세월의 무심함에 결코 눈물 흘리지 않으며 슬퍼했다.
나는 그럴 자격이 없었으므로
그는 이미 한참 전에 사랑이었으므로.
4.
2분.
그 후엔 나는 잠들 수 있을까
또 정답 없는 질문만 가공해낸다.
1분.
그 후엔 나는 잠들어야 한다
또 실천 없는 계획만 수립해낸다.
3시.
나는 여전히 뜬 눈이다
새벽은 길고 여전히 아침은 멀다
5.
모든 것이 끝났다.
옥죄던 것들에게 해방된 나는 자유,
롭지 못하다
나는 여전히 욕구와 기대에 사로잡힌 채다
그러나 욕구를 반기는 것은 지독한 현실
기대를 내치는 것은 결국의 실망
나는 무엇을 위해 또 구속되려 하나
아아, 나는 알 수 없다
욕구와 기대와 현실과 실망과
그보다 더 자유롭지 못한 내 상념들
/우유를 데워 마시면 잠이 잘 온다면서요?
그런데 나는 살찌는 게 너무 싫어요
그냥 안 잘래요
아, 안 자고 나는 살이 쪘지
나=멍청이
개학 하면 잠이 올까요?
너무 잠이 안와서 가련한 시인 놀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