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너탄X 고등학생 전정국의 신혼일기 “야 탄소야.” “그거 들었어? 우리반에 복학생 오빠 온데” “복학생..?” “응. 아마 작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더랬지..?” “이번에 2학년으로 복학한다더라” ‘미국..유학...’ 어째 계속 불길한 예감이 드냐...... “자 조용!” 선생님이 들어오셨고 이내 선생님을 따라 앞서 친구가 말했던 복학생 오빠가 들어오는 듯 했다. “........”
“민윤기라고 합니다.” “아는애들은 있는지 모르겠는데, 작년에 우리학교 다녔어. 1년정도 미국 다녀왔더랬지..?” 선생님의 말에 “네.” 하고 웃으며 답하는 윤기였다. “그래. 가만보자..윤기는 어디에 앉으면 되려나..?” 하며 선생님은 민윤기가 앉을 자리를 살피는 듯 보였다. 제발... 내 뒤만 걸리지 마라.. “어! 저기 1분단 왼쪽 맨뒤에 앉으면 되겠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질 않더라.. 왜 하필 내 뒤야.. 원망어린 눈으로 선생님을 쳐다보다,
민윤기와 눈이 마주쳤다. ‘저표정.. 지금 나를 향하는거 맞지..?’ 망했다...날 봤겠지 “자리바꿀테니 우선 저기 앉자.혹시 눈이 나쁘다거나 앞으로 와야 할 상황이 있으면 바꿔줄”
“아니요. 좋아요 저 자리” 냉큼 답하는 윤기였다. 조용한 교실에 울리는 민윤기의 목소리. 그를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날보고 있었다 그런 나를 보며 살짝 웃는 윤기였다. 알 수 없지만, 심장박동이 빨라짐을 느꼈다.
“오랜만이다..?” 쉬는시간, 뒤에서 툭치는 손길에 뒤돌아 보니 민윤기였다 난 고개를 끄덕이곤, 앞을 보려 하였다. “와..서운하네...” “1년만에 만났는데, 나름 안녕? 정도는 할 수 있는사이 아닌가? 우리” “....” 머릿속이 새 하얘졌다. 어떤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오빠를 다시만났을때 아무렇지 않게 안녕을 외칠만큼, 그렇게 가벼웠던 일이 아니였어요 나한텐..’ 차마 뱉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민윤기는 모를테니깐..
“그래...뭐 말도없이 유학간 건 내 잘못이니깐” “그런거..” “아니예요.” “그래? 그럼 화날 이유도 없겠네..?” “잘됬다. 안그래도 나 밥먹을 사람 없는데 나랑 같이 먹으면 되겠네.??” “네..?” 이건 또 무슨 전개냐...
“너 표정 진짜 웃겨ㅋㅋㅋ” “뭘 그렇게 놀라냐..? 밥 먹는게 그리놀랄 일이야?” “아..그건 아닌데....”
“그럼 같이 먹으면 되겠네” 하며 말문을 막는 윤기에 고개를 주억거리고 말았다. 아씨..이게 아닌데... 그렇게 어영부영 점심시간이 왔고, 난 얼떨결에 같이 밥을 먹게 되었다. 물론 내가 동의해서긴 한데...
“미국에 있을때 이 쌈이.. 그렇게 먹고싶더라” 깨작깨작 먹는 나와 달리, 참으로 맛있게 먹는 윤기였다.
“너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는거 아니야?” 하며 입동굴을 활짝여는 윤기였다 어의없는 듯한 실소와 함께 고개를 돌리다, 밥을 먹으러 온 정국이와 눈이 마주쳤다
‘쟤지금, 나 피한거 맞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돌리고 자기 친구들에게 가는 정국이였다. 원래도 학교서 마주치면 막 반갑게 인사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건 아니잖아...
“뭘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봐.?” “네..? 아..아니예요” 정국이가 서있던 그자리를 한창동안이나 응시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정국이의 마지막 그 표정이 신경이 쓰였다.
“다 먹었으면 이제 그만 가자” “아..네”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며, 매점을 가자는 윤기에 거절을 하고 반에 올라왔다. 수업시간 내내, 급식소에서 정국이의 마지막 표정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야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오니, 정국이는 먼저 와있었다.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는 정국이에 다가갔다. “야 전정국”
‘또 저 표정이다’ “야”
“왜?” “니 뭐 나한테 화난거 있어?” “아까부터 왜계속 나 본체 만체 하는데..?” “민윤기 그 형이랑 왜 같이 있었는데?” “어..?”
“왜 같이 있었냐고.” “우리반으로 복학했어. 그오빠” “얼떨결에 그냥 같이 밥먹게 된거야. 나도 불편하다고” 안그래도, 복잡한 하루였는데 쏘아붙이는 정국이에 화가났다. “얼떨결에..?” “불편하면 거절하면 되잖아.” “왜 거절 안했는데..?” “그게 말처럼 안됬다고.” “가뜩이나, 스트레스 받는데, 니까지 짜증나게 하지마.” 결국은 또 정국이에 화를 내버렸다. 이럴 의도가 아닌데..말이다. 더이상 얘기 하다간 정말 싸움밖에 안날 것 같아, 나를 보고있는 정국이를 외면한 채 방으로 들어갔다. 씻고 나오니, 정국이는 없었다. 아마 또 약속있어 나갔겠지 하며, 침대 위로 누웠다. 정국이가 화난 건, 이해한다. 그 날이후 힘들어 했던 나를 위로해주고 다독거려준건 정국이였다. 내가 또 상처받을까.. 그저 친구로써 화가 난 듯 했다. 이미 복잡하고 심란한 마음이, 정국이가 나간 것 까지 신경을 쓰기엔 지쳤다. 그래서 그냥 신경을 끄고자 잠을 청했다. 새벽이 되어서야 정국은 집에 들어왔다.
“....” 한창동안 자고있는 탄소를 쳐다보다, 이내 거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