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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킹요구르트 :: 믿었던 카카오에 발등 찍힌다

 

 

" 혁아."

" 네. 누나."

" 요새 시한폭탄 시가로 얼마정도냐?"

 

네? 깜짝 놀라 되묻는 어린 양에게 난 차근히 설명을 이었다.

 

" 그러니까 예를 들어, 카카오라는 회사를 폭파시킬 정도의, 그런 위력의 시한폭탄."

" 그건 모르겠지만 그 짓 하면 형량은 어느 정돌지 감이 잡혀요."

 

퀭한 눈을 한 난 반쯤 체념하고 한숨을 쉬었다. 근데 갑자기 카카오는 왜 폭파시켜요? 간만에 반짝거리는 눈을 하곤 연신 캐물어대는 녀석을 싸그리 무시하곤 전기장판에 몸을 뉘였다.

 

그래, 발단은 어젯밤이였다. 난 여느때와 다름없이 카카오 게임을 하고 있었더랬다. 신의 컨트롤도 한몫 했지만 지고는 못사는 성격인 탓에 모든 게임을 1위로 화려하게 수놓던 나의 기록에 브레이크를 건 이는 다름아닌 옆집. 아니, 고 3이라면서 게임할 시간은 있나 봐. 끓어오르는 피를 주체하지 못하고 그날 밤을 게임으로 하얗게 지새웠다. 레벨업 몇번에 그것도 모자라면 친구 초대를 무턱대고 걸었다. 그 덕에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 중 3때 말싸움 한번 하고 인사도 한번 안하는 기집애에다 시원하게 날 찼던 새끼에게 까지 초대메세지를 돌렸다. 아껴모았던 게임머니를 총동원해 아이템을 사재끼고 새벽 4시경에 옆집 고 3을 따돌릴 수 있었다.

 

솔직히 방학이라 취침시간은 대체로 늦은 편이였지만 워낙 잠에 쥐약이라 졸음에 취한 탓도 있었고, 이 고생을 하며 타이를 세웠는데 그냥 넘어가긴 아쉽고 하니까. 게슴츠레한 눈을 하곤 미친 년처럼 웃으며 자랑하기를 눌러재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건 다음날 아침이였다.

 

[VIXX] 드링킹요구르트 | 인스티즈

 

 

아니 씨발!! 카카오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솔직히 이건 말도 안되는 거였다. 왜!! 이름이 내가 설정한 대로 가냐고!! 택배 문자를 옆집이 보냈다는걸 알자마자 심혈을 기울여 정한 저장명이 저렇게 큰 파장을 불러모을지 누가 알았겠는가. 심지어 답장도 왔다.

 

" 혁아."

" 네."

" 7층에서 떨어지면 즉사냐?"

" 네?"

" 카카오를 폭파시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아."

 

누나, 좀 더 자요. 방에서 담요를 들고 나온 혁이가 목끝까지 끌어올려주며 안쓰러운 눈빛을 보냈다. 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상황은 존나 심각하게 치닫고 있는데 등따숩고 한상혁이 깔아주는 게임 비지엠에 이럴 상황은 아니지만 잠이 솔솔 왔다. 내가 자면 진짜 인간이 아닌데.

 

 

 

 

-

 

 

 

 

솔직히 새벽 4시까지 게임하는것부터 인간이 아니지. 말같지도 않은 합리화를 해대며 졸린 눈을 비벼댔다. 엄마의 발길질로 깨어났을땐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하루를 반대로 살고 있는 것에 익숙해진건지 외려 정신이 말짱해졌다. 대충 세수만 하고 나온 내게 엄마는 대뜸 락앤락 통을 건네었다.

 

" 옆집에 홍빈이. 들어보니까 아주머니, 아저씨 두분 다 여행 가셨다 그러더라. 남자 혼자서 뭐 제대로 챙겨먹긴 하겠어? 반찬 좀 쌌으니까 얼른 갔다주고 와."

 

그래, 내가 인간이 아니래도 솔직히 이건 좀 너무.

 

" … 엄마, 솔직히 사심 포함 맞지?"

" 뭐?"

" 엄마가 언제부터 옆집에 관심이 그렇게 많았다고! 유여사님 그런 분 아니였잖아. 어떻게 사람이 변해?"

 

괜히 매를 벌었다. 혹 난것같은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동생 새끼의 모자를 푹 눌러썼다. 다섯걸음도 채 안되는 옆집이라지만 어쩜 걸음이 이렇게 안떨어지는지. 바닥에서 스멀스멀 수십개의 손이 내 발목을 끌어당겨 놔주지 않는 듯한 기분이였다. 억겁의 시간 같은 찰나가 지나고 옆집 문앞에 당도해서도 난 한참을 망설였다. 살면서 초인종을 몇번 눌러야 덜 민망할까 고민해 본적은 또 처음이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느릿하게 초인종을 꾹 눌렀다.

 

- 누구세요.

" 옆집이요."

 

끝에 웃음소리가 맺힌 것 같은건 내 착각이지? 오래지 않아 현관문이 벌컥 열렸다.

 

" 엄마가 혼자 있을 것 같다고 반찬 좀 전해주라고 하셔서요. 차린건 많지만 맛은 보장 못해요."

" 아. 감사하다고 전해드려."

 

갑자기 끝이 짧아지는 문장에 고개를 쳐들었다. 나보다 나이 많은 건 알았는데 막 말 갑자기 놓고 그러니까 묘하게 명령조 같고.

 

" 저희 본지도 얼마 안됐는데 말 놓으시려구요?"

" 이제 고 2 올라간다며. 나보다 어리잖아."

" 아니, 그건 맞는데…."

" 알았어. 수고 했다."

 

홍빈의 말엔 틀린게 없어서 반박할 거리도 찾지 못한 난 끝을 우물거렸다. 그러다 문득 목적어가 불분명한 문장을 짚어내었다.

 

" 엄마한테 전해드릴게요."

" 아니, 어머니한테 하는 말 아니고."

 

너한테 하는 말이였는데?

 

그리고 씩 웃는 웃음과 함께 현관문이 매정히 닫혔다. 뭐가? 씨발 새벽 4시까지 게임해서 너 점수 엎은거? 그거 수고했단거야, 지금? 직접적으로 언급한 순간은 단 한번도 없으나 뉘앙스로 보건 상황으로 보건 좋게 보려해도 해석은 하나로 모였다. 이거 뭐지. 250원의 보복같은건가?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쪽팔림에 소리없이 아우성을 쳤다.

 

옛말 틀린거 하나 없다. 믿었던 카카오도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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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카카오도 다시보잨ㅋㅋㅋㅋㅋㅋ 진짜 둘다 대뜸ㅋㅋㅋㅋㅋㅋㅈ제 성격이라면 한판하자고 달려들듯....ㅋㅌㅌㅌㅌ
10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년 전
독자3
ㅋㅋㅋㅋㅋㅋ변비라뇨ㅋㅋㅋㅋㅋㅋㅋㄱ
10년 전
독자4
신선한설정이네욬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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