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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정세운] 카타르시스 01 | 인스티즈










애정의 갈구. 그 첫번째는 부모였다. 원하지 않았던 관계로 얻어진 아이. 그마저도 여자아이로 태어나 '능력'을 이어받지 못했던 아이에게 어미는 냉대했고 아비는 무관심했다. 어미와 아이는 유배 당하듯 외진 곳 구석 커다란 저택에 보내졌고 저택에는 어미와 아이 그리고 가정부. 세 명의 여자가 살게 되었다. 어미는 아이를 돌볼 생각이 없었다. 당연하게도. 가정부는 아이에게 기본적인 것을 가르쳤다. 밥 먹는 법. 말하는 법. 글씨 쓰는 법. 자신이 받는 수당만큼만. 아이는 태어나서 일곱 살이 될 때까지 어미와 한 마디 나눈 적 없었다. 아이는 몰랐다. 사랑을. 사랑받는 법을. 사랑하는 법을.






얘. 거실 선반에 있는 약 좀 들고 올래? 거기 있는 거 전부 다. 아이는 그 순간을 또렷이 기억했다. 어미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말을 걸었던 날. 마음 같아서는 그 새끼 집에서 뒈지고 싶은데 거기까지 갈 힘도 의욕도 없어. 앞 날 창창했던 나를 이따위로 망쳐둔 게 괘씸해 죽겠는데……. 어미는 입에 약을 몇 개 털어 넣으며 씹어 삼켰다. …네가 그 새끼의 수치가 되어준다면 좋을 텐데. 능력조차 물려받지 못한 년이 뭘 할 수 있겠어. 충고 하나 하자면, 돈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내 꼴을 봐. 돈이 넘쳐나는데도 미쳐 있잖니.



아이는 어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지 못 했지만 가만히 듣고 있었다. 나른하게 이어지는 음성이 귓가를 간지럽혔다. 어미가 손을 휘저으며 방에서 나가라고 할 때까지. 아이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바닥에 쪼그려 앉아있었다. 이상했다. 가슴이. 이상하게 답답한 것 같기도 하고 간질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입이 움찔거리더니 이내 호선을 그렸다. 아이는 태어나서 처음 기쁨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다시 어미의 방으로 향했을 때,


어미는 죽어있었다. 아이는 죽음을 몰랐다. 그저 언제나처럼 어미가 누워있는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다시 일어나 제게 말을 걸어 주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가정부가 돌아와 어미의 멸을 확인하기 전까지. 가정부의 손에 이끌려 아비를 만나러 갔을 때까지. 죽음을 알지 못 했다.






" 어미를 쏙 빼닮았군. 재수없게. "


" ……. "


" 그래서. 네가 할 줄 아는 게 뭐지? "





아비는 짜증스레 말했다. 톡톡, 답답한 마음을 담아 책상을 두어번 두드렸다.






" 여기 싫어…. "


" ………. "


" 그 여자는 어디 있어? "






가정부를 찾는 건지 제 어미를 찾는 건지 아이는 여자를 찾았다. 작은 얼굴이 미세하게 구겨져 있었다. 아비는 한숨을 쉬었다. 역시나 쓸모없는 년이었잖아. 비서실에 연락해 아이를 끌어내고 알아서 뒷처리 하라고 말했다. 문이 열리고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아이를 우악스럽게 끌어내려고 했다. 그 작고도 작은 몸을 거세게 휘어 잡았고 아이는 고통에 저도 모르게 소리를 빽 질렀다. 아이의 비명, 그리고 남자의 고통스러운 신음과 사물이 부딪히는 소음이 괴기스러운 소리를 자아냈다.






" 뭐야 이거……, 물건이었잖아? "






'염력'의 각성. 맺혀 있던 물방울이 비로소 터트려진 순간. 아비의 얼굴은 희열로 물들었다.

그리고 지옥 같은 나날의 시작.











Catharsis

01









모든 게 다 새로웠다. 화려한 옷가지들, 장식품, 눈을 멀게 할 듯 화려한 조명들. 어둡고 조용한 저택 안에서 갇혀 살던 때와는 전혀 다른 환경들에 여주는 불안해 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날 때부터 그랬지만 이 세상에 자신의 편은 없었고 자신의 불안을 감싸 안아 줄 사람 또한 없었다. 자신을 대하던 아버지의 태도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호의가 아닌 투자였다. 이익을 얻기 위한 행위. 자신에게서 무언가를 얻기 위한 친절이라는 것을 여주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돈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어. 내 꼴을 봐. 돈이 넘쳐 나는데도 미쳐 있잖니. 죽기 전에 했던 말이 고작 그거라니.






" 별 거지같은…. "






기분이 더러워서 그런지 거지같은 기억이 떠올라 버렸다. 어머니라는 단어를 붙이기도 역겨운 그 여자를 떠올리고 있었다니. 여주는 한숨을 쉬며 머리를 비워 버렸다. 아가씨.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감았던 눈을 뜨자 기사가 난감한 표정을 하고 거울을 통해 여주를 쳐다보고 있었다. 얼마나 깊이 생각에 빠졌던 건지 도착한지도 몰랐던 여주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옆자리에 던져두었던 가방을 챙겨 내렸다. 일반 학교의 몇 배나 되어 보이는 거대한 학교는 고등학교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의 크기를 자랑했다. 여주의 아버지 같은 사람에게 뒤에서 더러운 돈들을 받아서 이렇게까지 호화로운 건물을 지을 수 있었던 거겠지. 비록 여주는 오고 싶지 않았던 학교였을지라도 다른 아이들은 기를 쓰고 들어오는 학교였으니까.


호화스러운 겉모습만큼이나 화려한 내부는 정신병원처럼 온 벽이 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장난도 치지 않는 것인지 벽 하나하나에 낙서조차 없이 말끔했다. 숨 막히는 내부가 꼭 여주의 집에 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짜증나. 낮게 읊조린 여주가 주머니를 뒤져 휴대폰을 찾았다. 몇 반이라고 했더라… S반?





…아! "





갑작스러운 통증에 여주가 짜증스레 뒤를 돌아보았다. 어려 보이는 남자애가 무구한 얼굴을 하고 여주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워너원/정세운] 카타르시스 01 | 인스티즈



" 아파요? "


" 뇌가 없니?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네. "




여주와 부딪쳤던 건 지훈이 밀어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한 남자아이였다. 남자는 지훈의 눈치를 살피더니 그대로 여주를 지나쳐 가버린 뒤였고 여주는 어쩐지 화끈거리는 어깨를 툭툭 털며 다시 교실을 찾으려 했다.





" 처음 보는 얼굴인데. "


" 오늘 처음 왔으니까. "


" 오늘? 1학년이에요? "


" 아니. "


" 그럼 2학년? 돈 좀 써서 들어왔겠네요. 지금 시기에 전학이면. "


" 말 걸지 마. "





누나. 지훈의 말에 여주가 짜증스레 고개를 돌렸다. 뇌가 없는 건지 귀가 없는 건지 여주의 말은 무시한 체 제멋대로인 지훈에 여주는 짜증이 났다. 이쪽 세계에 발 붙이고 있으면서 깨달은 게 몇가지 있는데 얘들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깔보는 태도가 몸에 베여 있었다. 넘쳐나는 돈에 제 주변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의 아래였으며 남을 배려하는 건 자신이 우월하기 때문에 베푸는 것이라고 믿는 기분 나쁜 족속들





" 헤테로죠? 지금 S반 어딘지 찾고 있고. "


…. "


" 이 시기에 우리 학교 전학 오려면 돈만 있는 걸로는 안 되거든요. 헤테로 정도는 되어야 들어올 수 있지. "





헤테로(hetero-), 그리스에서 사용되던 접두어로 호모(homo)와는 반대의 개념으로 '다르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들을 칭하는 단어로 한국고등학교에는 헤테로만을 모아둔 반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S반이었다. 특별하다는 의미의 S인지 우월하다는 의미의 S인지 뭔지 모르겠다만 헤테로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능력을 지닌 이들만 들어갈 수 있는 게 바로 S반이었다.





" 너 S반이야? "


" 딱 봐도 그래 보이지 않아요? "


…S반인 애들 멘탈이 어떤진 대충 알 것 같네. "





여주의 말에 지훈이 낮게 웃었다. 하하… 누나. 그 중에서는 내가 제일 괜찮은 사람일걸요. 지훈은 웃으면서 여주의 팔목을 잡아챘다. 팔목에 느껴지는 홧홧한 감각에 여주는 소리를 지르지도 못한 체로 파르르 떨었다. …윽, 여주의 얕은 신음에 지훈이 조심스레 손을 치웠다. 미안. 급하게 잡느라 온도 조절을 못 했어요.





" 뭐하는 짓이야…! "


" 화내는 거예요? 너무하다. 나는 누나 구해준 건데. "





지훈이 여주의 옆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어디서 날아온 것인지 의자가 내동댕이 쳐져서는 볼품없이 망가져 있었다. …뭐야 이건. 여주가 지훈의 뒤로 펼쳐진 말도 안 되는 광경에 얼굴을 찌푸렸다. 물과 불로 얼룩진, 온갖 사물이 공중에 떠 있는 말도 안 되는 모습의 교실이었다. 문은 어디로 간 건지 부서져서는 교실 안이 훤히 보이는 난장판에 여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게 대체 무슨





[워너원/정세운] 카타르시스 01 | 인스티즈


" 교실 어지럽히지 말라고 했잖아. "


[워너원/정세운] 카타르시스 01 | 인스티즈


" 형 나는 가만히 있었어. "


" 물방울 떠다니는데 무슨 소리야. "


" 그건…. "


[워너원/정세운] 카타르시스 01 | 인스티즈



" 민현이 형 지금 속으로 욕하고 있다. "


" 재환아. 형 생각 읽지 말라고 했지. "


형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을… 아니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와 소름 돋아. "





난장판이던 교실은 민현의 손짓 한 번에 없었던 일인 것처럼 정리되었다. 무슨…. 여주가 생각하자 재환이 여주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 여자다. 재환의 말에 교실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여주에게로 향했다. 지훈은 여주를 제 뒤에 감춰버리고선 뒤로 물러나려 했다. 여자라고? 민현마저도 여주의 존재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지훈의 뒤를 주목하고 있었다. …안 되는데. 지훈이 조용히 읊조렸다. 먼저 발견한 건 난데… 이렇게 관심 쏠리면,





" 이건 또 뭔데 우리 교실 앞에 있어. "


" 손 치워요. "


" 얘도 네 장난감이야? "


" 치우라고요. "






지훈의 뒤에 감추어졌던 여주는 복도 끝에서 나타난 성우 때문에 S반 앞에 모습이 드러났다. 지훈이 여주의 손목을 살짝 잡고 있었던 탓에 지훈의 뒤에서 나타난 성우에 의해 반대쪽 팔목이 당겨졌고 배려 없는 힘에 여주는 그대로 성우에게 끌려 갔다.




" 장난감 하기에는 좀 예쁘게 생겼네. 탐나게. "


" 내 말 안 들려요? 손 치우라고 했잖아요. "


" 헤테로 아닌 애들한테는 관심 없긴 한데… 내 취향이라서. "




[워너원/정세운] 카타르시스 01 | 인스티즈




찰나의 순간, 지훈의 손에서 불꽃이 피어났다. 작았던 불은 금방 거대해져서 당장이라도 성우를 집어 삼킬 듯 다가왔고 여주는 피하지도 못하고 눈을 꾹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교실 앞이 아닌 복도의 끝에 있었다. 성우의 품에 안긴 채로.



[워너원/정세운] 카타르시스 01 | 인스티즈


" 이거 봐. 애새끼가 배려가 없다니까. "


" ……. "


" 배려 없는 새끼보다는 내가 더 마음에 들지 않아? "
















초능력물 최고지요?

저 요즘 아르바이트 하는데요 일하니까 하루가 너무 짧고 글 쓸 시간이 너무 없고 ㅠㅠㅠㅠ... 단기 알바라서 얼른 끝났으면 좋겠네요 T_T


글 설정 몇가지 알려드리자면,

1. 헤테로는 대부분 남자

2. S반은 1,2,3학년 모두 있음

3. 3학년 황민현 옹성우 / 2학년 김재환 정세운 김여주 / 1학년 박지훈

4. 더 등장할 예정

5. 남주 후보 원래 2명이었는데 그냥 여러 명이라 엮어서 쓸 생각임요 ^ㅅ^

6. 여주 성격 세다 드세다 강하다 멋진 여주 하지만 애정결핍 Tㅅ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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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내 사랑 초능력물... 저 만화 볼 때도 능력 빢 쓰고 이런 판타지 좋아하는데 헐...최고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2
0209입니다! 초능력물은 오랜만에 봐서 더 흥미롭네요!!!!! 다음편이 너무 기대되요ㅠㅠㅠㅠ
6년 전
독자4
뀰입니다! (방금 암호닉 신청했는데 써도 되겠죠.....?8ㅅ8) 초능력물 최고에요ㅜㅠㅠㅜㅠ 1화봤는데 벌써 재밌어요..ㅠㅠㅜㅠ 남주 누굴지도 너무 궁금하고 뒤에 내용이 어떨지 넘 궁금해요ㅎㅁㅎ.. 얼른 다음화 주세요.. 현기증 나니까... 농담이고 오늘 잘 읽었습니당 감사해요!
6년 전
독자5
ㅎㄹㅎ루오랜만이에여ㅠㅠㅠㅠㅠㅠㅠ 초능력물 지짜 아여ㅠㅠㅠㅠ 하 역시 작가님
6년 전
비회원18.155
사랑해요ㅠㅠㅠㅠㅠ 아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6
아 진짜 최고다 암호닉도 신청해야겠어오 ㅠㅠㅠㅠ 저 판타지 진짜 안 좋아하는데 필력에 감탄 소재에 감탄하고 감미다 엉엉엉
6년 전
독자7
방금 암호닉 신청하고 온 [챠미]입니다!
와 분위기 오....대작스멜....제 취저에요ㅠㅠ브금도 너무 좋고ㅠㅠㅠ 혹시 제목이 뭔 지 알 수 있을까요..?너무 좋네요ㅠㅠ

6년 전
채리
Riverside_Agnes Obel_Philharmonics Deluxe Edition 피아노 버젼입니다!!
6년 전
독자8
아 최고된다 진짜루 저 기다리고있을게요 아... 진짜... 사랑합니다
6년 전
비회원108.108
허어어억.. 자까님이다... 자까님... [방랑해] 로 암호닉 신청해요 허어어억... 자까님.... 사랑합니다... 초능력... 역하렘.... 채고.......
6년 전
독자9
헐초능력+홍일점이라뇨...ㅠㅠㅠㅠㅠㅠㅠ대박입니다ㅜㅜㅜ
6년 전
비회원63.169
방금 암호닉 신청했어요!
[카소]입니다ㅜㅜ작가님진짜 글
너무 제 취향 사랑해요ㅜㅜㅜㅜ글잘보고갑니다!
진짜이번건대박이에여ㅜㅜ

6년 전
비회원219.17
와,,,,,,,,,,,, ㅇㅣ거미쳣으요 진짜 대박 앞으로 기대할께요 ㅇㅂㅇ!!
6년 전
비회원78.31
방금 암호닉 신청했어요 청각입니다 첫 댓글이라 떨려요ㅠㅠ소재도 좋고 브금도 좋고 글 분위기도 남달라서 너무 두근두근합니다 초능력물은 최고지요ㅠㅠㅠ앞으로의 이야기가 남주가 기대됩니다!!
6년 전
독자12
ㅎㄹ... 여주 성격 화끈한게.... 완전 제 맘에 쏙 들어여...!!!!!! 나중에 어떻게 될진 모르겟지만 일단 이런 날카로운성격 너무 좋아여!!!! 초능력물 기대하고 잘 보겟습니당~~!
6년 전
독자13
하 정세운 넣어서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금손님ㅠㅜㅜ
초능력물 처음 접하는데 신세계네요ㅋㅋㅋㅋ
정세운 분량 많기를 소소하게 바래봅니당,,
물론 워너원 멤버들도 좋져ㅠㅜ

6년 전
비회원14.250
초능력물에 역하렘이라니 최고입니다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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