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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나야 전체글ll조회 258

01

 

 

 

 


눈이 마주치고 우리는 둘다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정적속에 나는 도둑에게 물었다.

 

"도둑이지?"

 

내 말에 도둑은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휘휘 저었다. 도둑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에게 다가왔고 나는 들고 있던 후라이팬을 앞으로 휘저으며 눈을 꽉 감았다. 괜히 겁 많은 내가 오늘만큼은 부끄럽고 또 부끄러웠다. 곧 후라이팬은 누군가에 의해 멈췄고 살며시 눈을 떴을 때는 후라이팬을 잡은 채 무표정으로 날 보고 있는 도둑이 보였다. 나는 후라이팬을 확 잡아당겼고 도둑은 그런 내게 지지않으려는 듯 인상을 잔뜩 찡그린채 후라이팬을 잡아당겼다.

 

"뭐하는 짓이야?"

 

도둑은 아무말도 없이 자꾸 후라이팬을 잡아당겼고 나는 졌다는 셈으로 후라이팬을 넘겨주고는 허리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도둑은 뭐가 웃긴지 풉 비웃었고 나는 뻘쭘함에 허리에 올렸던 손을 슬그머니 내렸다. 딱 봐도 나쁜짓 할 애는 아닌 것 같은데. 아니야, 혹시 몰라. 나는 혹시나 저 순한 얼굴 뒤에 숨겨져 있을 비밀에 긴장한 채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여기 집 되게 좋다."

 

도둑이 내뱉은 말은 뜻밖이었다. 도둑은 들고 있던 후라이팬을 책상 위에 올려 놓은채 이리저리 기웃거렸고 나는 도둑이 책상 위에 놓은 후라이팬을 조심스레 들며 도둑의 뒤를 따랐다. 도둑은 무슨 생각인건지 화장실까지 들어가보고 나서야 바닥에 아무렇게나 깔아져 있던 이불위에 털썩 누웠다. 그리고는 말했다.

 

"나 여기서 살면 안되?"

 

"뭐?"

 

"방세 밀려서 쫓겨났단 말이야."

 

불쌍한 표정을 지어보는 도둑에 모습에 나는 허- 어이없는 숨을 내뱉었다. 도둑은 곧 이불로 자신의 몸을 돌돌 말더니 그대로 벽에 착 달라붙었고 나는 그런 도둑을 발로 차며 말했다.

 

"야 너 경찰서 가면 끝이야. 너 우리집 털려고 그랬잖아."

 

"내가 언제. 나는 그냥 너무 추워서 그랬는데."

 

뻔뻔한 도둑의 말에 나는 주위를 둘러 아까 던졌던 학생증을 찾았고 곧 학생증을 집은 채 도둑에게 내밀어 보였다. 도둑은 아무런 관심 없다는 듯 이불 안에서 꿈틀꿈틀 거렸고 곧 나는 후라이팬으로 도둑의 머리를 한 번 꽝 내리쳤다.

 

"아악! 사람 죽일 일 있어?!"

 

도둑은 짜증난다는 듯 인상을 잔뜩 찡그린채 몸을 웅크려 머리를 만지작 거렸고 나는 다시 한 번 도둑의 눈 앞에 학생증을 갖다대며 말했다.

 

"너 이거 범죄야!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되?"

 

"아, 내가 뭘 해주면 되는데."

 

"뭐?"

 

도둑은 곧 짜증이 난 듯 이불에서 벗어나오며 나에게 말했고 나는 도둑의 뜬금없는 말에 멍하니 도둑을 바라보았다.

 

"진짜 방세 없어서 쫓겨났어. 오늘 잘 곳도 없단 말이야."

 

"그건 네 사정이지."

 

"그럼 오늘 하루만."

 

짜증 가득 하면서도 간절해 보이는 도둑의 표정에 나는 잠시 멈칫했다.  그렇게 나쁜애는 아닌 것 같은데. 나는 후- 한숨을 쉬며 조용히 학생증을 도둑에게 건냈다. 도둑은 내가 건넨 학생증을 보고는 환하게 웃었다. 나름 착한 내 모습에 뿌듯해하고 있을 무렵

 

"고마워!"

 

도둑이 날 껴안았다.

 

 

-

 

 

"에엑? 이런걸 입으라고?"

 

도둑은 내가 준 반바지와 하얀 반팔티를 보며 말도 안된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나는 그런 도둑의 모습에 "뭐, 그럼 나가던가." 라고 대꾸해주고는 윗옷을 벗어 던진 채 바닥에 있던 파란색 티셔츠를 집어들었다.

 

"야!"

 

"뭐? 야?"

 

"내가 파란색 입을래."

 

뭐야, 얘는. 나는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도둑을 한 번 쳐다봐 주고는 파란색 티셔츠를 도둑에게 던졌고 도둑도 나와 마찬가지로 티셔츠를 휙 던져놓고는 신이 나서는 파란색 티셔츠를 집었다. 역시 어린게 좋은거다. 저런거 하나에 저렇게 좋아하는 거면. 나는 내 나이에 절망감을 느끼며 바닥에 떨어져 있던 하얀색 티셔츠를 들었다.

 

"야."

 

"너 호칭부터 바꿔. 나랑 너랑 10살이나 차이나."

 

"나보다 키도 작고 배도 나온 주제에 무슨."

 

나는 울컥 차오르는 감정을 애써 누른 채 가만히 도둑을 째려보았다. 도둑은 내 눈빛을 눈치 챈건지 이불에 떡하니 누워서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우리 공주님. 여기 누우세요."

 

저 개새끼가.

 

 

 

-

작가말

-

 

첫 작가말이네요.

참 1편 써놓고 보니깐 이건 뭐 거의 막장이 따로 없네요.

 

뭐..제가 쓰는 팬픽은 막장의 재미로 보는거니깐요.

예쁘게 봐주세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헐 조으다조으다ㅜㅜㅜㅜㅜㅜ 뒷얘기가 기대가되어요!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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