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ining
그렇게 택운은 학연에게 안겨 울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학연의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택운은 눈을 떴다. 다시 잠들어야지... 눈을 감아도 아무리 눈을 감고 있어도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결국 택운은 학연이 감싸고 있던 팔을 풀고 침실을 나섰다. 베란다를 열고나가니 차가운 공기가 택운의 온몸을 감쌌다. 베란다에 놓인 의자에 몸을 웅크리고 창밖을 바라봤다. 거의 모든 집에 불이 꺼져있고, 달빛이 그곳을 비추고 있었다. 멍하니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누군가 택운의 머리를 헝클었다.
뒤를 돌아보니 학연이 외투를 든채 서있었다.
"...안자고 뭐해?"
"잠이.. 안와요"
"왜?"
"내일 녹음이라고 하지 않았나?"
"네..."
"혼자 있고싶어?"
"..."
"그래... 알았어, 적당히 있다가 들어와... 감기걸린다, 감기걸리면 녹음에 차질생기잖아"
"네..."
학연은 택운에게 외투를 건네주고 베란다를 빠져나갔다. 택운은 외투를 입고 다시 몸을 웅크렸다. 이제 학연을 놓아줄 필요가 있다, 보내주어야 한다. 이정도 행복했으면 충분해...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그때, 주머니에 든 학연의 휴대폰이 울렸다. 학연에게 가져다 주어야 하나? 택운은 손에 쥔채 망설였다. 화면에 떠있는 저장되지 않은 번호. 받아볼까? 받아도 될까? 하지만 왜 일까? 이 전화를 받으면 나 자신이 불행해질것 같다.
-이제서야 받는군. 당신 미쳤어요? 결혼 일주일전에 파혼이라니 미쳤어요? 이게 우리 둘만의 문제가 아닌거 알면서 왜 이래! 이딴식으로 나오면 곤란하지! 내가 얼마나 난처해졌는지 알아? 어른들은 당신은 어디갔냐고 묻는데 나는 당신이 어딨는지 몰라! 당신 아버지는 지금 미쳐서 날뛰고 있어. 이렇게 엿 먹이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어? 뭐라고 말이라도 해!!!
"..."
-휴...학연씨 돌아와요, 지금이라도 돌아오면 어른들께는 아무말 하지 않을게요. 제발! 뭐라고 말을 하란말이야! 설마 당신 지금 그새끼랑 같이 있는거야? 정택운 그 새끼 따라 일본갔어? 그런거야? 내가 정말 그새끼를 죽여야 정신을 차릴래? 차학연!!!
"..."
-..설마, 너...
"..."
-정말 기분 더럽군, 둘 다 나를 엿 먹이려고 작정을 했나보네... 어쩐지 몇백통을 걸어도 안받던 전화를 순순히 받았다고 했어.
"죄송합니다"
-닥쳐, 끊어. 니 목소리 듣기 역겨우니까
"..."
-정택운. 니가 모르는 사실이 있어. 이 결혼은 나랑 학연씨만의 문제가 아니야. 나도 더럽고 치사해서 결혼하기 싫어. 하지만 이건... 사업상 엄청 복잡한 문제야. 그러니까 돌려보내. 내가 이렇게 이성적으로 말할때 말이야.
"...은영씨, 학연씨 좋아하죠?"
-내이름 부르지마. 더러우니까
"좋아하면서 왜 숨기죠? 당신은 학연씨 없어도 그렇게 찬란하게 빛이 나는데 왜 학연씨를 원하죠? 난 학연씨가 없으면 빛이 나지 않아요... 당신은 아름다워요. 빛이 난다구요. 하지만.. 당신이 진짜 학연씨가 필요하다면, 당신이 좋아한다고 말해면 학연씨도 받아줄지 몰라요"
-다 아는척 나불거리지마.
"솔직하게 말해요... 학연씨에게,"
-다 이는척 짓걸이지 말라고!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더러운새끼 내가 널 죽이고 말거야... 학연씨가 니가 그렇게 좋다면 너를 죽여서 나에게 오게할거야.
"그래도 학연씨는 당신에게 가지않는거 알잖아요..."
-..씨발, 너 따위가 뭘 알아? 왜 다 안다는 것처럼 말해? 니가 나에 대해서 뭘 아는데? 나는 너에 대해 잘 알아, 더러운 새끼 남자한테 다리 벌려 살아가니까 좋아?
"아니요, 안좋아요. 죽기보다 싫어요. 하지만 학연씨를 위해서는 뭐든해요"
-그럼 죽어
"..."
-죽어서 사라져, 그게 학연씨를 위한거야. 니가 스스로 죽지 않으면 내가 찾아가서 죽을거야. 더이상 말안해.
툭, 끊긴 전화. 택운은 전화목록에서 그 번호를 지웠다. 그리고 외투를 벗고 침실로 들어가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학연의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
*
택운은 노래를 마치고 감고있던 눈을 떴고 학연 또한 눈을떴다.어느새 앞에 앉아있던 엔지니어는 없었고, 녹음실에는 단 둘만이 있었다. 그리고 택운은 바르르 떨리는 입술을 열었다.
"학연씨... 이제 떠나요"
"무슨..."
"이제 당신이 있어야 하는곳으로 돌아가요, 난 충분히 행복했어요. 이제... 이것만으로 충분해."
"정택운"
학연이 녹음실 안으로 들어오려고 했으나, 문은 안쪽에서 잠겨있었다. 다시 택운이 보이는 앞쪽으로 온 학연의 표정은 화로 가득찼다. 학연의 표정을 본 택운은 희미하게 웃었다.
"문 열어"
"싫어요..."
"정택운!!"
"학연씨, 나 어제 은영씨와 통화했어요."
"뭐?"
"어제 학연씨가 가져다준 외투에 휴대폰이 들어있었어요. 받을까 말까, 많이 고민했어요. 왠지 받으면 내가 불행해질걸 알면서도 받았어요. 은영씨는 많이 화가 나 있었어요. 나에게 말이죠, 나는 그녀에게 당신을 빼앗아온 도둑과 같은 존재잖아요"
"그만..."
"은영씨는 학연씨를 많이 좋아해요... 당신도 잘 아는거 같던데, 결혼... 일주일 남았다면서요? 학연씨 아버지 화가 많이 났대요. 지금 돌아오면 모두 없던 일로 해준대요. 그러니까... 돌아가요. 제발 나를 버리고 돌아가요."
"싫어"
"당신이 가지 않으면 내가 갈거예요. 내가 당신 눈앞에서 사라질거예요..."
"뭐?"
"당신이 찾을수 없는 곳으로 숨어버릴거예요."
"나와, 나와서 이야기 하라고!!!!"
학연은 녹음실 창을 손으로 내리쳤다. 단단한 그 유리에 금이가고, 학연의 손에서 피가 흘렀다. 택운은 헤드셋을 벗고 녹음실에서 나왔다. 울지도 않고 겁에 질리지도 않은 담담한 표정으로 학연에게 다가와 피가 나는 손을 감싸쥐고는 피를 닦아주고 학연의 손을 쓰다듬었다.
"학연씨... 내가 말했나요? 많이 사랑해요."
"..."
"난 학연씨를, 당신을 많이 사랑해요. 더 행복해졌으면 해요."
"그럼 떠나지마, 내곁에 머물러"
"아니요. 내가 당신곁에 있으면... 나도 당신도 그리고 은영씨도 불행해져요. 내가 떠나는게 맞아요"
"...제발 정택운"
* * *
여러분
안녕하세요. 2주 만에 나타난 소리아예요..
음... 미안해요. 여러분 제가 안 찾아온지 너무 오래됐죠?? 정말 못됐다.. 그죠? 근데 더 죄송한 일을 만들고 돌아왔네요.
연중을 하려고 합니다.
항상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단 말씀 드립니다. 예전에도 댓글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예전만 못한 댓글과..관심, 저를 조금 지치네요...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지만. 꼭 돌아오겠습니다.
이렇게 20화를 조금 남기는것은 항상 읽어주시던분들에게 더 죄송하기도 하네요.
최대한 빨리 돌아올게요...
<암호닉>
블루밍
먼지
밤
암호닉 여러분 죄송합니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키 인스타도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