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은 지금 떨려서 내장이 뒤틀린다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실제로도 학연은 정신을 빼놓은 형상으로 노트북앞에 앉아있었다. 시발 이게 꿈이야 생시야...?팬 사인회?어?팬 사인회?여기 온다고?응?그래!이 형이!내가!너네들 보러 달려갈게...꿈이야 생시야... 공식사이트에 올라온 팬 사인회 일정에 따르면,앨범을 산 후 제공되는 응모권을 가지고 추첨을 해 당첨되는 100명에게 사인을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이 됬다. 학연은 자신이 파산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 100명안에 들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거듭했다. 시발 내일이 응모다!난 할 수 있어! ********** 다음날,학연은 아침이 밝자마자 서점으로 향했다. 앨범을 사려 계산대에 가,자그마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빅스앨범 다섯장이요...포스터는 주나요? 네.아직 재고가 남아 있네요. 아하.네...안 구겨지게 여기 담아주실수 있으세요? 아...네. 인터넷에서 오프라인에서 앨범을 샀더니 포스터가 구겨져 슬펐다는 후기를 보고 지관통마저 챙겨간 자신을 이상한듯이 바라보는 직원을 애써 무시한 학연은 잠시 부끄러움에 몸서리쳤다. 우리 재환이 보려고 하는 짓인데,어쩔수 없지...하... 학연은 양 팔에 앨범을 들고,뿌듯한 마음으로 응모권에 인적사항을 채워나갔다. 제발 당첨되게 해주세요오...제바알...우리 재환이 봐야해! ************ 학연은 지금 응모권을 붙잡은 채로 두려움에 떨고있었다. 응모 마지막날,한시간 간격으로 서점에 전화해 응모인원을 알아보았고, 당첨자 발표가 삼십분 정도 남은 현 시점에서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다리만 달달떨고 있었다. 우리 재환이...재환이를 봐야해...우리 사랑둥이... 학연은 마치 마약 금단증세를 겪는것 마냥 불안해 하다가, 갑자기 울리는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소위 말하는 불알친구 민혁이었다. 야 차학연!요즘 죽었냐?왜 연락이 안돼? ...안그래도 죽을맛이야...흐어-. 왜?아 민경이랑 헤어졌다며?그것 때문에 그래? 미쳤냐...나 별로 안 진지했다니까.. 그럼?뭐가 문젠데? ...아니야아...됬고,무슨 일인데? 아니,지금 밖인데 술한잔 하자고!요즘 안본지 꽤 됬잖냐- ...시발 나보고 지금 술쳐먹고 있으라고?꺼져!끊어! 아 새끼가 지랄이야!ㅇ- 학연은 민혁의 전화를 매몰차게 끊었다. 흐엥.내가 지금 술이 넘어가냐구우...악!!!!어떡해!오또카지!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나는 될거야!왜냐면,응모자가 별로 없었으니까!없었...나?없었겠지?없어야해!헐 미안해얘들아...너희들 인기 많아지기를 바래야하는데 팬 사인회 응모자가 없기를 빌고있다니...형이 잘못했어!미안해!흐어엉... 학연은 자신의 자아가 분열되가는 것을 느꼈다. 내안의 나아닌 또다른 누군가... 이상황 에서도 빅스의 노래를 흥얼거리는 학연은,21세기를 이끌어갈 더할나위없이 훌륭한 덕후의 모습 그 자체였다. 1..0시다...10시야... 학연은 떨리는 손을 들어 인터넷 창을 켰다. 서점 사이트에는 벌써 팬 사인회 명단이 올라와 있었다. 후하후하...일단 심호흡을 하고.............헐.미친.시발??뭐죠?이게 제 이름인가요? 학연은 자신의 두 눈을 미친듯이 비볐다. 자신의 눈에 박히는 차*연.010-****-0630 이라는 글자. 엄마...제가...이재환을...우리 환이를...볼 수 있게 됬어요...어머니...모든 신 님들.제가 드린 기도 받아들여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학연은 떨리는 손을 들고 공식카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오모오모@.ㅠ저 팬싸 당첨됬어요! 오모오모 제가 당첨이 되다니ㅜ.ㅜ이제 재환이를 볼 수 있는거겠죠?별빛님들은 당첨 되셨나요?흐아 아름다운 밤이에요ㅜㅜㅜ조금만 기다리면 내일이오겠죠?빨리가라시간아ㅜㅜㅜ 글쓰기를 마친 학연은 '어머 저도요ㅜㅜ축하드려요!' 따위의 친절한 댓글을 기대하며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울리는 알림음에 답댓을 달러 가려던 학연은 당황했다. [리턴사유] 제목공지숙지부탁드립니다 :D - 별빛수다지기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