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편 : il mio ultimo amore
린 - 자기야 여보야 사랑아
"댕~댕~"
이탈리아의 아침을 알리는 종소리가 나를 깨워요. 왜 이탈리아냐고요? 저 지금 신혼여행 중이거든요.
"누구 남편인지 진짜 잘 생겼네."
눈을 뜨자마자 한 남자의 얼굴이 보여요. 아직도 조금은 어색한 호칭이지만, 제 남편이에요 이 남자가. 아기처럼 곤히 자고 있는 그의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봤어요. 밤에 함께 잠이 들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의 모습이 가장 먼저 보인다는 게 아직도 신기해요.
"으....."
그를 한참 바라보다 그가 깨지 않게 조심스레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아직도 허리가 찌릿찌릿하게 아파와요. 누가 상상이나 하겠어요? 아이보다 더 순수한 미소를 짓고, 이렇게 천사처럼 자고 있는 남자가 밤이 되면 그렇게 거칠게 변할줄? 어젯밤 일이 생각나서 얼굴이 조금 붉어져요. 바닥에 널브러져있는 속옷을 다시 챙겨입고 티셔츠랑 바지를 찾는데 침대 아래에 어제 그가 벗어놓은 그의 니트가 보여요. 괜히 장난끼가 생겨 내 옷 대신 그의 옷을 입어요. 잠에서 깨어 옷을 찾아다닐 그를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나네요.
허벅지를 조금 가리는 그의 니트를 훔쳐입고 방에 있는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내려요. 호텔이 아니라면 아침으로 이것저것 차려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아쉬워요.
"설탕이 어딨더....."
"옷이 어디갔나 했더니."
"벌써 깼어?"
설탕을 찾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나를 꼭 껴안아요. 남편이에요.
"잘 잤어?"
백허그를 풀고 내 몸을 돌려 자기와 눈을 마주치게 해요. 내가 그의 니트를 입고 있어서 바지만 입고 온 그가 귀여워 웃음이 나요. 잘 잤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볼을 쓰다듬어요.
"그럼 이제 내 옷 돌려 받아야지."
"응? 야야야야 너 뭐해!!!!!"
둘이 꿀 떨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경수가 갑자기 옷을 돌려 받겠다면서 니트 안으로 손을 넣어 니트를 벗기려 해요.
"안돼안돼안돼안돼 빨리 손 빼!"
"아 왜."
"오늘 많이 돌아다닐 거라며! 나 지금도 허리 아프단 말이야."
".....치이."
그동안 어떻게 참았대요? 아침부터 응큼한 짓 하려다가 내가 단호하게 막으니까 풀이 팍 죽어서는 입술을 쭉 내밀고 투덜거려요.
"....많이 아파?"
툴툴대다가 내가 허리 아프다고 말한 게 걸렸는지 잔뜩 걱정스런 표정을 하고 나에게 물어요. 나를 많이 걱정하는 그의 모습이 너무 예뻐서 웃으며 고개를 흔들고 그에게 내가 내린 커피를 건네줘요.
"으악.....설탕 못 찾아서 못 넣었는데 너무 쓰다...."
"괜찮은데?"
"넌 원래 설탕 잘 안 넣잖아. 으...이거 어떡하지 버리기 아까운데."
"내가 달달하게 만드는 방법 아는데."
"뭔데?"
"일단 한 모금 마셔봐."
한 모금 마셔보라는 그의 말에 쓴 커피를 한 모금 넘겨요. 그랬더니 식탁에 마주 앉아 있던 그가 일어나 나에게 오더니 부드러운 키스를 해요.
"달달하지? 완전 달콤해서 미치겠지?"
키스를 하고 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에 나도 그를 따라 크게 웃어요.
"응. 완전 달달해서 녹을 것 같아."
"우와 진짜 예쁘다!!!!"
호텔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은 우리는 경수가 짠 일정대로 베네치아 곳곳을 돌아다녔어요. 경수는 아버지가 요리사셔서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초등학교시절을 보낸 덕에 이탈리아어를 엄청 유창하게 구사해요. 덕분에 가이드 없이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신혼여행을 즐기고 있어요.
"우와~우리도 여기다 뭐 쓰고 가자!"
"그럴까?"
점심을 맛있게 먹고 나오는데 식당 출구 옆 벽에 손님들이 남기고 간 사진과 낙서들이 내 시선을 끌었어요. 뭐든지 쓰는게 남는거라고, 서양의 언어들로 가득 차있는 벽에 꼬물꼬물 한국어로 흔적을 남겨요.
' 2014. 03. 04. 경수♡징어 우리 결혼했어요~'
"잘썼다 그치!!!"
"유치하게 그게 뭐냐~"
기껏 힘들여서 썼더니 경수가 그런 나를 비웃으면서 내 낙서 옆에 이탈리아어로 뭔가를 끄적여요. 인정하기 싫은데 내 거보다 훨씬 예뻐요. 흥.
'il mio ultimo amore'
"이게 무슨 뜻이야?"
"비~밀"
"그런게 어딨어!!!"
"나중에 알려줄게."
"치이......"
"빨리 나가자~너 빨리 안 오면 두고 간다!"
"아 같이가!!"
뜻을 알려주지 않아서 뾰루퉁해져있는 나를 두고 경수가 식당을 재빨리 빠져나가요. 나 길치장애 9급인거 알면서 저럴 때는 남편이지만 정말 한 대 치고 싶어요. 그래도 식당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그에게 다가온 내게 장난이라면서 입술에 쪽 하고 뽀뽀 해줬으니 봐줄래요.
"그럼 오늘 일정은 끝난거야?"
"아니. 아직 제일 중요한게 남았어."
"제일 중요한거?"
"응! 저~기 저거 보여?"
경수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바라보니
'l'ultimo ballo di fine anno'
라고 적혀있는 대형 현수막이 보여요.
이탈리아어라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혹시 영어가 써져있나 두리번대는데
'The Last Prom'
이라는 영어가 보여요.
"마지막 무도회?"
"응. 오늘이 베네치아 카니발 마지막 날이잖아~그래서 산 마르코 광장에서 가면무도회한대."
사실 우리가 이탈리아,그것도 베네치아로 신혼여행을 온 이유는 딱 하나였어요.
바로 '베네치아 카니발'.
다양한 가면들과 화려한 옷들, 문화행사들이 가득한 이 축제 기간이 우리 신혼여행 날짜랑 딱 겹쳤거든요.
"우와우와!!!"
"마지막 날이라서 가면이랑 드레스 대여도 공짜래~"
"대박!!!"
"그니까 우리도 옷 빌리고 가면 쓰고 거기 가자. 지금부터 가게 돌아다녀서 빌리고 입고 하면 시간 딱 맞을거야."
"그럼 우리 내기하자!"
"응? 무슨 내기?"
"지금부터 따로 흩어져서 옷이랑 가면 빌린 다음에 광장에서 만나는거야! 거기서 누가 더 빨리 알아보나 내기하자!"
"사람 엄청 많을텐데?"
"왜에에? 자신 없구나?"
"내기에서 이기면 뭐주는데?"
"음...소원 들어주기!"
"콜."
그렇게 우리는 무도회 시작 시간에 광장에서 보기로 해요. 경수가 이탈리아어를 전혀 모르는 나를 엄청 걱정했지만, 바디랭귀지에 일가견이 있는 나는 걱정 말라며 씩씩하게 거리를 나섰어요. 산 마리노 광장까지 못 찾아올까봐 길찾기 앱에, 호텔까지 오는 방법에 온갖 잔소리를 다 듣고 나서요.
나름 자신 있었는데, 또 길을 잃었어요. 계속 같은 곳만 빙빙도는 느낌이 드는데 어떻게든 루트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좁은 골목으로 들어갔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초조하게 가게들을 찾아다니는데 구석에 있는 작은 드레스와 가면 가게가 눈에 띄어요. 그 묘한 이끌림에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인심 좋아보이는 주인 할머니가 인자한 웃음으로 나를 반겨주세요. 나도 웃음으로 답례를 하고, 오늘 가면무도회에 대한 소개가 적혀있는 팜플렛을 할머니께 내밀어요.
그럴 줄 알았다는듯이 할머니는 말없이 나를 가게 안쪽으로 이끌어요. 밖에서 봤을 때는 참 작았는데, 안쪽 깊숙히 들어가니 예쁘고 화려한 드레스와 가면들이 어마어마하게 늘어져 있어요.
"우와....."
탄성을 내지르며 이 드레스, 저 드레스를 살피는데 주인 할머니가 잠깐 기다리라고 영어로 말씀하시고 어느 방으로 들어가시더니 웬 상자를 들고 나오세요.
"아가씨한테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이거 입어봐요."
이탈리아 억양이 섞인 영어로 할머니가 나에게 드레스를 건네세요. 은은한 핑크빛이 도는 튜브탑 드레스인데 장미를 모티브로 만든 드레스인 것 같아요.
"너무 예뻐요!"
딱 보기에도 너무 예뻐서 냅다 탈의실에서 드레스를 입고 나왔는데, 정말 너무너무 예뻐요. 할머니도 그럴줄 알았다면서 환하게 웃으시며 드레스에 어울리는 핑크색 가면을 내게 내미셨어요.
"30년 전에 죽은 내 딸을 위해 만들었던 드레스에요. 그 아이가 너무 일찍 세상을 등져서 이 드레스를 입을 기회가 없었는데, 아가씨 분위기가 내 딸이랑 너무 닮아있네요. 그 아이 대신 나를 위해서 예쁘게 입어주겠어요?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이라서 지금 입어도 아주 예쁠거에요."
웃으며 말씀하시는데 할머니 눈가에 고인 눈물이 보여요.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가슴에 맺혀있는 그 상처가 너무 안타까워서 할머니 손을 꼭 잡고 약속을 해요. 예쁘게 입겠다고. 정말 아끼면서 예쁘게 입겠다고.
가면무도회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아서 가게에서 그대로 드레스를 입고, 구두를 신고, 가면을 쓰고, 머리를 매만진 다음 할머니가 알려주신대로 산 마리노 광장으로 향했어요.
벌써 광장 주변을 가면을 쓴 사람들이 가득 메웠어요.
어렵게 어렵게 산 마리노 광장 중앙으로 들어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거기다 전부 가면을 쓰고, 드레스와 각종 코스튬을 입고 있어서 하나도 구분이 되지 않아요.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내 앞에 와서 허리를 숙이면서 손을 내밀더니
"Vuoi aggiungere danza?"
하고 이탈리아어로 말을 해요. 그의 말을 듣자마자 내 입이 귀에 걸려요. 내가 참 사랑하는 남자의 목소리에요.
같이 봤던 이탈리아 영화에서 봤던,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서 같이 춤을 추자고 청하던 그 한 장면처럼 나도 그의 손을 잡고 말해요.
"sì."
"한국분이시죠?"
음악이 흘러나오고, 짝을 찾은 커플들이 넓은 광장 중앙에서 춤을 추기 시작해요. 황실 사람들이 입을 법한 연미복을 차려 입은 그를 보니
괜한 장난끼가 생겨 내가 그를 처음본 것처럼 말을 걸어요. 내 말에 가면 틈새로 보이는 그의 눈이 반달처럼 휘어져요.
"네. 어떻게 아셨어요?"
"척하면 척이죠. 혼자 오셨어요?"
"아니요. 한 여자랑 같이 왔어요."
"아 정말요? 애인?"
"아니요. 부인이랑요."
"우와 그냥 듣기만 했는데 엄청 미인이실 것 같네요."
내 자화자찬에 경수가 하하하 하고 크게 웃어요.
"엄청 예뻐요."
"또 어떤데요~?"
"엄청 칠칠맞아요. 바로 앞에 설탕이 있는데 못찾고 쓴 커피를 마시고요, 어찌나 길을 못 찾는지 볼 때마다 불안불안해요. 오늘도 혼자 있을 때 분명 엄청 헤맸을 거에요."
"......"
"그리고 내가 해준 음식을 정말 잘 먹구요, 아기처럼 맑게 웃어요."
"......"
"다른 여자들이랑 다르게 평소에 엄청 안 꾸미고 다녀요. 그래서 못생겼다고 놀리는데 가끔 그게 진짜인줄 알고 엄청 힘줘서 꾸밀 때가 있어요. 그런데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왜요?"
"너무 예뻐서 숨이 턱하고 막히거든요. 사실 지금도 그래요."
경수의 말에 내 얼굴이 붉어져요.
"혼자 오셨어요?"
"아니요. 저도 남편이랑 왔어요."
"엄청 잘생겼겠네요. 키도 크고."
나를 그대로 따라하는 경수 때문에 나도 경수처럼 크게 웃어요.
"너무너무 자상한 남자에요. 내가 무심코 했던 한 마디, 한 마디를 절대 놓치는 법이 없고, 덜렁거리는 나를 항상 옆에서 챙겨줘요."
"....."
"웃을 때는 하트입술이 되는데, 내가 태어나서 지금껏 본 사람들 중에 가장 예쁘게 웃어요. 근데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도 내 남편이 웃는 모습이 제일 예쁠 것 같아요."
"...."
"내가 장난스레 어깨 좁다고 많이 놀렸는데, 언제 그렇게 운동을 열심히 했는지 이제는 그런 말 안 나올정도로 넓어졌어요. 그래서 그 어깨에 기대고 있으면 하고 있던 잡생각도, 걱정도 그냥 다 사라져요. 깨끗하게."
"...."
"그리고 안 어울리게 엄청 응큼해요. 깜짝깜짝 놀란다니까요?"
내 말에 경수가 씨익 웃더니 갑자기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 막 달려요. 놀란 내가 드레스자락을 붙잡고 같이 달리면서 어디 가냐고 묻는데 대답없이 마냥 달려요.
"하...하....여기...여기 어디...ㅎ....아 숨 차...."
"리알토 다리야."
"리..리..뭐?"
"리알토 다리."
리알토 다리라고 말하고 혼자 아련하게 곤돌라가 다리 밑으로 지나가는걸 바라보다가 내가 숨을 헐떡거리고 있는걸 보고 아차했는지 내 등을 토닥여줘요.
"괜찮아?"
"이렇게 말 없이 뛰면 어떡해! 더군다나 난 드레스에 구두 신었는데!!!!"
"미,미안..."
가면 때문에 얼굴이 입밖에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그가 엄청 미안해하는게 보여요. 그런 그 때문에 힘든데 웃음이 나고 잠깐 화 났던게 사르르 녹아요.
"여긴 왜 온 거야?"
"말해주기 전에 우리 예쁜 마누라 얼굴부터 봐야지."
경수가 자기 가면을 벗더니 내 가면을 벗겨요.
"진짜 예쁘다. 우리 마누라."
경수가 내 볼을 쓰다듬으면서 말해요. 괜히 설레고 부끄러워서 눈도 못 마주치고 이리저리 눈동자만 굴리는데, 경수가 옛날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 풀어내요.
"나 어렸을 때, 여기서 한 커플이 얘기를 하는 걸 들었어. 난 친구들 기다리는 중이었거든."
"...."
"막 자기들끼리 이것저것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여자가 '당신한테 나는 뭐야?' 하고 묻는거야."
"...."
"그랬더니 남자가 웃으면서 'il mio ultimo amore' 라고 말했어. 그랬더니 여자가 정말 행복한 표정이 되더라. 그러더니 둘이 키스를 진하게 하더라고."
"...."
"근데 생각해보니까 그 남자가 한 말이 정말 멋있는거야. 그래서 결심했지. 나도 언젠가 커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나와 평생을 같이할 여자를 만나면 꼭 이 다리 위에서 그 말을 해주겠다고."
내 볼을 계속 쓰다듬으면서 그 얘기를 하는데, 경수가 들었다는 그 말이 아까 식당에서 그가 적었던 말이라는 게 생각나요.
그가 나에게 이 말을 정말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또 그게 너무 궁금해서, 나도 그가 말한 그 여자처럼 물어요.
".....당신한테 나는 뭐야?"
".....il mio ultimo amore."
"...."
"내 마지막 사랑."
오글거리는 말 참 싫어하는 난데, 그가 나지막하게 말하는 그 한 마디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져요.
그리고 소년이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마음 속에서 아껴왔던 그 한 마디가 나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에 눈물이 나요.
"내가 이겼으니까 소원 말해야지."
"뭔데?"
소원이라는 말에 조금 긴장하면서 그의 눈을 바라봐요.
"분명히 살다보면 많이 싸울거야. 연애하던 시절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둘씩 보이면서 실망하게 될지도 몰라."
"...."
"엄청나게 힘든 시기도 겪겠지. 여러모로."
"...."
"그래도 우리, 서로 잡은 손 꼭 놓지 말고 같이 헤쳐나가자. 너랑 나 닮은 아기들도 많이 낳고, 그 아이들이 커 가는 거 보면서, 작은 것들에 감사하면서, 우리 그렇게 예쁘게 살자."
"...."
"그게 내 소원이야. 서로 잡은 손 놓지 않는거. 어떤 일이 있어도 함께 하는거."
"...."
"재벌처럼 돈을 많이 벌어줄수도, 의사 와이프, 판사 와이프 같이 어깨에 힘들어가는 명예를 줄 수도 없지만,"
"...."
"세상에서 누구보다 사랑받는 아내가 되게 해줄게. 우리가 땅에 묻히는 그 순간까지. 아니 죽어서도."
그가 덤덤하게 말하는 고백에 고여있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요.
그가 울지 말라고 눈으로 말하면서 내 볼의 눈물을 닦아요.
"고마워. 나같이 많이 부족한 놈한테 시집와줘서."
"...."
"그리고 정말 많이 사랑해."
정말 행복하다는 게, 너무 행복해서 무섭기까지 하다는 게 이런 감정이구나 싶어요.
나를 지긋이 바라보면서 사랑한다 말하는 그가 너무 고맙고, 너무 예뻐요.
그래서 그의 품에 기대 그를 꽉 안으며 말해요.
"나도, 나도 정말 많이 사랑해."
"...."
"고마워. 여러모로 부족한 나라는 여자를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사랑해줘서."
그가 나를 안고 있던 팔을 풀고 내 얼굴을 들어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나에게 진한 입맞춤을 해요.
그의 말처럼
늘 행복만 넘치는 결혼생활이 되지는 않겠죠,
싸울 때도, 서로가 미울 때도, 실망스러울 때도 있겠죠.
그렇지만 두렵지 않아요.
언제나 그가 내 옆에 있을 걸 알기에,
우리가 잡은 두 손을 절대 놓치 않을 걸 알기에.
언제나 서로가
서로의 마지막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늘 사랑하고 있을 것이라는 걸 알기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베니스카니발 사진 몇 장!
*이건 리알토 다리!
내사랑 암호닉♥
새우깡 오리곡이 포티세븐 바닐라라떼 됴큥 포스터 고기만두 요지 애니 꽃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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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 냥냥 모카 햇살 소희 몬스터U 송이 낄룩이 키드오 빚쟁빚쟁 유자차 가글 프라다 매미 마지심슨
내일 못 들어올 것 같아서 오늘 올려요!
다들 설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설 연휴 끝나는 것도 슬픈데 더 슬프게 해드리면 안 될 것 같아서 달달한 신혼부부썰로 데리고 왔어요~
마음에 들어하셨으면 좋겠네요!ㅎㅎㅎㅎ
저번편 답글은 지금 시간이 없어서ㅠㅠㅠㅠㅠ
다음에 이 특별편이랑 같이 달을게요~
미안해요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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