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인격 우리 황과장님
W. DANABYUL
“기사님! 잠깐‥, 잠깐만요!!”
와, 미친. 큰일이다. 지각은 절대, 워너원 티켓팅을 포기하는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어제도 야근으로 꼴딱 밤을 새웠다. 밀린 회사 일 덕이었지만 전적으로 황민현 때문이었다. 일을 끝내면, 그걸 기다렸다는 듯 일을 또 다시 주는, 황민현 과장님 덕에 결국 오늘 나는, 평상시보다 늦게 눈을 뜨게 됐고. 아, 미친년‥, 아침부터 욕을 읖조리며 머리를 헝클었다. 아마도 정신을 못 차린 게 분명하다.. 아니면 이럴 수 없어.. 오늘도 황과장에게 깨질 생각하니 골머리가 아파졌다. 나만 보면 마음에 안 드는 듯 무표정으로 쳐다보는 황과장님. 평상시에도 내가 하는 모든 것에, 아니 나 자체를 탐탁지 않아 하는 것 같은데.
황과장님.. 아니 황민현은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대답을 않았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인턴으로 입사하게 된 김여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과장님! 보고서 작성했는데요.”
김여주 (인턴 나부랭이/황민현한테 매일 씹힘)
왜 나한테만 이래.... 잘생기면 다야?
이런 관계로..
지각까지 하면 그냥 끝이다, 끝.
세우지 않으면 지구 끝까지 쫓아갈 거라는 신념으로 버스 기사아저씨에게 구걸하듯 달렸더니, 못 이기겠다는 듯 기사님은 나를 태워준다. 불쌍한 듯 날 태우는 아저씨에게 꾸벅 인사했다.
사회 초년생. 내게 딱 걸맞았다. 조금 더 정확히 꼬집어 말하면, 인턴 나부랭이.
학점 관리, 밤낮없이 알바를 뛰다 보니 어느새 나는 좋은 기회로 회사에 입사하게 됐다. 내 그릇보다 조금, 아니 많이 과분한 회사로. 고학년으로 이제 나름 학교에서 텃세 좀 잡나 했던 나는 회사에 입사하자마자 초등학교 일학년이 된 것만 같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엇을 해도 시원찮은. 아무도 아는 사람 없이 덩그러니 세상에 놓인 것만 같은 느낌.
하지만 나는 갓 학교에 입학한 초등학생과는 달랐다. 그들은 잘못이 용서되지만, 나는 용서되지 않는다. 지각을 해도 학교를 다닐 수 있지만 난 지각을 하면 그대로 아웃. 내 인생도 아웃.
그래서 나는 지금 죽을힘을 다해, 회사로 달려야만 한다.
“조금..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시계는 정각, 그리고 이제 1분을 곧 지나고 있다. 지각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나는 일단 굽혀야만 했다. 왜? 난 인턴이니까. 아무리 사원이라고 해도 아직은 충분히 상사의 권위로 충분히 잘려나갈 수 있는 위치.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들에게 잘 보여야만 하니까. 그렇다고 1분 늦은 거 가지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거다. 있다. 그런 사람이.
우리 부서 황민현 과장님.
헉, 헉 내쉬는 숨을 힘겹게 가다듬고 고개를 떨궜다. 제발‥, 제발‥! 오늘만 그냥 넘어가게 해주세요, 열심히, 이 한 몸 회사에 바치겠습니다! 내 꼴이 교무실에 선생님한테 불려온 불량 학생 즈음 되어 보이려나. 눈을 감았다. 과장님의 대답이 있을 때까지 그러려고 했다. 그러려고 했는데‥
오늘도 과장님은 대답 없이 고개를 돌려버린다.
신이시여!
이중인격 우리 과장님
드디어 점심시간. 기지개를 폈다. 아직도 일은 산더미. 원래 이렇게 인턴 일이 힘든 건가? 역시 대기업이라 다른 건가. 오늘은 지각한 이유로 일거리를 더 많은 듯했다. 보고서 한 개를 끝나면 두 개가 돌아왔다. 망할.. 머리는 산발이 되어버린지 오래라 굴러다니는 고무줄을 찾아 대충 묶어냈다. 일을 하는 도중에 과장님은 슬쩍 보고 지나가기도 했다. 일 잘하나 감시하는 건가. 쳇, 아무리 못 미더워도 과에서 차석은 항상 저였다고요, 과장님.
“우리 과장님은 실수도 너그럽게 봐주시기는 한데..”
“와, 부럽다. 우리 과장님은 좀 칼 같으신데, 야근 한 번도 안 시키시더라?”
“우리 회사 과장님들은 다들 센스 넘치는 것 같애. 그지 않아?”
실수를 너그럽게 봐줘..? 센스..? 개뿔...
동기들과 옹기종기 식당에 앉았다. 다들 다른 부서에 배정된 터라 이야깃거리는 자연스레 자신의 부서에 대한 것들. 대충 과장님들 칭찬을 하는 것 같긴 한데, 우리 과장님은 자랑할 '무언가'가 없었기에 말을 아꼈다. 없다.. 없어.. 나만 소같이 일하고 있나 봐.. 다들 좋은 대접받으며 인턴 생활 잘 하나 봐... 괜히 쪼그라드는 느낌이 들어 식판에 집중하기로 했다.
어떻게 저렇게 에너지가 남아있는지 신기할 정도로 떠들어대는 동기들과 달리, 어느새 나는 국을 마시듯 먹고 있었다.
점심 먹고 보고서 작성하는 것도 남았고, 또 뭐가 있었지.. 어제 건 마무리하는 것도 끝내야 하는데.. 반찬을 입에 마구 집어넣는 순간에도 일에 대한 생각은 가득했다. 그냥 동기들한테 황과장 욕이나 실컷 해볼까? 싶었지만 내 얼굴에 내가 먹칠하는 기분이 들어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 빡세게 일 하려면, 황민현 개새- 아니 황민현 과장님의 마음에 쏙 드는 인턴이 되기 위해서는 배라도 두둑히 채워야 했다. 기계에 건전지를 넣듯 음식을 쑤셔 넣는 내 팔을 툭툭 치는 동기에 황민현에 저주를 빌던 것을 그만두었다.
“나는 김여주 얘가 제일 부럽더라.”
“그니까.. 민현 과장님.. 진짜 겁나 부러워.. 복받았다 너는.”
“진짜 잘생기신 것도 모자라... 황스윗...”
김여주 (인턴 나부랭이/황민현한테 매일 씹힘/쟤네들이 지금 뭐라는 거?)
지금 동기들이 뭐라고 씨부리는 건가요? 오늘 아침에도 정확히 일 분 늦었다고(정확히 이십 초) 인사까지 씹힌 처지입니다만.. 방금 황민현에 대해 욕을 할까말까 고민한 내 자신이 한심스럽다. 그냥 황과장의 실제 모습을 불어서 동기들의 파릇파릇한 상상을 즈려밟아줘야 하나? 싶다.
어이가 없어서 기가 찼는데 그걸 어떻게 표현하는지 까먹을 정도다. 지금 당장 배우 유아인의 '어이가.. 없네..?'를 시전할 수 있을 듯 싶다. 스윗? 누가 스윗? 대체 누가? 황과장이? 황민현이? 어이가 정말 아리마셍이고요~ 씹던 음식 뱉을 뻔했고요~
무반응인 내게 재촉하는 동기들에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고민이 들었다. 어디서 그런 괴상망측한 소문을 듣고 왔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나한테만 그렇게 쌀쌀맞게 굴면서 밖에 다른 부서에선 착한 척 베푸는 척 스윗한 척 쩌는 건가? 하긴 주위에서 들리는 황민현 과장님에 대한 평이 좋긴 했다. 괜히 나만 당하는 느낌이다. 착한 척하는 악마한테..
“김여주! 황과장님 얘기 좀 해줘!”
“그러게.. 진짜 궁금하다.. 같은 부서 인턴한테는 얼마나 잘 해주실지..”
이들의 환상을 말끔히 깨줘야 속이 시원할까. 아님 그냥 그런 황민현 과장님에 대한 망상 같은 거짓된 이미지를 그대로 보존시켜 드려야 할까. 아무리 싸가지 과장님이라도 우리 부서인데, 내 밥줄을 담당하시는 분인데, 괜히 소문이 새어나가면 그 소문의 시작은 나라는 것이 분명할 테니.. 입을 싸그리 다물자고 다짐한 직후였다.
나를 쳐다보던 동기들의 눈동자가 어느새 내 뒤로 가있었다. 뭐야, 뭐 쳐다보는데 그렇게 황홀한 눈빛이야. 국그릇에 쳐박던 머리통을 재빨리 들고 일어서려는 순간 내 어깨에 낯선 손이 살짝 닿았다. 뭔가 뒤에서 누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은데…. 뒤를 돌았다.
이윽고, 내 눈이 커지고야 만다.
“체하지 않게 꼭꼭 씹어 드세요.”
입에 가득 든 음식들을 뿜어낼 뻔 했다. 누구보다도 스윗한 목소리로 스윗하게 웃는다. 그리고 끝엔 사막여우 같은 눈웃음까지 짓는다.
진정 내가 아는 황과장이 맞는 건가요..?
/ 단아별입니다.
아까 재환이와 신혼 ver. 집에서 꽁냥꽁냥 글 올린지 얼마 되었다고 또 새 글을 올리고 갑니다!
댓글 보니까 아예 글을 처음 쓰는 줄 아시는 것 같던데, 저는 글잡에 처음 연재했다는 말이었고요! 평상시에 인티가 아닌 다른 곳에서 쓰고 있었답니다 :-D
짧은 것 같아서 포인트는 5로 잡을게요! 중편도 기대해주세요 ♡
댓글은 글을 쓸 때 많이 힘이 됩니다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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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이모 팔로잉목록 보면 햇님말고 40대이상 뼈마름 유지하는 배우들 있던데 설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