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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랍택] 1666 PROJECT : 늑대의 순애보 | 인스티즈

 

 

 

[VIXX/랍택] 1666 PROJECT : 늑대의 순애보

 

 

W.실핀

 

 

 

 

 원식에게 있어 정택운이라는 존재는 이미 단지 우상이지 못했다. 택운은, 우상을 넘은 그 이상의-...

 

 

 

 

-

 

 

 

 늑대인간들은 인간들 사이에 섞이지 못하는 기름과도 같은 존재들이었다. 원식도 그랬다. 그는 인적이 드문 뒷산에 숨어 살았다 배가 고프면 산을 내려와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져서 배를 채웠고 비가 내리면 빗물을 받아 마셨다. 하루하루가 살아남아야 하는 나날들이었다. 원식은 용케도 그런 상황 속에서 살아남아 성장했다. 그리고 어른이 된 그가 평소와 다름없이 배를 채우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려던 찰나에, 원식의 앞에 구원자가 나타났다.

 

 

- ...나랑 같이 일할래?

- .....

- 나는 너를 신뢰해.

 

 

 원식만큼이나 키가 큰 남자였다. 그는 어깨도 넓었고 꽤나 남자다운 체격을 갖추고 있었다. 다만 그런 몸에 비해서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듯한 착각까지 들게 하는 하얀 피부와, 나긋나긋한 말투, 마지막으로 약간은 높은 것 같은 목소리는 그를 더 독특하게 보이게 하였다. 원식이 한껏 경계적인 태도를 가진 채로 남자를 노려 보았다. 남자는 원식의 그런 태도에도 전혀 움찔하는 법이 없었다. 그저 여유롭게 서서, 원식의 대답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같이, 해요. 일 이라는거.

- 그래.

 

 

 그리고 이것이 원식과 택운의 첫 만남 이었다.

 

 


-

 

 


"부르셨습니까, sir."

"우리 쪽 애들이 사라졌다고."

"네, 북구 쪽 애들 두명이 현재 실종 된 상황입니다."

"이틀 뒤면 보름달이 뜰텐데.."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현재 남은 인력들을 둘이 납치 되었을 것이라고 의심되는 곳으로 투입 시켰습니다."

 

 

  2년이라는 세월이 쏜살같이 흘렀다. 원식은 택운을 자신의 sir로 받아 드렸다. 원식은 택운의 밑에서 여러 가지를 익혔다. 총기를 다루는 법, 공격을 막는 법, 약한 자를 보호하는 법 등등의 따위 것 들을. 택운이 2년전 설립한 HW (Half Wolf) 조직에서 원식의 존재는 무시 할 수 없는 커다란 존재로 커져 있었다. 원식은 진심으로 택운에게 충성했다. 2년 전 원식이 살아왔던 삶에서 벗어나 택운에게 충성하며 사는 삶은 원식에게 있어선 '행복' 이자 '기쁨' 이었다.

 


"왜 나한테 알리지 않았어?"

"그건.. sir 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김 원식."

"네. sir."

"내가 바라는건 하나야. 우리들이 행복해 지는 것."

"..죄송합니다 sir."

 


..나가봐.

 택운의 말에 원식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는 조용히 방을 빠져나왔다. 원식이 이 실종사건을 입에 담지 않은 이유는 택운이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택운은 자신보다도 약한 자들을 또는 자신보다 아래 사람들을 유독히도 걱정했다. 그런 택운의 행동 덕에 지금의 원식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었지만 원식은 그다지 그런 택운의 행동을 좋아하지 않았다. 택운은 원식을 데려와 조직의 사람으로 길들일 때 수십 번이나 잠을 설쳤고 불안해했었다. 티를 내지 않더라도 지독히도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다. 원식은 자신이 택운의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줄 곧 해왔었다.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아 한참 동안을 택운의 방 문 앞에 서있던 원식이 익숙한 듯 다가오는 남자에게 짧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남자는 원식을 반갑게 맞으며 말을 꺼냈다.

 


"안에 택운이 있어?"

"네. 그나저나 오랜만이네요, 학연이형."

"방금 출장 에서 돌아왔어, 하여튼간 골치 아프다니까 지방 조직들은."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이네요."

"못 본 사이에 고민이 늘어 보이네-. 시간 남으면 내 방에 놀러와. 고민 정도야, 들어줄 수 있지."

"말만으로도 감사하네요."

 


 익숙한 듯 원식의 어깨를 두어 번 다독인 학연이 이내 택운의 방 문을 힘차게 열면서 택운의 이름을 불렀다. 원식은 학연의 뒷모습이 온전히 택운의 방 안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이내 자신도 발걸음을 옮겼다. 고민이라. 확실히 제게는 커다란 고민거리가 생기려고 하는 참이었다. 원식은 제 주머니를 뒤적이다가 이내 담뱃갑을 꺼내 들고는 능숙하게 한 개비를 꺼내 들어 불을 붙였다. 한번 깊숙이 빨아 드리고는 크게 내뱉는다. 새하얀 담배 연기는 그의 눈앞에서 아지랑이처럼 흩어져 내렸다. 원식이 멍하니 담배를 물고 꽤나 높은 조직 내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그곳에는 원식이 직접 새겨 넣어 둔 문구가 적혀 있다. 택운에게 처음으로 충성을 맹세했던 날, 그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피로 새겨 넣었던 문구.

 


[ 나 김 원식은 나의 sir, 정 택운에게 충성을 다하며 그를 따를 것을 맹세한다. ]

 


 원식이 다시 한번 깊게 담배를 빨아 드렸다. 그리고는 크게 숨을 내뱉으면서 텁텁한 입맛을 다졌다. 내가 품은 이 감정도 담배 연기처럼 흩어져 내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원식은 생각했다.

 

 


-

 

 


 원식은 늦은 밤 학연의 방을 방문했다. 자고 있을 것이라는 원식의 예상과는 달리 멀쩡한 얼굴로 원식을 반갑게 맞이한 학연이 원식에게 의자를 내어 주며 금세 따끈따끈한 커피 한 잔을 타와 원식에게 건네주고는 원식과 마주 본 자세로 앉았다.

 

 

"그래서, 고민이 있으시겠다?"

"...뭐, 그렇죠."

"왜, 무슨 문젠데? 금전? 아니 그럴린 없겠고.. 설마 여자 문제야?"

"여자는 아니예요."

"그럼 대체 너한테 있는 문제가 뭔데?"

"짝사랑..에 관련한 문제인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너가 짝사랑? 누굴?"

 


 학연의 물음에 원식은 대답 않고 커피를 홀짝였다. 그다지 씁쓸하지도 않은 달달한 커피였건만 유난히 원식에 입에는 쓰게만 느껴졌다. 돌아오지 않는 원식의 대답에 곰곰이 생각을 더듬어 보던 학연이 이내 설마 하는 눈빛으로 원식을 바라보았다. 원식은 학연의 그런 눈빛을 굳이 피하지 않았다. 학연이 작게 경악하며 입을 열었다. 설마, 너가 좋아하는 사람이..

 


"..택운이야?"

"아마도."

"..오, 이런 세상에."

"역시, 이상해 보이죠?"

"아니. 그런게 아니라.. 나는 단지 너가, 택운이 한테 그런 감정을 품을지 몰랐어."

"...그런가요."

"너는... 확실히 택운이를 좋아한다기 보단 존경하고 따른다는.. 느낌이 강했거든.."

"그렇다면 다행이죠. 평생 들킬 일은 없을 테니까."

 

 

 원식이 쓰게 웃었다. 학연이 그제야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느끼고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갑작스럽게 어색해진 분위기에 바짝 타들어 가는 듯한 입술을 혀로 축이던 학연이 슬금슬금 원식의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원식은 여전히 입안에 감도는 쓴맛을 느끼고 있었다.

 


"저기, 원식아... 택운이는 결혼도 했고, 물론 이혼했지만, 아니 이게 아니라.. 예쁜 딸 다운이도 있고.."

"..저도 알아요. 딱히 sir의 옆자리가 탐나는게 아니예요."

"그러면..."

"저는.. 그냥 sir을 예전과 같은 동경의 시선으로 보고싶을 뿐입니다."

 


커피 잘 마셨어요. 늦은 시간에 찾아와서 죄송했습니다. 학연이형.

 원식이 제가 앉은 자리와 가까운 테이블에 다 마신 커피잔을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학연은 어, 어-. 하는 말만 뱉어내다가 원식을 그대로 보내버렸다. 학연은 제 방을 나가면서 눈에 걸리던 원식의 쓸쓸한 뒷모습에 왠지 모르게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생각을 했다.

 

 


-

 

 


"아저씨!"

"응, 그래. 다운아, 잘 있었어?"

"진짜 짱 많이 보고 싶었어요."

"다운아. 아빠는?"

"아빠는 매일 보잖아-. 아빠, 아저씨 얼굴이 자주 본다고 닳는 것도 아닌데 많이 데려오면 안돼?"

"아저씨 바빠. 안돼."

"전 괜찮습니다, sir."

"요새 일 많잖아."

"치.. 아빠 미워! 아저씨 나 목마 태워주세요!"

 


 원식은 택운의 딸 다운의 칭얼거리는 듯한 부탁에 다운을 번쩍 들어다가 제 어깨 위로 목마를 태웠다. 와. 진짜 높다. 하면서 아이같이 감탄하는 다운의 모습에 원식은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택운과 함께 다운의 유치원 밖으로 향했다.

 


"나 아저씨가 오늘 와줘서 진짜 기뻤어요."

"sir, 아니 택운이형이 나한테 같이 가자는 말을 안했다면 몰랐을꺼야."

"진짜? 아빠 고마워! 아저씨 데리고 와줘서."

"...묻히고 먹지나 말아."

 


 쑥스럽지 않은 척하면서 냅킨으로 스파게티 양념이 가득 묻은 다운의 입가를 닦아준 택운이 아무렇지 않은 척 제 몫의 스파게티를 먹었다. 원식은 살짝 올라가 있는 택운의 입꼬리를 보면서 저도 따라 미소를 지었다. 정 택운은 참 다정한 아버지였다. 아내에게 그다지 좋은 남편은 되지 못하였다고는 하지만 아버지로서는 빠질 곳 없이 완벽한 사람이었다. 원식은 자신에게 스파게티가 돌돌 말린 포크를 들이대는 다운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 주면서 이내 그것을 받아먹었다. 택운이 안보는척하고 있다 싶더니, 원식이 다운이 준 음식을 받아먹는 것을 보더니 금세 샐쭉히 눈을 원식에게로 흘리면서 다운에게 작게 툴툴 거렸다. 다운아, 아빠는 안 먹여줄 거야? 택운의 말에 다운이 꺄르르 웃으며 아빠 질투나? 하며 서툰 손놀림으로 스파게티를 요령 있게 포크에 감아 택운의 입가로 내밀었다.

 

 

"응. 질투났어."

 


 하면서 다운이 건네준 스파게티를 한 입에 집어넣는 택운의 모습을 슬쩍 슬쩍 씩 바라보던 원식이 작게 탄식했다. 아까 포크에 나도 입 댔었는데. 본의 아니게 택운과 간접키스를 했다는 사실에 원식이 짧게 제 얼굴에 부채질을 했다. 덥다, 더워. 그러자 다정히 이야기를 주고받던 정 택운, 정 다운 부녀가 동시에 원식이 있는 쪽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모습이 지나치게 닮아있어서, 원식은 저도 모르게 소리 내어 귀엽다.라는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

 

 


-

 

 


 확실히 원식은 최근 들어 일거리가 늘어난 참이었다. 게다가 오늘 오후에는 꽤나 큰 거래가 이루어질 예정이었다. 물론 불법적인 거래기 때문에 거래 조직과 만나기로 한 장소도 꽤나 은밀했다. 인적은 확실히 드물 것이라는 생각에 원식이 가볍게 제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총과 탄창을 챙겼다. 큰 거래다 보니 원식 홀로 가는 것이 아니었기에 원식은 오히려 불안감이 컸다. 저 혼자 다녀오면 그동안 조직 건물에 남아있을 조직원들이 택운과 다운을 보호할 터이지만 규모가 규모인 만큼 많은 인원이 이동하게 되어 택운과 다운에게 혹여 무슨 일이라도 생기진 않을까 하는 노바심이 컸다. 물론 택운 역시 상당한 총기 실력을 가지고 있다곤 하지만, 그가 과연 사랑하는 딸아이가 보는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일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원식은 이번 일에 자신이 꼭 참여해야 한다는 점에 크게 아쉬워하며 제 방을 나섰다.

 


"아저씨!"

"어? 다운아, 여긴 왜 왔어?"

"아빠가요, 아저씨랑 나랑 같이 아저씨 일 다녀오면 밥먹으러 가제요!"

"일이 늦게 끝날지도 모르는데.."

"난 괜찮은데, 나 배고파도 참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꼭꼭 가야되요, 약속."

"그래,그래. 약속."

 


 원식이 작은 꼬마 숙녀 다운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얇고 하얗고 작은 손가락이 원식의 단단한 남자다운 손과 닿았다가 떨어지고 다운의 머리를 약하게 흐트러뜨린 원식이 그만 일 다녀오겠다며 걸음을 나섰다. 다운은 원식이 제 눈앞에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 손을 붕붕 흔들어 주면서 배웅해 주었다.

 


"거래 비용으로 말씀하신 4억 입니다."

"..가서 확인해봐."

"네!"

 


 꽤나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남자의 말에 뒤에 서있던 두 사람이 힘차게 대답하고는 원식의 무리 쪽에서 건넨 여러 개의 가방 속 가득히 차있는 오만 원권을 확인하고는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거래 물품을 저희 쪽으로 넘기시죠."

"..정말 아쉽지만, 그렇게는 못하겠는데요."

"..무슨 말씀 이십니까 지금."

"HW. 당신들을 불법 마약 거래 및 늑대인간의 이유로 체포하겠습니다."

"...망할."

 


다들 총 꺼내!

 원식이 빠르게 제 바지춤에서 총을 꺼내 들어 경찰들이 숨어 있을 법한 장소를 향해 여러 발의 탄창을 쏘았다. 금세 거래 장소는 총격전의 장소로 변하고 원식은 제 총의 탄창을 갈아 끼우며 작게 욕을 읊조렸다. 늑대인간이라는 이유로 체포한다니. 법이 참 시발 스럽게 바뀌었나 보군. 저번에 한번 급히 연락이 왔던 홍빈의 연락을 받지 못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경찰 쪽에 스파이로 숨어있던 홍빈은 그날 원식이 받지 못한 마지막 통화 이후로 조직 내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도망친 건지, 아니면 잡혀 들어간 건지. 둘 중 하나일 것은 뻔하다지만. 원식은 저 멀리 제 부하를 겨누고 있는 경찰을 향해 총을 쏘았다. 사람을 해치는 것 역시 원식의 취향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해서든 살아야만 했다. 택운이 '우리들' 그래, 그러니까 늑대인간들을 위해 힘들게 세웠던 이 조직을 처참하게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원식은 싸워야 했고, 그들에게서 이겨야 했다.

 

 

"선배, 제 탄창 받으십시오."

"..총에, 맞았나?"

"저도 이제, 몸이 많이 둔해졌나 봅니다."

"...탄창 도로 집어넣어."

"무리예요. 선배, 선배만이라도, 꼭 살아서 조직을 지켜 주십시오. 우리들의 sir을 지켜주세요."

"...젠장할."

 

 

 원식은 제 품에 억지로 탄창을 안기고는 그대로 숨을 거둔 제 부하직원에 욕을 뱉었다. 경찰들은 방어 체계로 서서 그들을 압박해 오고 있었다. 입안에서 비릿한 맛이 났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원식은 제 총에 탄창을 갈았다. 심장, 심장을 노려야 한다. 원식을 손을 떨지 않게 조심하며 심장을 겨누었다. 고통 있게 죽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심장을 택한 것이었다. 원식은 아랫입술을 거의 짖뭉게며 총구를 조준했다. 그리고, 서서히 방아쇠를 당겼,

 


"...sir."

 


 원식이 놀란 표정으로 열린 문을 바라보았다. 정택운이 서있었다. 그의 옆에는 그의 딸 정 다운까지 함께 한 채로. 아무래도 일이 끝났을 법한데 돌아오지 않는 원식을 기다리기 벅차 직접 데려가려고 했었을지도 몰랐다. 택운은 다운이 이 끔찍한 상황을 보기 전에 재빠르게 다운의 눈을 가렸다. 경찰들의 총구가 모두 그와 그의 딸에게 향하고 있었다. 심장이 요란하게 쿵쿵거렸다. 경찰들은 그를 잡아 죽일 것이 분명했다. 그리곤 너희들의 보스는 죽었다고 외칠 지도 몰랐다. 손바닥에 땀이 차 물이 흥건했다. 총이 손바닥에서 미끄러지지 않길 바라며 원식은 숨을 죽이고 이동했다. 원식은 기필코 그와 그의 딸을 지켜내야 했다.

 


"아빠아.. 나 앞 안보인단 말이야 손 치워.."

"쉿. 다운아. 잠시만, 잠시만 이러고 있자."

"HW의 보스다. 다들 저 남자와 아이를 잡아!"

 

 

 시발. 결국 욕지거리가 원식의 입가를 베집고 튀어나왔다. 원식은 모든 조직원들에게 눈짓했다. 나는 지금부터 위험한 계획을 실행하려고 한다. 우리의 목표는 무조건 sir과 sir의 딸을 보호하는 것이다. 목숨을 아끼지 말고 그들을 보호해라. 원식의 작은 말에 조직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원식은 조심스럽게 다운을 잡아들고 있는 남자의 뒤로 다가갔다.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해야만 했다. 택운 역시 덤덤히 총에 겨누어진 채로 서있었다. 원식은 자신이 택운을 구할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이내 다시 다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택운에게서 배웠던 것이었다. 약자를 보호해라. 택운과 다운 중에 약자를 고르라면 역시 어린 여자아이인 다운이 약자였다. 원식은 경찰들이 무자비하게 다운의 머리통에도 총구를 들이미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택운은 아랫입술을 꾹 문 채로 그 모습을 보고 있어야 했다. 다운은 울고 있었다. 원식이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하나, 둘, 셋. 원식의 신호와 함께 모든 조직원들이 빠르게 경찰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원식은 재빠르게 다운을 낚아채고는 택운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상대에게 총을 쏘았다. 택운은 몸이 자유로워 지자마자 원식에게로 뛰어왔다.

 


"빨리, 도망치세요."

"아저씨.. 아저씨도 같이가 응?"

"아저씨는, 아직 할일이 남았어. 아빠랑 먼저 가있어 알았지?"

"아저씨.."

"빨리 가자, 다운아."

 

 

 택운이 다운의 손을 잡아끌고는 서둘러 문을 향해 뛰었다. 원식은 제 손에 쥐인 총으로 경찰들을 쏘아 가며 택운과 다운이 무사히 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조직원들이 몸으로 부딪혀온 후에 총을 사용했기 때문에 한껏 당황해 있던 경찰들이 하나둘씩 상황을 파악하고는 조직원들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

 

 

"아이와 보스가 도망간다!!"

"시발..!"

 


 원식은 곧바로 총을 버리고 달렸다. 등에서부터 알싸한 고통이 밀려왔다. 원식은 작게 인상을 찌푸렸다.

 


"...아저씨? 아저씨!!!!"

"안다쳐서.. 다행이다. 다운이."

"..원식아."

"sir. 저는 sir이 가르쳐 주신대로 약자를 지켰습니다."

"아빠, 아저씨 왜이럐? 왜, 왜 입에서 피가 나와.."

"sir. 금방 따라 가겠습니다. 다운이랑 어서 빨리 먼저 가계세요."

"김 원식...!"

"하아.. 어서 가세요. 따라 간다니까요."

 


 다운에게로 총알이 날아가는 것을 몸을 날려 다운을 감싸 안아 제가 대신 맞은 원식이 피를 흘리면서도 어서 빨리 택운과 다운에게 도망치라는 말을 뱉었다. 그 와중에도 날라오는 총알들을 이미 몇 번을 더 맞았을 법한 원식이 입에서 피를 토하며 택운과 다운을 향해 웃어 보였다.

 

 

"어쩌면... 못 따라 갈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하.. 그래도 미워 하진 않을꺼죠? sir도, 우리 다운이도."

"....."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 말할게요."

"...원식,"

"많이. 정말로 많이 사랑했습니다. sir, 아니 택운이형."

 


정말로, 많이 형을 사랑했어요.

 원식이 다시한번 총알을 맞았는지 크게 비틀했다. 원식은 택운과 다운을 어서 빨리 밖으로 보내며 주변에 떨어진 총을 주워 그들을 향해 마구잡이로 사격했다.

 


"우리는 죽더라도 우리의 sir에게 충성한다!"

 


 원식의 다리, 그리고 배, 가슴, 팔, 어깨에 총알들이 날라왔다. 원식이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입속의 피를 잔뜩 뱉어 내면서, 원식은 웃었다. 아주 행복하게. 택운과 다운을 지켜냈다는 이유만으로.

 

 


 늑대인간들은 원식이 쓰러진 이후로 하나둘씩 총알에 맞아 쓰러져 갔다. 결국에는 전력 부족으로 인한 패. 물론 늑대인간 쪽의 생존자는 없었다. 남아 있던 늑대인간들은 다시 뿔뿔이 흩어질 것이었다. 택운과 다운도 조용한 곳으로 몸을 숨길 터였다.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충성하고 있었다. 그들의 sir 이자, 구원자인 정 택운에게 충성하고 있었다.

 

 


-

 

 

 

 택운은 급히 차를 몰았다. 다운은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내 한참을 운전해서 그 일이 있던 장소와 온전히 멀어지자, 다운도 서서히 눈물을 그쳤다. 택운은 아무 말도 꺼내지 못 했다. 원식과 함께 저녁을 먹는다고 신이 나 심혈을 기울인 끝에 골라 입었던 다운의 달처럼 노란 드레스에는 핏자국들이 선명했다. 그 핏자국은 택운과 다운, 그리고 그곳에 있던 경찰들이나 떨어진 혈흔이 묻은 자국이 아니었다. 그 자국은, 마지막까지도 택운이 가르쳤던 명령을 충실하게 따랐던 멋있는 늑대인간이 남겨둔 증표였다. 어느덧 온전히 울음을 그친 다운이 제 아빠인 택운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가녀린 소녀의 목소리 끝이 심하게 떨렸다.

 


"아빠, 아저씨는 말이야."

"...응, 다운아."

"가장 예쁜 사랑을 했었던 것 같아."

"....."

"아저씨.. 보고 싶어."

"...나도."

 


 늑대의 순애보는 이렇게 끝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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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왜 신알신이 안왔지?????ㅠㅠㅠ으허허헝 원식아ㅠㅠㅠㅠㅠㅠㅠㅠ늑대인간 원식이라니ㅠㅠㅠㅠ마지막으로 고백하고 죽는 장면 너무 안타까워요ㅠㅠㅠㅠ"우리는 죽더라도 우리의 sir에게 충성한다!" 여기서 완전 울컥ㅠㅠㅠ가슴 찡하더라구요ㅠㅠㅠㅠㅠ너무너무 잘 읽고 갑니당♥♥♥
10년 전
독자2
아 ㅅ슬퍼 뤈식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원식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웃으면서 죽어서 더 슬프잖이 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3
안돼ㅠㅠㅠㅠㅠㅠ식이 안돼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헐식아ㅠㅠㅠㅠㅠㅠㅡ안돼ㅠㅠㅠㅠㅠㅠㅠㅠㅠ웃으면서 죽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넌,ㅠㅠㅠㅠㅠㅠㅠ글로도 감동을 주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식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5
원식이는 정말로 누구보다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사람을 사랑했네요ㅠ_ㅠ 그렇게 말하는 다운이가 너무 애틋하고, 저도 보고싶다 말하는 택운이는 너무 안쓰러워요. 그리고 누구보다 꾹꾹 참아왔던 원식이가ㅠ.ㅠ 읽는 내내 소름 돋고 슬펐어요. 감정을 넘어서, 택운이는 평생 원식이를 생각할 것 같아요. 아마도 원식이한테는 더없이 행복한 일일 수도 있구요. 자기가 목숨 걸고 지킨 사람들이 평생 자신을 생각해준다면, 원식이는 정말로, 그걸로 충분히 만족할 것 같아서.
10년 전
독자6
늑대인가뉴ㅠㅠㅠㅠㅠ아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짝사라유ㅠㅠ진짜 슬픈 짝사랑을하고 떠났네요 원식이느뉴ㅠㅠㅠㅠㅠ아여운남아 마지막어쩔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슬퍼요작가니뮤ㅠㅠㅠ
10년 전
독자7
ㅜㅠ 다운이가 한말때문에...ㅜㅜ 눈물터졌어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어트케....ㅠ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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