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백현아."
"엉?"
"1 더하기 1 이 뭐게."
경수의 질문에 백현은 고민에 빠졌다. 저 질문은 수년 전, 어쩌면 수십 년도 더 전의 흔해 빠져 고리타분한 농담이었는데. 하도 유명했던 것이었지만 그만큼 오래된지라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지한 경수의 표정이 더욱 그 의견에 무게를 두게 했고. 하지만 아무리 도경수가 호구일지라도 1 + 1이라는 문제를 모를지도 만무했다. 고민을 할수록 두 의견 모두 맞는 것만 같아 쉽게 답을 내리지 못 하고 있었는데, 그런 내 모습이 답을 몰라 주저하고 있던 것으로 보였던지 경수는 한 쪽 입꼬리를 올린 채 마치 흐뭇하다는 듯 답을 말해냈다.
"창문."
"혹, 조선에서 오셨소이까."
"뭐 병신아."
시발.
백현은 얼이 빠져 어젯밤 손톱을 깎은 탓에 쉬이 음료 캔을 따지 못해 반복적으로 움직이던 손가락까지 멈추고는 경수를 바라보았다. 나름 제 딴에는 경수의 농담과는 연관성이 없어 뜬금없는 말이긴 했다만 어찌 되었든 그에 맞춰 같이 드립을 쳐준 것이었는데 돌아오는 것은 한심하다는 표정과 함께 욕이라니. 억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습관적으로 입이 툭 튀어나온 듯 경수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술을 툭툭, 치면서 집어넣으라는 듯 고갯짓을 해 보였다.
"너가 하도 고전 농담을 하길래 그랬지 시발아."
"아, 그러냐."
깊은 깨달음을 얻은 듯 눈을 크게 떠 보이더니 금세 불안하게끔 진지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러고는 목을 가다듬기까지. 왠지 꺼림칙한 기운에 괜히 아직도 따지 못한 음료 캔만 살며시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렇소. 내 조선에서 왔소이다. 그대는 누구인지? 또 여기는 어디요? 잠에 들어 소란스러운 소리에 깼더니...."
그러고는 손으로 하늘을 가리면서 정말 처음 봐 신기하다는 풍경이라는 듯이 인상까지 찌푸린 채로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그러다 곧 시선을 내게 옮겨서는 여전히 진지한 표정으로 어서 답을 하라는 듯 무언의 뜻을 전한다.
...뭐 병신아.
"....왜."
"........"
"왜 그렇게 보냐."
"........."
"야 백현아."
계속해서 상대하다가는 내 기만 빨릴 것 같아 대답을 않고 기계마냥 부자연스럽게 천천히 고개를 앞으로 돌리고선 다시 음료를 따는 일에 집중했다. 엄지손가락부터 새끼손가락까지 차례대로 바꿔가며 따보는 정성을 보였건만 이건 왜 이리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건지.... 이젠 손가락도 아파올지경이었다.
끙.... 입술까지 꾹 다문 채로 집중을 하는 도중, 아무리 기다려도 답이 없는 내가 답답했던 건지 도경수는 내 손에 들린 캔을 온 힘을 주어 세게 잡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손쉽게 빼앗아가서는 눈을 똑바로 마주 해오며 위아래로 세차게 흔들기 시작했다. 난 한참 집중하고 있던 것을 빼앗긴 어이없음에 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고 있었다. 단지 저 호구가 왜 저러나, 싶은 마음뿐.
"존나 왜 답을 하지 않으시오, 백현 낭자."
"내가 왜 낭자 -,"
푸슉.
남자인 내게 낭자라니. 경수의 무식함에 한 소리를 해주려던 찰나 돌아오는 건 말을 하던 도중인지라 살짝 벌린 입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차가운 콜라뿐이었다. 반사적으로 눈을 감은 얼굴에 뿌려진 시원하면서도 끈적한 것에 짜증이 치밀어 올랐지만 차마 표할 수도 없을 정도로 극한적이었기 때문에 5초간 반응 없이 그 상태 그대로, 아무 생각조차 없이 몸이 굳은 채 있었다. 그러다 곧 아른거리는 정신을 붙잡아 차분히 손으로만 대충 쓸어내리고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어이쿠. 미안하오. 내 처음 보는 것이라 뭔지 몰랐소. 그리고 그대에게는 낭자라는 말이 어울리는구려."
슬며시 뜬 눈에 보이는 도경수는 여전히 진지한 표정이었다. 다시 한번 얼굴을 쓸어내리며 말을 뱉었다.
"됐으니까 시발, 소름 돋게 제발 장난칠 때 정색하지 좀 마."
어.
내 말에 이제야 환하게 웃으며 뿌려지다 남은 콜라를 마시더니 무슨 생각인지 여전히 끈적거리는 내 얼굴을 다른 한 손으로 마구 부비적 거린다. 이 개놈 새끼가, 또 뭐 하는 짓거리야? 씩씩거리며 두 손까지 써가서는 사정없이 비벼대는 커다란 손을 치우니 얼굴을 부비느라 방금 대충 훑긴 했다만 아직 흔적이 남아있어 콜라가 묻었을 제 손을 자신의 얼굴로 가져가며 내게 했던 것과 같이 마치 세수를 하듯 마구 부벼댄다. 허, 저건 또 무슨 호구 짓이람? 이제는 미안하다는 뜻을 저렇게 표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잠시 하다가.. 그게 아니고도 충분히 도경수는 아무 이유 없이 이런 짓을 할 사람이었다. 몇 번을 더 부비적 거리다가 손을 내리고선 다시 캔을 입에 물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의자에 바로 앉아 고개만 내 쪽으로 돌린 후 다시 질문을 건네는데,
"백현아 1 더하기 1 이 뭐게."
하루하루가 갈수록 느낄 수 있는 건 도경수는 정말 보통이 아니다.
"창문."
"2인데."
보통 호구가 아닌 왕중의 왕 호구. ...하며 도경수에 대한 평가를 끝마치기도 전 난 되려 호구 취급을 받으며 삿대질까지 더한 도경수의 비웃음을 받아내야 했다.
*****
호구들로 써 본 어찌 되었든 개짱인 오백
하지만 제가 쓰니 개짱이 아니게 되어버리네여.. 여튼 오백 자체는 짱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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