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니가 쓴글 아님, 쓰니가 아는언니 글인데 짱짱인듯하여 허락맡고 올림!!!)
![[블락비/오일] 리테이너 키스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6/e/d6ea0816a3f0650c82eb3eb77d8331ac.jpg)
눈이 소복 소복 내리는 어느 겨울날, 난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그때가 언제였던가. 내가 한창 커다란 야상 좋다고 맨날 입고다닐 때였지. 그때 난 1년간의 발치교정을 끝내고 리테이너를 끼고 있었다. 큰돈 들여 시작한 교정이니만큼 이가 다시 틀어지고 싶진 않았기에 열심히 끼고 다녔었지. 그 리테이너는 아직도 나에게 달콤한 첫키스의 기억으로 남아, 내 방 책상서랍 속에 고이 간직되어 있다. 알려나 모르겠지만, 리테이너를 끼고는 물 빼고 아무것도 먹지도 마셔서도 안된다. 그 리테이너 빼기 귀찮아서 아무것도 안 먹다 보니 살이 엄청 빠졌었지.
(회상회상화상)
"태일이형!"
"어 왔어?"
지훈이다. 마침 스케줄이 없어서 같이 동대문에 쇼핑을 가기로 했다.
"어후 형 많이 기다렸어요? 모자에 눈 쌓인거 봐."
지훈이가 야상 모자에 소복히 쌓인 눈을 툭툭 털어주며 말했다. 그리곤 어깨동무를 하며 나를 이끌었다.
"형 이거 어때요? 이건?"
옷걸이에 걸린 옷을 이리저리 대며 쉴 새 없이 물어댄다. 아,이건 좀 너무 칙칙한가. 이건 너무 다리가 짧아보이는데. 혼자 중얼중얼거리며 쇼핑에 심취해 있다. 나도 한창 집중해서 쇼핑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지훈이가 부른다.
"형! 일루와봐요!!"
무슨 일이라도 있나 싶어 갔더니 내 머리에 빨간 비니를 폭 씌워주며 실실 웃는다.
"아 탤형봐 이거 진짜 잘 어울릴줄 알았다니까. 형 거울봐바요 너무 귀엽다."
음.. 내가 봐도 좀 괜찮긴 하네. 근데 이거 얼마..어후 팔만원이라니 이건 너무한데. 안되겠다. 슬그머니 벗어서 내려놓으려 하자 지훈이가 탁 잡아챈다.
"아 형 이거 이쁜데 왜 그래요. 내가 사줄테니까 쓰고 가요."
"어?야 그래도 동생한테 뭘 받기엔.."
"에헤이 그런게 어딨어요 그냥 선물이에요 선물 줄때 받아요 그냥."
지훈이의 성화에 모자를 쓰고 밖에 나가자 이미 해가 지고 깜깜해져 있었다. 갑자기 사탕이 먹고 싶다는 지훈이의 말에 근처 편의점에 들러 사탕을 사고 헤어져 가려는데 지훈이가 밤길 위험하다고 데려다 주겠다고 난리길래 못 이기는 척 같이 집에 가고 있었다. 그러다 가로등이 몇 대 없는 골목에 들어서자 옆에서 재잘대던 지훈이가 갑자기 말이 없어지더니 내 손을 잡고 자기쪽으로 돌려 세운다.
"형"
굵은 목소리가 한층 더 굵어져 아주 진지하게 들린다. 어두워서 표정은 볼 수 없지만, 목소리만으로 전해지는 진지한 분위기에 눌려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응..?왜?"
내 대답에 아무 말도 없이 내 어깨를 꽉 붙잡고 있는 지훈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은 찰나, 차 한대가 지나가고 밝은 헤드라이트 불빛이 순간 지훈이의 얼굴을 비추었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지훈이의 표정을 보았다. 여태껏 본 적 없던 지훈이의 무서울만큼 진지한 표정. 왠지 모를 두려움에 한발 뒤로 물러서려 하자 지훈이가 갑자기 달려들어 입을 맞춘다. 난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당하고만 있었다. 슬그머니 밀려 들어오는 혀에도 꼼짝 못하고 농락 당하고 있었다. 그러다 순간, 지훈이가 먹고 있던 사탕이 내 입속으로 밀려들어왔다.그 상황에서 좀 바보같은 생각이긴 하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리테이너를 끼고 사탕을 먹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떠올랐고, 급하게 지훈이를 밀쳐냈다. 지훈이는 당황한 듯 나를 쳐다봤다. 나도 그 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바보같은 한마디만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ㄹ..리테이너 끼고 사탕 먹으면 안된댔어."
그 말을 들은 지훈이는 3초간 벙쪄있는듯 했다. 그러더니 푸흡 하며 웃더니 킬킬대며 다시 나에게 다가왔다.
"형 리테이너 통 가지고 있죠."
"어..응"
얼떨결에 리테이너 통을 지훈이에게 내주고는 다시 지훈이에게 입술을 맡겼다. 지훈이는 다시 부드럽게, 혀를 놀리더니 내 위쪽 리테이너를 빼냈다. 그리곤 입술을 떼고 리테이너 통에 넣었다. 아래쪽 리테이너도 유연하게 빼내더니 통에 톡 떨어트렸다. 그리곤 입술을 내 입술에 살짝 포개고 씩 웃으면서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이젠 사탕 먹어도 되죠?"
딸기맛 사탕이 입안에 밀려들어오고, 그 뒤로 얼마나 오랫동안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우린 한참동안 딸기맛 키스를 나누었다.
![[블락비/오일] 리테이너 키스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c/3/8c362eb3314cc2b7c3983f2f4d7cfde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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