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dina Menzel - Let it go ♪
"잭!"
"아, 왜, 뭐."
"내가 애들 좀 그만 데려오랬잖아!"
항상 이렇다.
내가 능력을 조절할 수 있게 되고 아렌델에 평화가 찾아오고 난 뒤,
어쩌다 잭 프로스트와 인연을 맺게 되어 현재 연인이 된 상태이다.
누가 먼저 고백했냐고? 누가 먼저 했달 것 없이, 그냥 자연스럽게 사귀게 되었다.
감흥없는 '사귈까?'도 고백이었다면 그래, 잭이 먼저 한 거겠지만...
가끔 왕궁에서 안나와 크리스토프를 마주칠때면 배가 아프기도 한다.
이제는 뭐... 그냥 그러려니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들을 데려와서 나보고 놀아주라는건 너무하지 않은가!
"아 진짜 마지막으로 딱 한번이라니까?
나 못 믿어?"
"맞아요 누나! 놀아줘요! 마법! 슝슝 하고!"
"너에겐 마지막이라는 의미가 대체 뭐야!
다음번에도 또 부탁해 아냐? 네 맘대로 단어 뜻 따위 정의하지 말란 말이야!"
"에이 누나, 왜그렇게 화내요? 와, 땅이 언다. 스케이트 타게요?"
평소엔 능력을 조절할 수 있지만 화가 나면 제 맘대로 발길이 닿는 곳마다 얼어버린다.
잭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어떡하지'라는 얼굴이다. 저건 필시.
땅이 얼어가기 시작했다는건 내가 정말로 화났다는 의미일테니까.
"아니, 엘사... 그러니까..."
"그러니까는 무슨! 이런식으로 자꾸 날 베이비시터로 부려먹을생각이면 집어치워!
당장에 헤어지자고! 이딴 연애따위!"
"에이, 누나 왜그래요? 형 당황한거봐요."
"넌 조용히 햇!"
내가 정말 화가 났다는것을 눈치챘는지, 조용히 입을 다무는 제이미다.
이내 잭과 나를 번갈아보다가 내 치맛자락을 조용히 당긴다.
"정말 내 마음을 모르겠어?"
"무슨 마음? 나를 애인이라는 이름으로 부려먹는 노동꾼이라 여기는 네 마음?"
"아니, 바보야."
헛기침을 큼큼, 하더니 지팡이를 제이미에게 맡기고 날 꼭 안는 잭.
놀란 마음에 밀쳐내려 하기 전에 귓속에 자그맣게 속삭인다.
"우리 아기 키우는거 예행연습하는 중이잖아."
"아니... 그..."
"우리 아기도 분명 제이미처럼 어릴 때가 있을거라고."
"와! 누나! 임신했대요! 얼레리꼴레리!!!"
"그럼. 아가야 거기 잘 있니?"
이상한 소리를 하며 내 배를 쓰다듬는 잭이다.
만진다는 생각보다 먼저 드는건, 뱃살!
"왁! 만지지마!"
"왜, 여보~"
"아니... 그니까..."
잭이 가끔 애교로 '여보'라고 할때면 할 말을 찾을 수가 없다.
그저 어버버거리는 정도.
제이미는 내 치맛자락을 놓고서는 우리 주변을 방방 뛰며 돌아다니면서 '얼레리꼴레리~'만을 외칠 뿐이다.
"돼...됐어! 오늘은 제이미 말고 다른 애들은 없는거야?"
"응, 오늘은 제이미만 돌봐주면 돼."
"안 피곤하겠어?"
"뭐... 제이미만 없으면..."
"형!!!"
"일찍 들어와."
"응. 네가 생각하는 것 만큼 가디언 일이 각박하진 않다고. 특히나 나는."
"그래, 그래. 얼른 다녀오기나 해."
"그래."
내 어깨에 손을 올리더니 볼에 뽀뽀를 쪽 하고 바람을 불러오는 잭이다.
평소답지 않은 애정표현에 볼을 붉히고 시선을 피할 때 즈음, 입을 귀에 가까이 하더니 제이미 몰래 조용히 속삭인다.
"오늘따라 왜이리 예쁘지?
이따 밤에 보자. 가만 두지 않을 거니까."
"뭐...!"
씨익 웃으며 불러온 바람에 몸을 싣고는 다녀올게! 라며 가버린다.
이내 제이미! 지팡이, 던져! 라며 황급히 돌아와서는 머쓱히 웃는 잭.
뭐든 하나씩 꼭 놓고간다. 덤벙쟁이.
"누나, 얼굴이 사과 같아요."
"제이미, 뭐 하고 놀래?"
"저요, 저 썰매 타고 싶어요!
잭 형이랑 썰매 타고 놀았거든요. 막 날라다녔어요. 슝슝."
"썰매? 그럼 크리스토프랑 같이 놀래?"
"와! 좋아요! 크리스토프 형!"
왕궁 곳곳을 방방 뛰어다니며 크리스토프를 찾는 제이미이다.
오늘처럼 가끔씩 화나기도 하지만, 애교가 흐르는 잭을 보노라면 그 분노도 금세 사그라든다.
그래, 잭과 연애를 하는 것은 나의 행복을 위한 것이지
사소한 부탁 하나 못들어줘서 불평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행복하면 된 것이다.
그래. 이게 일상이고, 행복이다. 사실 요즘은 제이미를 보는 재미에 살고 있으니, 크게 불평할 처지는 아니지만...
뭐...
"제이미! 크리스토프는 2층에 있다!"
"네 누나!"
충분히 행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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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