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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내겐 아주 좋은, 친구. 아니 친구라는 틀에 가둬두고 있는 사람이 있다.

누구든 그와 함께 있으면 늘 웃게 될거라 나는 확신한다. 나만, 빼고. 

매번 장난기 넘치는 목소리가 퍽이나 진지하다 싶었더니 다시 들뜨고 있는.

"첫키스도 아닌데 이런 기분 진짜 처음이야! 나 걔 진짜 많이 좋아하나봐."

그 눈빛이 너무도 달콤해서, 다정해서. 나는 그대로 울어버리고 싶었다.

"그랬어? 좋았겠네~"
나는 아직, 너의 곁에 머물고 싶었다.


"드디어 운명의 여잘 만난건가봐."

응, 그랬구나 . 드디어 운명의 여잘 만났구나. 잘됐네. 축하해 백현아.

수 많은 말들이 목아래에 울렁인다.


백현아 그럼… 나는 …? 마음도 울렁였다.

마음을 확신한지 2년이라는 시간. 그간 잘 참아왔는데, 오늘은 유독 그게 힘이 든다고 느꼈다.

"도경수~ 너도 꼭 이렇게 좋은 여자 만나라!! 나중에 넷이서 데이트 하면 재밌겠다 우리! 둘다 행복해 지는거지~"

나는 그 해맑은 미소가 그 어떤 표정보다 아프다고 생각했다. 백현아 나는, 행복할 수 없어.

거기까지 생각이 번지자 나는 보지 않아도 내 표정이 일그러짐을 느꼈다. 아, 정말 오늘은 날이 아닌가보다.

크게 떨려오는 심장에 입술을 잘근 잘근 물며 고개를 숙였다. 보지마, 보면 안돼.
그러나 너는 얄밉게도 내 고개를 들어올린다.

"야.. 너 표정이 왜 이래? 어디 아파?"

"건들지마."
응. 아파 백현아.

"뭐?"
"오늘 너 나 만나서 하는 말이라곤 죄다 니 여자친구 얘긴데, 하나도 재미없.."

순간 너의 벨소리가 내 목소리를 가린다.
"어 자기야. 어? 아니~ 나 경수랑 있지. 응. 응,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나도.사랑해. 못다한 말이 입 밖으로 새어 나올까봐 나는 입을 틀어 막았다.

도경수, 이정도면 중증이다 정말. 지긋지긋한 새끼. 더러운 새끼. 한심한 새끼.

사랑에 빠진 해맑은 네 모습을 뒤로한채 나는 그대로 집으로 달렸다.

너는 바보같은 표정으로 날 보다가 이내 어이가 없다고 생각 했겠지.


백현아. 나는, 이 와중에도 내가 말도 없이 뛰쳐나오는 바람에 네 기분이 상했을까, 그녀 덕분에 행복한 네 기분을 다 망쳐놨을까 걱정돼.

이젠, 내 마음도 제대로 가리지 못해 널 상처입히게 되는 걸까? 

 

나는 뛸 때 마다 바닥에 떨어지는 눈물 방울을 보며, 내가 먼저 이 관계를 끊어내야 하는게 맞다고 느꼈다.


"야, 너는 그 날 그렇게 가버리면 어떡하냐? 얼마나 걱정.."
"변백현"
"어?"
"나 할 말 있어."
"뭔데 그렇게 심각한 표정이야."

"나, 너랑 친구.."
못해. 난 그럴 자격 없어 변백현.


그러나 내 말은 중간까지도 못가고 다시금 익숙한 소리에 가려졌다.

"자기? 목소리가 왜 그래? 어디야, 어. 어 알았어."
"……."
"야. 미안 미안, 여친이 좀 아픈가봐 나 지금 가봐야할 거 같은데… 너 그 얘기는 나중에 하면 안돼?"

백현아. 니가 사랑하는 여자라며, 이번엔 진짜 운명이라며. 그럼 그냥 뛰쳐 나가야지, 나한테 왜 허락을 구해.

내가 뭐라도 된 사람처럼. 그러면 내가, 나쁜 마음을 먹잖아.

"가지마."
"어?"
"나 오늘 할 말 있댔잖아."
"야 애가 아프다는데…"
"그래도 가지마."
"미안 미안, 어? 대신 다음에 내가 너 좋아하는 젤리 한 박스 사줄게!"

 

백현아. 나 사실 젤리 안 좋아해.

아니, 좋아해. 니가. 좋아하니까.

 

너에게 들리지 않을 말을 하며 나는 그 뒷모습을 곱씹었다.


차라리 비라도 내렸으면 좋겠는데, 카페에 문을 나서는 내겐 햇살이 내려왔다.

픽 하고 쓴 웃음이 지어졌다. 내내 고심하고, 오래 연습했던 말을 하려던 날이다.

 

그러나 반도 말하기 전에 너는 그녀에게로 가버렸다.
그래 고작 이런거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전화 한 통을 이기지 못하는 나는 너에게 그런 존재일 뿐이다.


그런데 … 그런데 나는 두번은 그런 마음 못먹겠어 백현아.

너랑 친구 못하겠다고, 나는 그럴 자격이 없는 더러운 놈이라고.

2년이나 네가 날 안아주는 상상 속에 살았다고. 그러면 안된단거 알면서도 네가 그녀들이 아닌 내게 키스해주길 바랬다고.

그렇게 너를 상처 입히는 말을 준비하는거 말야.

아니 사실은…나 정말 이젠… 널 마주할 자신이 없어 백현아…

네 말처럼 그 여잔 네 운명인가봐. 내 말에 상처받지 않게 널 지켜줬잖아.

 


그녀가 나보다 더 많이 널 사랑했으면 좋겠다. 네가 항상 행복할 수 있게 말야.










"자기 왜 그래?"
"아..오늘 경수가 좀 이상했거든"
"경수씨 요즘 왜 그러지? 전에도 좀 이상하다 그러지 않았어?"
"그러게… 어?"
"왜?"
"이상하다, 경수 카톡이 안떠. 뭐지?"
"응? 카톡이 이상한거 아니야?"
"자기 나 잠시만. 경수랑 전화 좀 하고 올게"
"응! 잘 하구와! 자기랑 제일 친한 친구잖아~"
"으이구, 예뻐라."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뭐라는거야. 도경수 번호 이거 맞는데.


불현듯 백현의 머리에 경수의 모습이 떠올랐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굴듯 붉어진 눈가, 불안한 듯 떨리는 목소리, 잘근 잘근 씹어대던 입술.
그리고 그 순간, 백현은 제 머리를 스치는 경수의 얼굴과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체, 뭐야 도경수. 더 생각할 틈도 없었다. 택시에 올라 미친듯이 경수네 집을 외쳤다.

경수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경수의 집엔 불이 켜져있지 않았다.


"야 도경수!! 나와, 집에 있는거 다 알아!!"
"경수야. 나랑 얘기 좀 하자. 너 나한테 할 말 있다며…"
"도경수 내가 다 미안해. 가지말라고 했을 때 간거 진짜 잘못했다."

돌아오지 않는 대답.

 

그 고요한 정적을 깬건 톡. 톡. 소리를 내며 백현의 머리 위로 떨어진 차디찬 빗방울 이었다.


그 날 밤은 그치지 않을 것 처럼 많은 비가 내렸다. 경수가 그토록 바랬던 비가.


 


"넌 다음생에 뭘로 태어나고 싶어?"
"질문이 뭐 그래?"
"옛날에 유행하던 드라마 대사잖아~"
"나는 또 변백현!! 음, 아니다 아니다 한.. 빌게이츠 정도?"
"진짜 너 답다."
"너는?"
"나는…? 나는 비."
"비? 소나기 장마 이런거?"
"응."
"왜?"
"그냥.. 덜 아플거 같아서"
"너 어디 아파?"
"…사람은 다 아프잖아."
"야 비도 아프거든? 사람 발에 밟히고! 우산에 치이고!! 차라리 사람이 좋지! 그래야 다시 나도 만나지!"
"다음생에도 나랑 친구하려고?"
"당연한거 아냐?"

 

 

 


작가의 소리

♥ 소금 짠내 준짱맨 태민아 조화해 백멍뭉이 ♥ 오랜만이죠 ㅜㅜ보고 싶었어요 여러분. 제가 요즘 하는 일에 문제가 생겨서

언제 다시 또 글을 가져올지 모르는 상황이랍니다 ㅠㅠ 다시 만날 때 까지 행복한 나날들 보내고 계시길 바래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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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흑.................슬퍼.....번외도잇는거쟈.????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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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
아뇨 ㅜㅜ 단편이 될거같아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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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백멍뭉이에요ㅜㅜㅜㅜ모모님 진짜 진짜 정말 오랜만이네여ㅠㅠㅠ ㅠㅠ 근데 새드로 가져오시다니! ㅠㅠ오늘도 눈물...경수 불쌍하다...그런마음도 몰라주고 백현이 짱 나빠ㅠ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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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
ㅠㅠㅠㅠㅠ 어제 내린 비가 겁나 우울하더라구용 잊지않고 와주셔서 감사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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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모모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게 얼마만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브금도 아련아련하고 글속의 백도 분위기도 아련아련해서 먹먹하네요... 경수가 너무 불쌍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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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르게요 너무 오랜만이죠. 경수 미아내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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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ㅠㅠㅠㅠㅠ떠나버렸네요 있을때 잘하지ㅠㅠㅠ엉엉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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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
ㅠㅠㅠㅠㅠㅠㅠ짝사랑이니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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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준짱맨이에요 흡 그래 평생 그 여자애랑 뽀뽀나하고 실컷살아라 이 바부해삼멍충이ㅜㅠ 준짱맨이랑 독자들이랑 자까님이 경수랑 평생행복하게살끄다ㅜㅠ 그쳐?ㅜ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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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
ㅜㅜㅜㅜㅜ마자여 마자여 으헝헝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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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소금이에요ㅠㅠㅠㅠ완전 오랜만이잖아요ㅠㅠㅠㅠㅠㅠㅠ아이규ㅠㅠㅠㅠ오늘 백도 분위기는 아련하고 한편으로는 좀 씁쓸하네요...경수가 그런 마음이였지 않을까 싶어요ㅠㅠㅠㅠㅜㅠ좋아하는데 마지막까지 친구 그 이상이 될 수 없다는게 마음이 아파요ㅠㅠㅠㅠ언제 또 오실진 모르겠지만 기다릴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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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
소금님 진짜 ㅜㅜㅜㅜㅜ 오랜만이라 너무 반가워요 ♥ 제가 이상한 꿈을 꾸는 바람에 ㅋㅋ 그 꿈을 백도로 확 바꿨더니 요롷게 되버렸네요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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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경수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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