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지만 그 사람을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한다.
누군지도 모른 채, 그 사람이 쓴 글을 보고서 자그마하게나마 행복을 느꼈었다.
그 사람이 쓴 글을 내가 겪는 것 마냥 상상하기도 했었고, 슬플때는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질 때도 있었고, 기쁜때는 괜시리 내가 기분이 좋아져서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간 적도 있었다. 그리고 화가 날 때는, 괜히 또 내 머리가 아파오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리고 익명에서 그 사람을 보고 싶다며 글을 올릴 때는 아무도 내 글에 대해 말을 해주지 않아도, 위로도 무엇도 해주지 않아도 난 상관 없었다.
그저 누군가가 내 글을 봐준다는 것도 좋았다. 그 사람이 혹시라도 봐줄지도 모른다는 자그마한 기대감도 있었을것이다.
결과적으로는 그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날 단 한번도 봐 준적도 없었다. 아니, 몇 번은 봐줬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는 채, 그저 반복 될 뿐 이었고 이젠 그 마저도 불가능 한 상태에서 난 그 사람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이젠 멀어져 가는 듯 하다.
얼굴도, 이름도, 무엇도 모르는데 그 사람이 그립다고 외쳐본들 누가 알아채고 알려줄까.
결국에는 꼬인 실을 발견하고 더욱 더 멀게만 느껴지는데.
그저 나 혼자만 좋아하고 나 혼자만 기뻐하고 나 혼자만 슬퍼한 꼴 인데.
그저 그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그 사람이 쓴 글이 무엇이던 난 그저 좋은데.
몇 번이고 읽어보고 되새기고 잠이 들 때 상상을 해 보는 자그마한 행복도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