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성열아- 이성열!"
"으앗! 김명수 놀랬잖아!"
"성열아- 이성열!"
"뭐야, 왜 또 불러."
"성열아- 이성열!"
"야 무표정하게 막 그러지마. 무서워."
"성열아- 이성열!"
"성열아-"
"성열아-!"
"성열아- 이성열!!"
#
"하.. 하아.. 하아.. 하..!"
성열은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악몽이었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꿈, 하지만 갈수록 더욱 더 커져가는 나약한 두려움.
"하아... 김명수.. 명수야.."
똑같은 표정의 김명수가 똑같은 낱말을 반복하여 말한다.
꿈 속의 명수지만 사랑했던 사람이 미치광이처럼 지껄이는 거,
보기 싫다.
날 째려보는 듯 하지만 시체처럼 멍한 그 눈빛.
눈을 감으면 무한한 칠흑 사이로 꿰뚫어보는 것같았다.
"명수야.. 명수야 어딨어어.. 흐.."
무섭다.
무서워 죽겠는데, 늘 달려오던 명수가 보이질 않았다.
이 망할 꿈에서 깨어나고 자연스레 내 입에서 불려지던 명수가, 눈앞에서 날 달래주던 명수가 이상하다.
명수도 없는 이 와중에 지랄스럽게도, 옆에서 무엇인가가 흔들댄다.
목 매 죽은 귀신이 달랑달랑거리는 것 같은 환각이, 살짝 곁눈으로 보이는 듯했다.
용기내서 옆으로 돌아 봤다.
근데 귀신이 아니다.
그건 목매달아 죽은,
아니,
명수가 죽었을 리가 없잖아.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그러니까 저건 밧줄.
저건 명수.
저건.
...그러니까 저건,
"아아아아악-"
저게 뭐야,
"아악- 흡.. 흐아악.. 아악.. 흐.."
너, 내가 힘들어 해도 옆에서 지켜준다며.
"아악... 아아아- 김명.. 김명수...!!! 김명수!!! 흐아아- 명수야!"
꿈이야.
"하아- 흐으.. 명수야..!"
꿈이여야만 해.
다, 모조리.
"김명수!!!!!! 김명, 김명수..!! 김명수 어디갔어어!!!! 김명수!!!!! 흐으아아아악!!! 어디갔어!!! 어딨냐고!! 아악..!!!"
#
*명수시점
우리는 왜 잔인하게 갈라져야만 했을까...?
왜 하필이면 그 죽음으로 잇닫는 생이별이 나와 성열이를 향한 것 이었던걸까.
성열은 선천적으로 병을 앓았다.
희귀병이라며 나와 말을 피하던 의사가 해줬던 말,
성열은 시한부라고.
당연하지만서도, 성열은 그에게 닥친 매서운 시련을 겁내었다.
곧 찾아오는 예정된 죽음이 주어진 시간안에 들이닥치는 그 급한 마음때문이었는지,
성열은 내게 온힘을 다해 매달렸다.
어디서나 자신을 지켜달라고.
언제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까 내 끝을 지켜줘- 라며 울었다.
입술을 떨면서 참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어느샌가 내 품 속에서 서글프게 울고 있는 이 이성열이라는 작은 아기새를 가둔 이 현실이라는 새장이.
곧 산산조각날 작은 세상과 그 행복 안에서 오직 나에게만 의지하던 아기새를 천천히 조여갔다.
그러니까 이성열, 내가 너 지켜줄게.
내가 너 꼭 지켜줄게.
근데 내가 이기적이라서, 너 지키려다가 너 마음이 부서질 수도 몰라.
다짐은 이루어졌다.
성열의 행복은 생명과 맞바꾸어졌다.
#
"김명수."
"우으.. 성열이야..?"
"이성열 아니다. 일어나."
"..뭐야."
그 때 일어난 내게 보인건 새하얗고 긴 옷을 입고,
까실까실한 천을 얼굴 주위에 두른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겠는 사람, 아니 생명체였다.
"누.. 누구세요?"
"이성열 새끼 살리러 온 새끼에요-"
여리여리한 얼굴과는 다르게 새끼새끼 거리고 거슬리네.
"도둑? 저희 부자아니에요. 다른 집 가요."
"씨이발! 도둑이 뭐 이런 옷 입냐? 앙? 야이 미친 김명수 새끼!"
"아 그럼 누군데! 나보다 어려보이는게!"
"나이는 니놈보다 어려도 살아온 건 내가 더 많거든 이 버러지야?!"
"아 누구냐고!"
"이성종인데 불만있냐 새끼야?"
내가 꿈을 꾸는 건가-
정신은 몽롱해죽겠는데 이 지랄대는 귀찮은 이성종이란 건 뭐지.
아니 애초에 말을 이해 못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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