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 부수기
A. 막장스토리의 서막.
"저한텐 되게 소중한데..."
[아니 그건 내 알빠 아니고. 이런식으로 전화 계속하면 곤란해. 끊자]
뚝-. 끊긴 전화와 동시에 내 눈에선 뚝뚝 물방울이 떨어졌다. 닭똥같은 눈물이라는게 이런건지.
나는 한 남자에게 집착하다가, 재대로 까이는중이다.
이번엔 진짜라고, 들이대 본 적 없는 내가 처음으로 들이댄 결과.
개판이었다.
야아... 망했다. 최근 통화기록에 가득찬 하트속, 유일하게 하트가 없는 세 글자를 꾹 눌렀다.
백퍼 깨있을거야, 내가 너라면 말야.
"김재환!"
[어우...야.... 이 새벽바람부터 왜 전화질이야....]
"당장 사구포차로 와"
[아 왜 또 왜]
"오라면 오...라...구오오!!!! 오라구우...흐어어엉"
[....사구포차라고?]
내가 의지할 틈은 김재환 뿐이었다. 내 불알친구. 내 소중한 왼쪽놈.
내게 불알이란 없는게 당연하지만, 암튼 내 소중한 왼쪽놈.
오른쪽 놈은 외국에 가있으니 의지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아무튼, 김재환이 오기전, 평일 밤의 사구포차는 한적했다.
한명더 올거예요, 하고 자리를 잡았다.
싯팔, 내 인생 개같은 인생.
알바를 불러 소주2병과 사이다를 하나 시키고 기본안주를 주워먹었다.
여기요- 하고 나온 소주를 바로 받아, 맥주잔에 붓고 사이다를 섞었다.
역시 소주는 소사야. 내가 오늘 먹고 죽어야겠다.
내일 또 나 술이제 안먹어, 내가 먹으면 병신이야! 라고 할정도로 마실거다.
그렇지 않으면 이 비참한 기분을 못이길것 같으니까.
열심히 기본안주와 술만 먹어치우던 중, 이 미친년- 하며 내 등짝을 세게 때리는 손길에 고개를 들었다.
김재환, 이제와? 왜이제와. 내가 전화한지 벌써 30분이나 지났어 새끼야!
"야. 집앞이라고 해도 어? 밖에 나가는데, 이 오빠가 옷은 재대로 입어야하지 않겠냐"
"지랄 염병을하네. 옷을 재대로 입었는데 츄리닝차림이야 새꺄? 너 또 피씨방에 있었던거 다 알아"
"아 정답정답. 암튼, 아 왜. 왜 울어쌌냐고"
울어쌌냐고? 내가 울어쌌냐? 내 말에 재환이 웃으며 아니 농담농담, 하며 안주도 없이 먹고이써쪄~? 하며 내 볼을 세게 꼬집는다.
아, 아프다고! 내가 소리를 지르자 웃더니 메뉴판 정독을하며 무시스킬을 시전했다.
"야, 이거 먹을래? 아니다. 이거먹자."
...야이 새끼야! 나 울었다고. 왜울었냐고 니가 방금 물어봤잖아!!
짜증이나서 나도 모르게 재환의 머리끄댕이를 잡아버렸다.
"야!!야악!!!아프다!! 나 아퍼 아퍼!!!"
"그러니까 대충 시키고 내 얘기나 들어어!!!"
그러니까. 무슨일인데?
재환의 말에 또 울컥했다.
내가 말이야, 아까말이야? 선배랑 통화를 했는데 말이야.
또 그 선배냐?
아니 닥치고 들어
아, 네 한나님
내가 통화를 했는데, 거의 고백 직전까지 갔다? 내가 사실 너무 힘들었자나. 입사초니까. 근데, 내 사수인 그 선배가 저~~엉말 잘생겼는데, 진짜 친절하거든? 점점 좋아지는거야.
...나 이얘기 한 100번째 듣는거 같은데
닥치고 들으라고. 한번더 끼면 뒤진다, 진짜.
아, 네. 한나님.
짜증나는 일화들을 되풀이하며 결국은 질질 짜는걸로 마무리되었다.
"네에. 다음 금사빠. 이야기 아주 잘들었습니다. 101번째지만."
김재환은 질린다는 듯 여기요, 소주 3병요- 하며 혀를 쯧쯧 찼다.
그래, 나도 내가 한심하다.
금사빠의 말로가 이런것인가.
아닌데, 이번엔 진짜 참 트루러브라고 생각했는데.
나 망했어 김짼.
나 회사 어떻게 가냐...
어떻게 가긴. 월급쟁이니까 출근해야지.
출근하자마자 보이는 얼굴에 급 정색을 하고 매우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좋은아침입니다-.
최대한 눈을 피하며 자리에 앉았다.
아침부터 우울해지는 기분이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참았을텐데.
그 선배도 나를 좋아하는거라 생각했으니까, 들이댔는데.
이씨, 이 부추김엔 내 오른쪽놈도 한몫했다. 그새끼... 돌아오면 죽여버릴꺼야...
귀가 얇은것도 문제고, 착각도 유분수다.
분수를 모르고 나댔구나 싶었다.
나는 그냥 신입사원이었고, 그 선배는 그냥 후배가 들어왔으니, 교육 담당으로서 잘 해준것 뿐이고.
앞뒤가 잘 맞는 결말이었다.
금사빠와 착각, 환장의 콜라보레이션. 이게 팩트다.
"강사원. 잠시 저좀 볼까요?"
아 올것이 왔다. 선배가 나를 부른 순간, 나는 아주 티나게 흠칫 놀라버렸다.
아이씨. 인생 종쳤다 정말.
"아 미안해요, 옹대리. 우리 강사원은 나랑 먼저 할얘기가 있어요."
하. 오늘부터 황팀장님은 나의 구원자다. 철렁이던 가슴을 진정시켜준 팀장님의 인터셉트는 아주...
아주... LOVE... 감사합니다 팀장님 최고최고. 나이스합니다.
팀장님이 웃으며 회의실로 가자고 했고, 나는 노트와 볼펜을 급하게 집어들고 팀장님을 따라갔다.
뒤에서 망부석이 된 듯한 옹대리님, 선배의 눈길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하며 졸졸.
회의실에 도착하여 블라인드를 싹싹 내리는 황팀장님을 보며 나도 옆에서 따라 내렸다.
그런 나를 보며 씨익-. 아니, 사르르! 웃는 팀장님의 모습에 심장이 조금 아팠다.
아, 잘생긴 사람을 보면 참. 내 심장이 남아나질 않는다니까?
"강사원. 입사한지 이제 한달쯤 됐나요?"
"넵 팀장님. 헤헤헤"
"강사원에게 그럼 극비 프로젝트 임무를 줄게요."
"네에? 오올 뭐예요?"
"나랑 연애를 하는, 그런 극비 프로젝트."
...이게 왠 막장인가, 싶어도 내가 할수 있는것은 멍때리는 것 뿐이었다. 현실이 막장인걸.
나는 어제 고백했다가 차이고, 오늘은 고백을 받았다.
-
요로코롬 짧지만 시작! 잘부탁드립니당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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