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악장이 짧으니까 바로 이어서 올려요.
w.녹차하임
분위기가 무르익자 백현은 본래의 목적을 넌지시 내보였다.
"피아노를 아주 잘친다고 들었는데..."
"즐겨치는 편입니다."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아! 저도요!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백현이 빨대꽂아 건네준 바나나우유를 쪽쪽 빨고 있던 민석은 피아노도 없는데 무슨... 하는 생각을 하다 눈이 커졌다.
언제 넣었는지 연습실 안 한켠에 마련된 키보드를 발견했다.
고개를 획 돌려 백현을 바라보았지만 그는 민석에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루한에게 연주하란 무언의 압박을 넣고 있었다.
찬열의 이글거리는 눈동자까지 가세하자 루한은 어색하게 웃다가 결국 키보드 앞에 앉았다.
"음, 이왕이면 대중적인 곡이면 좋겠는데..."
"... Isn't she lovely..."
민석 역시 루한의 눈치를 보다 그가 피아노 앞에 앉자 눈을 빛냈다.
백현의 중얼거림에 그동안 들었던 그의 연주들을 떠올렸다.
대부분 클래식이었지만 몇번 편안한 가요도 자주 치곤 했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곡 이름이 민석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옆에서 들은 백현이 그거 좋네, 하며 맞장구를 쳤고 루한도 민석을 향해 웃고는 연주를 시작했다.
루한의 연주가 시작되고 백현과 찬열의 눈이 점점 진지해졌다.
기대반으로 가볍게 듣기 시작했지만 두사람이었지만 마음이 동하는 연주에 진심으로 그가 탐나기 시작했다.
비록 한곡밖에 듣지 못했지만 그는 재능이 넘쳐났고 그 재능을 훌륭하게 다루고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웃도는 실력에 두사람은 저 연주에 자신의 연주를 더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다.
지금이라도 당장 저 음율에 자신의 손짓을 더하고 싶었다.
민석도 루한의 연주에 빠져 손가락을 움직였다.
박자를 타며 연주를 따라가다보니 금새 한곡이 끝나버렸다.
그의 연주를 처음 들었을 때 한참이나 정신을 못차렸던 민석은 면역력이 생겼는지 이젠 곧잘 헤어나왔다.
고개를 돌려 백현과 찬열을 본 민석은 작게 웃었다.
눈을 감고 그의 연주를 아직 놓지 못한 두사람의 심정이 공감되었다.
루한이 연주를 끝내고 다시 돌아와 앉자 백현이 눈을 번쩍 뜨며 루한의 손을 덥석 잡았다.
"?"
"루한씨, 아니 루한님. 우리 같이 연주해요."
"네?"
"저희 밴드의 멤버가 되어주세요!"
백현의 요청에 루한은 당황하여 민석을 보았다.
민석은 애써 그 눈길을 피하며 딴청을 피웠다.
루한을 만나고부터 은근히 가오잡던 백현이 한순간 풀어지더니 그에게 찰싹 붙어 애원하자 민석은 혀를 내둘렀다.
어지간히 루한이 맘에 들었나보다.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전개에 민석의 머리는 지끈거렸지만 내심 그도 루한이 멤버로 들어왔으면 바라고 있었다.
백현은 자신은 드럼, 찬열은 기타를 맡고있고 노래는 민석이 한다며 밴드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하며 그를 영입하기 위해 설득하기 시작했다.
찬열 역시 왠일로 백현과 죽이 척척 맞아 루한을 영입하기 위해 열을 내니 그에 견디지 못하고 루한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갑자기 일어나버리자 백현과 찬열이 놀란 눈으로 그를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너무 밀어붙였나? 혹여 그가 박차고 가버릴까 걱정이 들었다.
"... 우민군은 무얼합니까?"
팔을 뻗어 자신을 가리키며 묻는 루한의 질문에 민석은 사레가 들려 기침을 했다.
그의 질문이 잠시 이상하게 들렸지만 민석은 금새 아차하고 깨달았다.
루한에게 자신은 시우민이었고, 자신의 본명이 김민석이라고 아직 말하지 않은 상태였다.
민석은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웃었다.
"저는 노래해요."
"노래하는 사람이 두사람인가요?"
"그러니까... 제 본명이 김민석이에요."
민석의 대답에 루한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러고보니 이상했다.
백현이란 사람은 우민을 보고 계속 민석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루한은 아까부터 찜찜했던 이유를 알아차리자마자 또다시 의문이 생겼다.
"이름... 속인겁니까?"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mbc 아이유 진짜 예쁘게 찍어주는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