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빙의하고 싶은 선수에 빙의하셔요
항상 말도 안되는 고집으로 그를 당황케 하고 속을 썩히는 건 일상이요. 항상 그에게 받기만을 원하는 이기적 행동들은 아무것도 아닌 내가 투정만 부렸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그러나 내 생각과 다르게 항상 난 그에게 투정부리고, 또 기댈 줄 만 알았지. 그에게 내가 해준 것이라고는 없었다.
그저 난 그가 편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한낱 내 이기심에 불과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날은 그가 지쳐서 떠난 후 였다.
그가 맨날 아침에 일어났냐고 물어보던 카톡은 오지 않았다.
그가 맨날 오지 않는 답에 전화를 걸었으나 잠들어 받지 않았던 부재중 통화목록도 오지 않았다.
헤어진 터이니 그런 것이 당연한 것이겠지만. 평소에 당연하다고 여긴 사소한 것들이 이젠 없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을 때 즈음에야 깨달았다. 나에겐 그가 너무 과분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가 나에게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지금에 나로서는 이기적인 생각이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이제 그의 연락은 오지 않는 핸드폰을 괜히 만지작거리다가 그와 했던 흔적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난 그에게 늘 귀찮다는 듯이 굴었었고,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부리는 어린 아이처럼 굴었다. 지금 와서 보니 내가 그였으면 화를 버럭버럭 내고 싸움 한 번 대판 벌였을거란 생각이 들자, 난 새삼 그가 바보같이 착하다는 것을 알았다.
화라도 좀 냈으면 덧나나.. 바보같이 맨날 받아주기만 하고..
-
며칠이 지나도, 일주일이 지나도, 그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솔직히 내가 먼저 연락하려고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내 쓸데없는 자존심인지 혹은 연락을 했는데 그가 전화번호가 바뀌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결국 연락은 하지 못했다.
오늘도 일어나자 마자 그의 연락이 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휴대폰을 확인했다.
그러나 역시 오지 않았다.
˝ 에휴, 진짜 끝 인가. ˝
라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휴대폰을 침대에 아무데나 던져놓고 다시 드러누워 오지 않는 잠을 다시 청했다. 눈을 억지로 감아 자고 있다가 문득 지이잉- 울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혹시라도 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휴대폰을 덥썩 집어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친구의 문자였고, 난 무엇인가 화가나서 괜히 더 꾹꾹 힘을 줘서 답장을 날리고 다시 휴대폰을 던져두었다.
그리고 또 얼마가 지났을까, 또 다시 휴대폰의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 이번엔 또 누구야, 짜증나게시리.. ˝
투덜거리면서 난 얼굴에 '나 화났어요. 짜증났어요.' 라는 표정을 절로 지어냈다. 그리곤 휴대폰을 다시 집어들어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 했을 땐 표정이 언제 그랬다는 듯이 이번엔 놀란 표정으로 바뀌고는 내 눈을 의심했다. 그것은 그의 전화였고, 그의 휴대폰 전화번호와 내가 저장했던 이름이 같이 떠 전화가 울리고 있었다.
난 서둘러서 그의 전화를 받았고, 잠시 정적만이 흐르다가 휴대폰 너머로 너무나도 듣고 싶었던,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항상 나에게 해줬던 나긋나긋한 톤. 무엇인가 평온하게 들려 내 마음이 진정되는 것만 같았던 그 목소리가 들리자 가슴이 괜히 벅차올랐다.
˝ 잘 지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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