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세븐틴 - Hello
인스타에 글을 올리면서 한 가지 각오한 일이 있었다.
멤버들과 사이가 틀어지게 될 거라는 거. 이미 틀어진지 오래인 사이라지만 이제는 정말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었다.
회사에 핸드폰을 샀다고 이야기 했을 때 나보고 뭐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마주한 멤버들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사랑해도 될까요?
06
w. 복숭아 향기
"미쳤지?"
"오랜만에 보자마자 하는 말이 겨우 그거야?"
"장난해?"
"아니."
멤버들이 왜 저리 화가 났는지는 알고 있었다.
아마 지금쯤 악플이 장난 아니게 많이 달려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여론이라는 것은 한 순간에 뒤집기 매우 쉬운 것이었으니까.
"그래서. 내가 도시락에 독 탔다고?"
"난 그랬다고 한 적 없는데."
"뉘앙스가 그렇잖아. 뉘앙스가."
"그랬다고 한 적 없다니까."
사실이었다.
나는 인스타 글을 올릴 때 은주 언니가 올린 글은 사실이 아니라 말을 했고 누군가 내 도시락에 손을 댔다고만 말을 했다.
정황상 독극물이 있을지도 모른다 라고 경찰이 말을 했다고도 했지.
내가 한 말 어디에도 멤버들이 그 일을 벌인 사람들이라 의심된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멤버들을 비난했다.
내가 올린 글 하나로 사람들은 평소 우리의 모습들 하나하나 파고들어가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없이 했던 말 하나, 행동 하나가 그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가십거리였다.
그다지 그럴 의도가 아니었던 말과 행동도 멤버들이 나를 괴롭힌다는 커다란 증거가 되기도 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어이없었다.
"너 진짜 끝내고 싶어?"
"오늘 나랑 이야기 하려고 온 거 아니지 않아?"
"..."
"딱히 난 하고 싶은 말도 없고."
"성이름."
"고마웠어. 지금까지."
"뭐?"
"진심이야. 고마웠어. 앞으로 또 얼굴 볼 일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멤버들이 사무실에 모인 이유는 간단했다.
계약 해지.
아마 내가 모르는 새에 사무실 사람들은 수많은 회의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겠지.
돈이 되는 사람은 계속해서 데리고 있고 아닌 사람은 일찌감치 풀어주는 것.
이것이 그들이 내린 결론일 것이다. 말로만 계약해지지 사실상 그냥 내쳐지는 거나 다름없기는 했다.
자기 무덤을 결국 자기가 판 셈이었다, 멤버들은.
그래서 내가 멍청하다고 했던 거고.
통쾌하냐 물어본다면 대답할 말이 없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거든.
그냥 지금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연습실 바닥에 주저앉아서 숨을 헐떡이던, 처음 멤버들을 마주했던 그 모습뿐이었다.
얼마 전에 방영했던 한 드라마에서 나왔던 장면이 있었다.
인기가 없는 아이돌 팀이 결국 회사에게서 계약 해지 통지서를 받는 장면이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며 무명 아이돌들의 현실이라 말을 했고 안타까운 마음을 여과없이 드러냈었다.
지금 멤버들 모습을 보니 그 드라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들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적어도 난 내 눈으로 멤버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기에.
초반에는 다들 열심히 했었지. 연습실도 꼬박꼬박 나오고 말이야.
객관적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맞았지만 나는 그다지 좋게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나에게 친절하게 대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나도 참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쿵.
방문이 닫혔다. 사무실 안 쪽 작은 방에는 지금 대표님과 멤버들이 같이 있었다.
쇼파에 앉아 그 문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저 문 너머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나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하나 더. 언제 나도 저렇게 버려질지 모른다는 것 역시도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
경찰에게서 수사가 진행이 되어가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정말 독이 발견되었단다. 복어독이라나.
많은 사람들이 내게 안타깝다 라고 말을 하며 응원의 메세지를 보냈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나보고 자작극을 벌인 것이 아니냐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떻게 딱 그 시점에서 독이 없는 부분만 먹을 수 있었냐는 것이었다. 그러게. 그건 나도 신기했다.
아직 게시물을 하나밖에 올리지 않은 인스타에는 수많은 댓글들이 끊임없이 달리고 있었다.
가끔 심심하면 댓글들 하나하나를 읽어보기도 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비슷한 내용의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무슨 말이냐고? 한 사람이 계속해서 악플을 단다는 거지. 정말 한 사람은 아니겠지만 말이야.
수사는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고 했다.
범인을 잡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범인이 누군지 마음 속으로 정해놓은 것 같았다.
정은주 그 년 아님? - 추천 325 반대 122
안봐도 각 나오네. 정은주잖아. - 추천 764 반대 321
진짜 인류애 상실이다. 어떻게 멤버를 죽일 생각을 함? - 추천 875 반대 153
"난 의심한 적 없는데."
정말이었다. 나는 은주 언니를 의심한 적이 없었다.
일단 그럴 깡이 없는 사람이었다. 깡이 없을 뿐더러 그렇게까지 멍청하고 비인간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누군지 짐작이 가지도 않았다.
나를 사랑해주는 팬들도 많지만 이유없이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 역시 많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나같이 은주 언니를 의심하고 있었다.
은주 언니를 의심하도록 노리고 썼냐고? 아니. 절대 아니었다.
"뭐해?"
"...어?"
"하이루. 방가방가."
"...뭐야. 그 철지난 인사는."
"요즘 복고가 대세야."
혼자 멍하니 앉아있던 대기실에 김석진이 찾아왔다.
사람들 많은데 와도 되는 건가? 싶었지만 김석진 손에 들려있는 종이 뭉치를 보고 바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대본 연습 때문에 잠시 들린 모양이었다.
밖에는 기자들이 가득했다.
멤버들 계약 해지 기사가 퍼지면 앞으로 기자들이 더 몰려올 것이다.
나는 아직까지도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사실 입장 표명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인스타에 올렸던 글 그대로가 내 의견이었으니까. 그걸 멋대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뭐 봐?"
"댓글."
"할 일 없어?"
"그건 아니고."
"줘 봐."
"왜?"
"일단 줘 봐."
김석진은 바로 내 핸드폰을 낚아채고 한참동안 뭔가 두드리기 시작했다.
뭐 하려고.
굳이 말리지는 않고 가만히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내 핸드폰이 어색하지는 않았다. 인스타 알람을 꺼준 사람이라서 그런가.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지.
"됐어."
"뭔데."
"댓글 꺼놨어."
"...그런 것도 가능해?"
"너 진짜 컴맹이지?"
"남이사..."
"댓글 봐서 좋을 거 하나도 없어."
"알아."
"근데 왜 봐."
"재밌으니까."
"..."
"세상에는 참 작가들이 많거든."
김석진은 말없이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왜 저렇게 보고 있대. 가만히 있는 사람 민망하게스리.
먼저 시선을 피하면 왠지 지는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나도 그냥 김석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둘 사이에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았다.
김석진은 느릿하게 두 눈을 깜박이다 이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 이겼다. 뭘 이겼냐고? 눈싸움.
"너 약간 그런 건 아니지?"
"뭐가?"
"뭐 정신적인 고통을 즐긴다던가..."
"뭐래."
"하긴. 내가 할 말은 아니지."
"왜?"
"살면서 악플 안달려본 연예인이 누가 있겠어?"
"..."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다. 이들도 평탄하게 굴러온 팀이 아니라는 것을.
턱을 괴고 김석진을 바라보았다. 왜? 김석진이 입모양으로 물어왔다.
"아니. 그냥."
"싱겁게."
"그다지."
"소금이라도 줘. 간 맞춰야 해."
"...그만해."
"싫은데?"
잠깐이라도 진지하게 봤던 내가 병신이었지.
푸스스 나오는 웃음을 애써 감추지 않으며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모르겠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해야할지. 짧은 시간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져서 그런지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해도 피곤했다.
-
"아, 맞아."
"왜?"
"너 어떻게 알았어?"
"뭘?"
"담배."
"아... 그거?"
맞춰봐.
...
때릴까.
"오빠 하면 알려줄게."
"..."
"진심인데?"
"진정한 오빠는 오빠라는 호칭에 집착하지 않는 법이야."
"근데 내가 너보다 오빠는 맞잖아."
"그냥 평생 비밀로 하고 살아."
"그냥 하면 될 걸."
"됐거든."
"농담 아니야. 한 번 생각해봐."
"..."
[이야! 뽀로로다!]
"어. 부르나보다. 나 일어난다."
"..."
"왜?"
"벨소리가..."
"신박하지?"
"..."
"딸기가 도망가면 뭔지 알아?"
"..."
"딸기쨈! 나 간다!"
딸기쨈이라는 단어를 남긴 김석진은 빠르게 대기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자기 이름이 떡하니 쓰여있는 대본을 여기에 그냥 놔둔 채로.
...
진짜 바보인건가. 한숨을 내쉬며 대본을 차곡차곡 모아 정리를 한 후 가방 안에 집어넣었다.
다음에 주던지 해야지. 지금 내가 대기실 밖으로 나가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찾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카톡!]
뭐지?
얌전했던 핸드폰에서 알람음이 들려왔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어... 그러니까 이게 카톡이라는 건가 보다.
[월.와.핸 석찌니 오빠♥]
- 아
- 나 대본 두고 왔다
- 갖다주라
..? -
뭐야 이거 -
-내가 아까 깔았지
- 잘했지?
... -
이름은 이게 뭔데 -
- 월드 와이드 핸썸
- World Wide Handsome
- 캬
차단... 차단하는 방법이 있을까...
안타깝지만 나는 저장명을 바꾸는 법도 차단하는 방법도 모르고 있었다.
김석진이 연락처 이름을 바꿔놓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아. 매니저 오빠한테 핸드폰 조작하는 법 좀 배우던지 해야지.
아까까지만 해도 없었던 이유 모를 승부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
[월.와.핸 석찌니 오빠♥]
- 이름아
- 대본 갖다주라ㅠㅠ
- 생각해보니까
- 지금 아니면 못받을 거 같아ㅠㅠ
그러게 -
왜 두고가 -
나 만나는 거 들키면 -
어쩌려고 -
- 뭐 어때
- 대본주러 왔다 하면 되지
내가 못산다.
김석진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대본을 꺼내들고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사녹은 미리 해놓은 상태이니 아직은 시간이 조금 널널했다.
내가 피곤하다 말을 했기에 내 대기실에는 스텝들이 많지 않았지만 다른 대기실에는 코디며 매니저며 다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저렇게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 중에 있는 걸까.
내 도시락에 손을 댔던 사람이.
평소라면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을 복도인데 오늘따라 사람들 얼굴이 하나씩 눈에 들어왔다.
처음보는 얼굴도 있었고 방송국에서 많이 마주쳐서 그런지 꽤나 익숙한 얼굴도 있었다.
그런데 마냥 죄없는 사람들 의심하는 거는 아닌가? 하는 묘한 죄책감이 들기도 했고.
방탄소년단 이라 쓰여있는 대기실 앞에 도착했다.
들어가도 되는 건가. 내 대기실이랑 다르게 안에 사람들이 좀 많은 거 같던데.
눈동자를 데록데록 굴리며 대본을 다시금 그러쥐었다.
그때 누군가 뒤에서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누구지? 화들짝 놀라며 몸을 뒤로 돌렸다.
"..."
"석진이 형 보러 왔어요?"
"..."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내 앞에는 정호석이 서있었다.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는 모양이었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양치도구를 보면 알 수 있었다.
"형 안에 있을텐데."
"저..."
"..."
"이거 전해주세요."
손에 들고 있던 대본을 정호석에게 내밀었다.
정호석은 아무렇지 않게 대본을 받아들었다.
그에게 대본이 넘어가자마자 나는 바로 몸을 돌려 내 대기실이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뒤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전해줬잖아. 그거면 된 거야. 내가 직접 줘야하는 이유는 없었고.
아직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남자 아이돌 대기실에 들어가는 건 무리였다.
그 상대가 아무리 나와 같이 영화를 찍기로 한 사람일지라도.
영화 촬영일까지 일주일이 조금 넘게 남아있었다.
-
[암호닉]
데이지 뷔밀병기 단아한사과 호두껍질 지민둥이 새글 짐데이 핑진 김석이긴 너만보여 짐니재이 골드빈 두부 짐느러미 하나의 방탄 딱콩 하리보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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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을 혼자만 사용하는 여주 / 대기실을 멤버, 스텝들과 함께 왁자지껄하게 사용하는 석진
여주의 대기실에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는 석진 / 석진의 대기실 앞에서 한참동안 망설이다 결국 들어가지 못하는 여주
여주가 하도 예민하다보니 스텝들이 배려해준다고 대기실을 비운 상태입니다. 때문에 여주의 대기실은 맨 구석에 있어요.
스텝들은 여주 대기실 바로 옆에 있는 대기실에 있답니다. 여주는 본인이 원해서 가장 작은 대기실을 사용하고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