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인/경수] 10년동안 알아온 옆집 형한테 고백한 썰 上(부제:이별보다 무서운 것은?)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c/1/6c1bd5d73cb9ee160309fae10b16465c.png)
10년동안 알아온 옆집 형한테 고백한 썰
(부제:이별보다 무서운 것은?)
w.별디백
"형."
"어, 왜."
"저, 할 말이 뭐냐면요."
"뭔데 질질끌어. 어?"
".. 좋아해요."
"..어?"
"좋아해요. 형을."
덩치가 유난히 작아보이는 소년이, 큰 소년의 말에 얼굴이 경악으로 가득 찼다. 좋아한다고, 형을 좋아한다고. 내심 마음을 고백한 큰 소년이
좌절감에 고개를 떨궜다. 그대로 작은소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냅다 달렸다.
김종인시점
(과거 회상)
도경수와 나의 일상은 항상 일정한 루트를 가지고 돌아갔다. 이상하리만큼 신기할 정도로. 초등학교 부터 지금 고등학생이 되기 까지.
같은 학교를 졸업했고, 같은 학교를 입학했고. 같은 교복을 입었고, 같은 등교 길을 거닐었다.
운동장에서 처음 도경수를 만난 날은 유난히 날씨가 좋은 날 이였다. 마땅히 축구를 같이 할 친구가 없었던 나는 운동장에서 혼자 축구를 하고있었다.
도중에 너무 덥고, 숨이 차는 바람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대자로 누워 눈을 감았다. 가볍게 코를 감싸오는 봄바람에 눈을 감아 콧노래를 흥얼거릴 쯔음,
갑자기 나타난 검은 인영이 나의 여유를 가로막았다.
"저기."
"..누구세요?"
"1302호, 종인이 너 집 맞지?"
"그런데? 넌 누군데, 날 알아?"
"1301호 사는 도경수라구 하는데.."
"어. 근데?"
"..아니, 너 축구 짱 잘한다고! 베란다 창문으로 내려다 봤는데, 와.. 진짜 짱이ㄷ.."
"고마워. 난 이만."
"야! 나 말 다 안했거든?"
"..뭐, 할말 더 있어?"
"..내가 너보다 형이야!!!이 짜식아!!!"
자신보다 키도 작고, 덩치도 작고. 처음에 먼저 저렇게 말해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정도로 앳된 외모.
하얗고 큰 눈으로 날 째려보며 자신이 형이라고 냅다 꽥 소리를 질러버리는 그 소년의 이름은 도경수라고 했다.
그게 바로 12살 소년 김종인과 13살 소년 도경수의 첫만남이였다.
-
도경수는 항상 나에게 친절했다. 나 역시 그런 경수와 조금씩 가까워 지고, 친해져갔다.
시간은 계속 흘러갔고, 나와 그는 아이에서 소년으로,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해 가고 있었다.
..그리고, 내 자신이 도경수에게 주고있는 감정이 평범한 우애가 아닌 것을 깨달은 것은 얼마 전의 일이였다.
도경수가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했다. 여자친구라는 사람이 먼저 경수에게 고백을 해왔다고 했다.
내게 이야기하면서 수줍게 볼을 붉히는 경수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정말 원망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것도 잠시, 제가 왜 경수의 저런소리에 화가 나는지 의문이 들었다.
"여자친구 예뻐요?"
"..어? 응. 예뻐.. 헤.."
"얼만큼, 예쁜데요."
"말했잖아. 내 이상형이라ㄱ.."
순간적으로 앞에있는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친 나였다. 경수가 많이 놀란 눈빛으로 저를 쳐다봤다. .. 순간 들었던 의문의 답이 나왔다.
..아. 내가.. 도경수를.
좋아하는구나.
사실 내 마음을 전할까, 말까. 많이 망설였던 나였다. 내가 전해버리면, 형을 잃는건 아닐까. 하는 의문도 없지 않아 들었고..
그렇게 마음을 깨닫고 나서는 경수에게 하는 행동이 하나하나 조심스러워졌다.
그리고 행동하나하나 망설여지기도 했다. 경수는 그런 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평소보다 더 툭툭 건드리고, 장난을 쳐왔다.
"야, 김종인. 솔직히 이야기 해봐."
"..뭘요."
"나한테 솔직하게 할얘기있는데, 숨기는거지 너?"
".. 그런 거 아ㄴ.."
"아니긴. 너.. 거짓말 할 때 맨날 목 만지잖아."
"아,아니라니까요."
"아 뭔데. 나 진짜 화낸다?"
".."
"아 뭔데. 빨리."
"형."
"어, 왜."
"저, 사실 할 말이 뭐냐면요."
"뭔데 질질끌어. 어?"
".. 좋아해요."
"..어?"
"좋아해요. 형을."
그렇게 내 마음을 고백했다. 경수의 표정을 눈으로 볼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고개를 푹숙였다. 잠시 후 눈을 떴을 때는.. 이미 경수가 내 앞에서 떠나간 뒤였다.
고백, 그 이후로 경수는 같이가던 등교길에서 먼저 잠적을 감췄다.
항상 아침 안챙긴다고 구박하면서도, 조례 때 손에 항상 초코우유를 쥐어주고 자신의 반으로 뛰어가던 도경수의 자취는 찾아볼 수 없었다.
3교시 쉬는시간이 되면, 잠에 빠진 나를 구제하려고 자신의 반까지 찾아와 제 등을 퍽퍽 치던 경수..
점심시간이 되면, 또 수면에 빠진 저를 밥매긴다고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와 끌고가던 경수.
종례 후에 학교 앞에서 밥버거 먹고 가자고, 꼼수부리며 도서관 억지로 끌고가던 그런 경수.
모두 자신의 곁에 없었다.
유난히 그날따라 몸이 뜨거웠다.
..하지만 마음은 차게 식어갔다.
별디백임니당헤헤
상중하로 짧게 쓸 픽션입니다:-)
ㅂ..반응이 생각보다 좋으면
모두모두 설날안에 다 가져올게요!
똥글 읽어주셔서감사하구
댓쓰구포인트다시받아가세요..♥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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