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건너 서울숲을 지나 숙소 앞이야. 너빚쟁은 빅스 숙소까지 온 건 처음이라
속으로 오모오모하면서 놀라고 있었어. 빅스 애들이 잠시 물을 사러 슈퍼 안으로 들어간 사이에
햇승사자가 너빚쟁을 붙잡고 너빚쟁과 눈을 마주쳐
지금부터 주의해야 될 게 있어. 너도 지금이 일 년 전으로 돌아간 건 알겠지?
햇승사자의 말에 너빚쟁은 고개를 끄덕였어.
그럼 일 년 전에 너는 뭘 하고 있었어?
너빚쟁은 곰곰히 2013년 1월을 생각해봤어.
수능이 끝나고 대학에 원서를 넣고 입시 결과를 기다리고
밀린 팬질을 하고 학연이 트윗에 쩔쩔매고 컴백이야기에 들떠있고
지난 일들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갔어
빚쟁아. 너는 과거의 너와 마주치지 않게 조심해야 돼.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하는 건 당연하고
햇승사자는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어.
만약 들키게 되면 어떻게 되는데요?
너빚쟁이 다급하게 햇승사자에게 물었지만 햇승사자는 그저 웃으면서 어깨를 들썩였어
그러던 사이 여섯 빅스는 다들 품 안에 페트병을 안고 슈퍼를 나왔어
너빚쟁과 햇승사자는 그 뒤를 조심히 따랐어. 엘리베이터가 생각보다 작아서
여섯명이 들어가니까 아슬아슬하게 꽉 차려고 한거야. 너빚쟁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 햇승사자를 바라보니까 햇승사자는 탈 생각도 않고
문 앞에 가만히 서 있었어. 그래서 너빚쟁도 그 옆에 나란히 서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걸 바라봤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일층, 이층 올라가는 화면을 바라보다가 어느 층에 서자
햇승사자는 너빚쟁의 어깨를 잡아. 그리고 금방 공간은 바뀌어서 현관 문을 열고 있는 빅스가 보여
다시 주변이 바뀌고 너빚쟁과 햇승사자는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간 재환이보다 빠르게 숙소로 들어와 있었어
아 에녕봐야되는데 에녕 ㅇㄴㅇ
아 진짜 그거 방송으로 보면서 학연이형한테 뭐라 해야되는데
재환이가 숙소로 들어오면서 말을 하자 뒤에서 홍빈이가 홍침을 날려
아니 애들아@,@ 방송 이제 한번했는데 무슨 소리야
학연이가 쩔쩔 매면서 대답을 하니까 홍빈이가 다 들은게 있다고 형 조심하라고 장난을 쳐
처음에는 무슨 소린가 했는데 얘기를 듣다보니까 뭔가 감이 오는게 있어
일 년 전에 학연이가 더 로맨틱 앤 아이돌이라는 프로그램에 나갔던게 기억이나
은영아ㅠㅠㅠㅠㅠ주은영ㅠㅠㅠㅠㅠㅠ하면서 너빚쟁은 속으로 혼자 울다가
주변이 조용해지는 게 느껴서 다른 멤버들이 뭘 하나 둘러봤어.
벌써 대충 다 씻었는지 방으로 들어가 누울 준비를 하고 있는 멤버들도 보여.
원식이는 방 구석에 앉아서 노트북을 붙잡고 있는 걸 보니까 작사를 하고 있는 듯 했어
다칠준비가 돼있어 다음 앨범인 하이드에서 원식이가 작사한 노래가 나올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너빚쟁은 그 가사가 저렇게 나오는 구나 신기해하면서 늦은 시간까지
작업을 하고 있는 원식이가 뭔가 기특하면서도 뿌듯해
그러다가 멤버들이 하나 둘 씩 잠에 들고 불이 꺼지자 너빚쟁은
옆에서 낡은 노트를 뒤적거리고 있던 햇승사자를 잡고 이제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었어.
너빚쟁이 말을 마치자마자 공간이 바뀌고 햇승사자가 입을 열었어.
너 지금 안 졸릴껄?
밤이고 어두워서 막연히 졸립다고 생각했던 너빚쟁은 햇승사자의 말을 들으니까
전혀 졸립지 않은거야. 햇승사자는 아마 계속 졸린 걸 못 느낄거라고 했어. 그래도
늦은 시간에 다들 자는데 거기 있는 건 좀 그렇지 않느냐는 너빚쟁의 말에 햇승사자는
그럼 자기한테 말하면 이렇게 다른 공간에 있게 해준다고 대답했어
그 날은 그 곳에 혼자 남아서 시간을 보냈어.
너무 멀리 온건 아닌가 부담도 되기도 했지만 햇승사자가 이건 선물이라고 했으니까
진짜 실마리를 잡기 전까지는 편하게 있고 싶기도 했는데 막상 또 그렇게는 안되고
마음은 심란한데 햇승사자는 정확하게 이야기해주는 것도 없고
그렇게 텅 빈 공간에서 시간을 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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