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 난 괜찮다니까."
솔직히 괜찮을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게 어디가 괜찮아. 나 같아도 날 평생동안 원망하고 저주할텐데.
그 아이에 말에 난 더욱 그 때의 선택을 후회했다. 난 왜 그런 짓을 했는가, 더 크게 돌아와 날 몇 년이 지나도 괴롭히게 만든 그 일을. 눈물은 또 다시 끝없이 흐르기 시작했고, 난 아이 마냥 철없이 울기 시작했다. 날 미워하라고, 저주하라고 죽일 듯이 네가 미웠다고 말하라고.
이제는 하도 울어 이젠 숨이 막혀 컥컥거리며 아파오는 목을,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못하는 목을 괜히 원망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하루종일 꽥꽥대며 울 것 같았던 감정이 어느정도 진정이 되고, 이젠 흘릴 눈물도 없는, 눈이 누군가가 찌르듯 아프고 충혈 된 눈으로 휴대폰을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끊어졌다고 생각한 전화를 향해 갈라진 목소리로, 다른 사람은 듣지 못할 작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혼자 내버려둬서 미안해."
라고. 이젠 돌아갈 수 없는, 내가 살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다른사람이 잘못한 거라고 생각한 병신같은 그 때를 저주하면서. 그리고 그 순간, 끊어진 줄 알았던 휴대폰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말 안해도 괜찮아."
그리고 그 순간 난 꿈에서 깨어났다. 분명히 꿈이었을텐데도 난 일어났을 때, 숨을 가빠르게 내쉬었고 또 목과 눈이 아팠다. 펑펑 운 사람 처럼.
난 그 아이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떠올랐다. 그 말은 무슨 의미였을까, 순전히 날 용서하고 한 말이었을까. 너무 원망스러워서 그런 말 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한 말이었을까. 넌 나를 지금 어떻게 생각할까. 이것 저것 복잡한 생각들이 날 몇 분동안 지배하던 중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고, 그 생각은 내 머리속에 그렇다고 단정지었다.
그 아이를 홀로 두고 방관했던 그 때는 나를 몇 년이 지나도 날 괴롭힐 것이라고.
그리고 몇 번이고 꿈에 나타나 그 때를 선명하게 각인 시키기 위해 날 찾아올 것이라고.
난 또 다시 쫒길 것 이다.
죄책감과 미안함, 그리고 원망이 뒤 섞인 꿈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