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김태형] 내 나이 19살, 내 남편 전정국 1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file2/2017/11/07/0/4/7/0479895cffad514d0aa0ea2fa89a74e4.gif)
내 나이 19살, 내 남편 전정국
W. 달감
13
"우와- 탄소야, 너 부자인가보구나? 명품을 이렇게 많이사다니!"
내가 들겠다고 했는데도 고집을 부리며 내 쇼핑백을 모두 든 김태형이 낑낑대며 내 옆에서 걸었다.
그 모습이 웃겨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럼 오빠는요? 오빠는 안어울리게 왜 이런 고급진 백화점에 있던거에요?"
"가끔씩 이런데 견학와서 부자 기분도 내보고 그러는거지. 근데 안어울린다고?!"
"하핫 농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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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니깐 훨씬 예뻐"
김태형의 기분좋은 눈웃음에 나도 같이 미소지었다.
함께 있으면 이 사람의 엉뚱하지만 밝은 기운이 나에게도 전달되게 하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백화점 밖 벤치에 나란히 앉았고, 김태형이 나에게 소프트콘을 건냈다.
"누가 울렸어?"
"..."
"전정국이지?"
내 눈을 바라보며 말하는 김태형에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눈을 피했다.
"나는 너 안울릴 자신 있는데 그냥 나랑 사귀자"
"싫어요."
"힝 역시 탄소는 매정해. 전정국이 그렇게 좋아?"
"... 그런가 봐요"
"질투난다. 그럼 전정국이랑 잘되게 도와줄게. 그거 하자."
"뭘요?"
"질투작전, 키스."
난 경악을 하며 입을 떡 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형은 실실 웃으며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농담이죠?"
"농담아닌데?"
"싫어요!"
"힝.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
나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고, 김태형은 또 기분좋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어이없는 말들을 늘어놓긴 했지만, 힘들었던 오늘 이렇게 웃게해주고 위로해주었음에 큰 고마움을 느꼈다.
우리는 그렇게 나란히 앉아 시시콜콜한 말들을 나누면서 아이스크림을 먹었고,
아이스크림을 다먹었을 때 해는 이미 져서 하늘이 어두웠다.
"너네 집까지 데려다줄게. 집 어디야?"
"... 집에 못가요"
"왜?"
"가족이랑 싸워서 집 나왔거든요."
"가족 누구? 엄마? 아빠?"
"..."
"아니면 남편?"
"네?"
"하핫 뭘 그렇게 정색해? 당연히 농담이지!"
나는 깜짝 놀랐지만, 김태형의 순수한 웃음에 단순한 장난이었음을 깨닫고 놀란 마음을 풀었다.
"그럼 어디로 갈건데?"
이하정네 집을 생각해보았지만, 그 팩트폭력만 하는 친구의 집에서 더 우울해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그렇게 싸워서 나와놓고는 연락 하나도 없는 전정국이 있는 집에 먼저 들어가기는 자존심상했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곰곰히 생각에 잠겼고, 김태형이 그런 나에게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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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갈래?"
"네?"
"나 혼자 살고, 우리 집 커서 방도 많아!"
나는 잠시 고민했지만, 지금 내가 갈만한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전정국 외에 다른 남자랑 한 집에서 자는 건 처음이었지만
전정국이 아니고, 좋아하는 남자도 아니기에 딱히 별 의미는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김태형이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다는 믿음이 느껴졌다.
'나는 딱 잠만 자고 오자' 라는 생각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이하정에게 다른 곳에서 잔다고 문자를 남긴 채 김태형을 따라 김태형네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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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혼자 사는 데 좋은 데 사시네요?"
"부모님이 미국 사시니깐 좋은 오피스텔 물려주고 가셨지."
정말 좋은 집이었다.
하지만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달콤하고도 낯선 향기가 느껴졌다.
김태형과 함께 있으면 항상 느껴졌던 향기였다.
"오빠 저 물 좀 마실게요."
"나 옷 갈아입고 나올테니깐, 냉장고에서 꺼내먹어."
낯선 향기에 불편함을 느낀 나는 문득 목이 말랐고, 김태형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냉장고 문을 열자 여러가지 색의 물병들이 놓여있었고, 난 물이라고 생각되는 투명한 물병을 꺼내 한 잔을 따라 마셨다.
상큼한 향이 나는 게 물은 아니었지만, 달달하고도 시큼해서 맛있었다.
너무 맛있어서 한 잔만 더 마셔야지, 라고 생각하고 계속 음료를 따랐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물병은 완전히 비어있었다.
"응? 뭐야? 왜 없지? 내가 이거 한병 다마신거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내가 이걸 다 마셨을리가 없지
물병이 스스로 자기 물을 비워버렸나봐
이런 나쁜 물병!"
나는 물병이 너무 괘씸해서 물병을 한 대 쥐어박았다.
그 때 김태형이 방에서 나오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문득 김태형에게 집에서 재워주는 거에 대해 고맙다고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김태형이 있는 거실로 향했다.
근데 자꾸 땅이 흔들리는 것도 같고, 모든 물건이 두 개로 보이는 것도 같았다.
"김태형! 고맙다!"
".... 탄소야 너 술 냄새나"
파자마로 갈아입고 소파에 앉아있는 김태형이 날 이상한 표정으로 올려다보았다.
나는 김태형의 '술냄새'라는 말이 웃겨서 키득거리며 웃다가, 문득 김태형의 다리가 너무 푹신푹신해보였다.
"오빠, 나 여기 앉아도 되요?"
"어디?"
"여기"
그리고 나는 김태형의 다리 위에 앉았다.
"아 여기 앉으니깐 좋긴 한데 팔 위치가 애매하다. 실례할게요."
난 김태형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아- 이제 편하다. 헤헤"
"탄소야"
그리고 내게 안긴 김태형이 평소보다 낮게 깔린 목소리로 날 불렀다.
"네?"
"너 남자집 이렇게 함부로 따라오면 엄청 위험해."
"오빠는 착한 사람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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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착한 사람 아니야."
내가 김태형을 안고 있어서 김태형의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평소에는 느낄 수 없었던 차가운 기운에 나는 살짝 놀랐다.
김태형은 말을 마치자마자 날 공주님안기로 안아올렸고, 침대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침대에 눕혀진 나는 이미 온 몸의 기운이 빠져버려 정신이 희미해져가고 있었다.
얕게 뜬 눈꺼풀 사이로 내 옆의 앉아있는 김태형의 얼굴이 가까워지고 있음이느껴졌다.
문득 나는 입술이 닿을까봐 걱정되었지만, 입술이 닿기 전 김태형의 얼굴이 멀어진 것을 보고나서야 내 눈은 완전히 감겼다.
김태형의 낮고 차가운 목소리만 희미하게 들려오는 듯 들려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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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니깐 딱 한 번 참아주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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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나 지금 다른 남자 집 침대에 누워있어.
낯선 향기가 가득해.
너 옆에서 잘 때는 항상 기분좋은 향기에 웃으면서 잠들었었는데.
나 지금 니 향기가 너무 그리워
근데 기억이 안나.
너무 그리운데 기억이 안나.
전정국, 보고싶어.
눈을 떴을 때, 내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꿈 속에서도 전정국을 보고싶어하며 울고 있다니 참 한심했다.
눈을 돌려 휴대폰을 바라보았지만 부재중전화는 0통이었다.
전정국은 이틀이나 외박한 아내가 하나도 그립지도, 걱정되지도 않나보다.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키려하자 머리가 띵- 하고 아파왔다.
그리고 문득 어제의 기억들이 머릿 속을 마구 스쳐지나갔다.
김태형과의 대화내용들은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지만,
내가 음료수 한 통을 다 먹고 취해서 김태형 다리에 앉았고 김태형이 날 여기로 안아서 데려온것까지만 기억났다.
나는 이불킥을 수십번 한 뒤에서야 씻고 옷을 갈아입고 방 문을 열고 나갔다.
"탄소야 잘잤어?"
앞치마를 매고 아침상을 차리고 있는 김태형을 보자 얼굴이 화끈해졌다.
김태형은 그런 나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물을 마시라고 했는데 술 한 병을 다 마셔버리면 어떡해? 제대로 취했더라"
"아... 진짜 죄송해요..."
"괜찮아, 엄청 귀여웠거든"
김태형의 밝은 미소에 나는 그제서야 안심을 하고 식탁쪽으로 다가갔다.
집밥 냄새가 풍겨왔고, 김태형이 잘 차려놓은 아침밥상이 있었다.
집에서는 전정국이 요리를 못하는 탓에 내가 항상 아침담당이었는데
누군가 나에게 아침밥을 차려주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괜시리 웃음이 나왔다.
"너가 뭘 좋아하는 지 몰라서 내가 좋아하는 걸로 만들었어! 어서 앉아."
나는 앉아서 따끈따끈한 밥과 된장찌개, 계란말이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웃으면서 숟가락을 들어 된장찌개 한 숟갈을 떠 입에 넣었다.
"오- 요리 좀 하시네요?"
"혼자 산지 좀 됐거든. 맛있다니 다행이다."
나는 계속 김태형이 해준 밥을 맛있게 먹었고
김태형은 뿌듯한 듯 계속 해맑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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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깐 우리 진짜 부부같다 그치?"
"..."
"내가 니 남편이면 너 정말 행복하게 해줄텐데."
나는 김태형의 말에 숟가락을 든 손을 무의식적으로 탁 멈춰버렸다.
전정국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아침밥을 매일 차려준데도, 아무리 다정하다고 하더라도 전정국이 아니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았다.
내 남편은 김태형이 아니라 전정국인데 여기서 내가 뭘하고 있나 싶었다.
여기는 내 자리가 아니다.
"집들어가기 곤란하면 그냥 오늘도 우리집에서 자고가"
"아니요."
"..."
"우리 집에 돌아가야겠어요."
나는 김태형을 향해 또렷이 말했고,
김태형은 잠시 나를 그대로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미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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