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녹차하임
"앞으로도 우민이라고 부를게요."
"아!"
루한의 말에 민석은 활짝 웃었다.
루한이 아련하게 자신의 이름을 불렀을 때 심장이 간질간질거리며 떨려왔다.
민석은 노래를 부를때나 느껴지는 감정이 대화를 통해서도 느껴지자 약간 생소했다.
베시시 웃으며 고마워요, 하는 민석의 대답을 듣고 루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루한이 민석에게 천천히 손을 뻗어 머리에 얹고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 때, 연습실 문이 끼익 열리는 소리가 났다.
민석과 루한이 고개를 돌려 문쪽을 바라보자 백현과 찬열이 고개를 빼꼼히 내민채 두사람을 엿보고 있었다.
네사람의 눈동자가 한데 얽히고 잠시후 민석의 얼굴은 달아오르고 루한은 피식, 웃음을 내뱉었다.
백현과 찬열은 어색하게 웃다가 백현이 문을 연 찬열을 나무라면서 다시 투닥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루한과 민석은 역시 서로 마주보며 웃어버렸다.
"그럼 이제부터 자세한 얘기를 나눠볼까요?"
겨우 추스리고 연습실 소파에 모여 앉은 네 사람은 백현의 주도 하에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찬열이 왜 아까부터 네가 리더인척 난리냐? 하고 딴지를 걸었지만 백현은 가볍게 무시했다.
"일단 전 23살 변백현입니다. 드럼을 담당하고 있구요. 민석이랑은 대학동기고 저 도비랑은 유치원때부터 알고 지냈어요."
"야, 너 내가 도비라고 하지 말랬지?"
"병신아, 생각해봐. 도비한테 도비라 그러지 뭐라그러냐?"
"미친, 그니까 내가 왜 도비냐고?!"
"너 지금 너의 정체성을 거부하는거냐? 니가 무슨 비행청소년도 아니고 그만 인정하라니까."
무슨 말만 하면 같아지는 패턴에 민석은 한숨을 내쉬고 루한은 재밌다는 듯 두사람을 구경했다.
해맑게 둘을 구경하는 루한을 보며 다시한번 한숨을 내쉰 민석은 여느때와 같이 두사람을 중재하기 시작했다.
겨우겨우 떼어놓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찬열이 입을 열었다.
"저도 23살이고 박찬열이라고 합니다. 기타 맡고있고 가끔 코러스 넣기도 해요. 저기 저 멍뭉이가 하는 얘기는 다 무시하면 되고... 아, 아까 한 말은 잊어주세요. 하하..."
초면에 던진 말이 내내 신경쓰였는지 사과하는 찬열에 루한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25살 루한입니다. 이제부터 키보드를 맡게된겁니까? 아무쪼록 앞으로 잘해봐요."
루한의 소개에 민석은 살짝 놀랐다.
어른스러운 분위기가 강해 적어도 자신보다는 위일꺼라 생각했는데 자신과 동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석만 그렇게 생각할 뿐 백현과 찬열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민석이 너무 어려보일 뿐이었다.
루한이 소개를 마치고 민석을 바라보았다.
민석의 이름은 알았지만 나이는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석은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우민군의 나이는 어떻게 됩니까?"
"아! 저도 25살이에요."
"!"
민석의 나이를 듣고 루한은 경악하며 눈을 크게 떴다.
루한이 민석을 처음 보았을 때 그가 고등학생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카페를 찾아온 시간이나 말투를 보고 갓 대학을 들어간 신입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와서 25살, 자신과 동갑이라니?!
루한은 경악으로 벙쪄있다가 곧 자신의 실수를 떠올렸다.
그는 민석의 나이를 알고 있었다.
처음 만난 날 자신과 동갑이라고 소개한 포동포동한 얼굴의 작은 아이가 생각났다.
백현과 찬열은 루한의 반응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마음이 공감되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은 처음 민석의 나이를 알았을 때 얼마나 난리를 쳤었던가.
사기다, 이건 사기야. 중얼거리며 넋이 나가 민석에게 사실대로 말하라, 민증을 까보라 귀찮게 했던 기억에 웃음이 났다.
"빠오즈..."
루한이 생각하던 중 떠오른 단어를 입밖으로 꺼냈다.
그의 중얼거림의 세사람의 이목이 한번에 루한에게로 몰렸다.
"빠오즈?"
"형, 그게 뭐에요?"
거리낌없이 바로 형형,거리면서 살갑게 질문을 해오는 찬열과 백현의 모습에 꼬리를 열심히 흔드는 강아지를 떠올렸다.
루한은 생각이 입밖으로 튀어나온 것에 잠시 당황했지만 곧 민석을 보고 웃으며 질문에 대답했다.
"만두... 우민은 만두 닮았습니다."
"에?"
갑작스레 받은 공격에 민석이 벙쪄 루한을 바라보았다.
백현과 찬열은 루한의 대답에 민석을 바라보다 박장대소했다.
와, 진짜 똑같다!!! 큰소리로 똑같다똑같다 연발하며 민석을 보고 웃자 민석의 표정이 점차 일그러졌다.
민석이 루한을 보며 울쌍을 지으며 제가 뭐 잘못했어요...? 하자 루한은 귀엽다는 뜻이었는데... 하며 민석의 얼굴을 더욱 붉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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