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영혼체인지,내가 엑소라고?(부제: 내가 남자라니.. 내가 고자가 아니라니..!)
W.내가엑소라고
머리가 다 지끈거린다.
감기에 걸릴지 모른다며 따뜻하게 입고 다니라던 네 목소리가 어렴풋이 떠올랐다.
어젯밤 너는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
나는 아직까지 너와 헤어졌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누구보다 서로 아꼈던 우리인데.. 누구보다 사랑했던 우리인데..
몸이 무겁다. 춥기도 하고, 목도 따끔따끔한게 아마 감기에 걸린듯하다.
어젯밤 여느날처럼 너와 약속을 잡고 만나서 영화보고, 밥먹고, 언제나 그렇듯 거리를 거닐었다.
어느때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고 나는 생각했었다.
너와 헤어지는 우리집 앞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말하던 네 모습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가장 먼저 너는 나의 이름을 불렀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나는 눈치채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런 나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어젯밤 나는 너와 헤어졌다.
너는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 왜? ..왜?
오늘따라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올렸다.
그리고 한두번씩 깜박이고 나서야, 나는 이곳이 우리 숙소가 아닌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뭐지? 여긴 어디야?
갑자기 끼쳐오는 추운기운에 나는 뒤척이며, 이불을 머리끝까지 들어올렸다.
그리고 다시 잠 드려던 순간, 나는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머리를 만졌다. ..짧다. 무지..짧다...
목 끝까지 덮고 있던 이불을 발작 일으키듯 걷어차며 일어났다.
평소때보다 몸이 무겁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감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랬기에 목도 시큼시큼하고 콧물도 조금씩..아니 사실 많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몸이 무거웠던 이유는..다름이 아닌 바로 앞에 비쳐진 거울 속 내 가슴 때문이었다.
내 몸 이곳 저곳을 더듬어 봤다.
나는 순간 소리를 지를 뻔한걸 간신히 두 손으로 막았다.
없다.. 없어..! ㄱ..가슴이 없다!!
아무리 만져봐도..없다....
한 톨의 지방조차 허락할 수 없다는 듯이, 나의 몸에서 가슴이..사라졌다...
자세히 말하자면, 거울 속 나는 내가 아니었다.
나는 남자인데..거울 속에는 대학생정도 되 보이는 여자 하나만 있을 뿐이었다.
저 여자가 나라고 표현하지 않는다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틀린것이, 내가 왼쪽팔을 들면 거울에서도 왼쪽팔을 내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똑같이 돌리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주변도 내방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내 침대는 2층 침대가 아닐 뿐더러...이렇게까지 더럽진 않았다.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이끌며, 엉금 엉금 침대에서 기어 나왔다.
그리곤 대형거울이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그곳엔...어느 한 남자가 서있었다.
순간 나는 소리를 지를 뻔한걸 또다시 두 손으로 막아야만 했다.
내가..여자라니..이..이..가슴이 내꺼라니..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문득 혹시.. 진짜 그것도 없나 해서, 입고 있던 바지 앞을 걷어보려 손을 뻗었지만,
곧바로 이 여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단숨히 접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내가... 나는 살며시 고개를 내려 바지를 보았다.
꿀꺽- 무슨 침 넘어가는 소리가 알람소리 만했다.
나는 뒤이어 달-달- 손을 떨며, 바지 앞을 작게 들어올렸다.
.....오마이 갓...
나는 곧이어 침대에서 완벽히 나와, 화장대 거울 앞에 서서 내 모습, 정확히 말하자면 원래 주인의 몸을 하나 하나 관찰하기 시작했다.
키는 165정도에 살은 좀..좀 많았다.
한...육십..? 걔다가 시력도 안좋은 모양인지 온통 세상이 흐릿흐릿했다.
책상에 안경이 놓여진 것을 보니 평소에 안경을 쓰고 다니나 보다.
소리를 지를 것만 같았다.
아니, 너무나 지르고 싶었다.
걸을 때마다 그것이 스치는 감촉이..너무나 이상하고..솔직히 불쾌했다.
그래도 이 모든 것을 다 감수 할 수 있었던 단 한가지 이유는.
아마 이 남자가, 그러니까 이 몸이, 엑소 디오여서 그랬을 것이다.
나는 전신거울쪽에 바짝 몸을 붙였다. 실제로 본 디오의 얼굴은 매우..좋았다.
피부는 썩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그러면 어떤가. 무려, 디오인데! 나는 계속해서 몸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책상과 책장으로 시선이 돌아갔다.
책상에는 컴퓨터 한대와 프린트기, 몇가지 책들이 다였고.
책장에는 독서를 좋아하는 모양인지 절반은 책으로 가득했고, 나머지 절반은 문제집과 교과책들이 빼곡했다.
그러다 발견한 우리 앨범.
마마 때부터 현재 12월의 기적 앨범까지 모두 끼워져 있었다.
근데..우리 팬인것은 맞는 거 같은데..왜 맨 밑이야?
..먼지도 꽤 싸였고..
괜히 심술이 난다.
구석구석 이 두 눈으로 디오의 몸을 담아놓고 싶었지만, 그 곳의 여파가 컸는지.
곧바로 흥미를 잃었고, 그 대신에 뒤이어 나의 관심을 산 것은 방이었다.
방은 내방보다 3배가량 컸는데.
내 맞은편 1층 침대에는 시우민이. 그 위에는 찬열이 내 침대 2층에는 백현이 자고 있었다.
밖에 나가고 싶은 충동은 순간 일렀으나, 궁금증보다는 두려움이 더 컷기에.
나는 얌전히 자고 있는 엑소 맴버들을 영접하는 것에 만족하기로 하고, 시우민 앞으로 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아 그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방과 거실, 또 다른 방을 오고 가며,
한참을 구경을 하고 나서야 나는 이 집에 대한 모든 궁금증과 호기심이 바닥이 났다.
그리고 다시 처음 눈을 떴을 때와 같이 침대에 누웠다가 문득, 내 몸이 생각났다.
나는 주변을 둘러 휴대폰을 찾기 시작했다.
시우민은 정말..정말..하..레알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자는 모습까지 이리 도도할 수가 있지?
시우민 눈에 낀 눈꼽마저..작게 새근 새근 고는 코골이 마저, 이리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정말로 시간이 이대로 멈춰버렸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타오가 필요했다.
누가 그랬나. 초라한 초능력이라고.
지금 절실히 타오가 필요하다.
휴대폰을 찾았다.
홀드키를 누르니 다행히 잠금을 해 놓는 성격이 아닌가본지, 바로 배경화면이 나왔고,
그 배경화면에는 30대 초,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사진을 보면, 방송 캡쳐 사진인 것으로 보아, 연예인인 거 같은데 나로써는 처음 보는 인물이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갤러리를 찾아 들어갔다.
갤러리 안에는 여러 사진들이 잔뜩이었는데, 제일 먼저 보이는건 역시나 배경화면에서 보았던 남자 사진들이었다.
다른 폴더에 들어가보면, 우리들 사진도 있고,(그 중 민석이형 사진이 가장 많았다.)
배우 윤시윤 사진들도 꽤 많았다.
가끔씩 보이는 이 휴대폰 주인의 사진과 친구들도 있었는데,
그닥 예쁜 사람은 없어서 바로 흥미를 잃은 건 비밀로 해두자.
안되겠다. 이렇게 영접만 하고 끝낼 수는 없다고.
나는 내 휴대폰을 찾기 시작했다.
뒤적-뒤적- 휴대폰을 찾는 것은 그닥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다만 이 휴대폰이 내 것이 아닐 뿐더러, 그랬기에 잠금이 걸려있어 전혀 만질 수 없었다는게 흠이었지만....
나는 쓸모없는 휴대폰을 집어 던졌다.
..물론 침대로 말이다.
나는 순간 울고 싶어졌다.
시우민을 눈 앞에 두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니. 정말로 죽고싶었다.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들어가는 기분이다.
에라이..
다음에는 전화부에 들어갔다. 이상하다.
여자들은 대게 막 자기네들끼리 별명을 붙이고 하트같은 부호를 붙여가며, 이름을 제멋대로 바꾸지 않는가?
이 여자는 생긴 건 나름 귀엽게 생긴 사람이 이름이 죄다 김00, 도00, 최00 딱딱하기 그지없다.
꼭 우리 아버지 휴대폰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니다, 우리 아버지는 그래도 엄마이름 옆에 하트라도 붙여 넣으셨다.
심심하다. 라고 느낄때쯤 나는 다시 새로운 놀이감을 찾기 위해 레이더를 켰다.
그리고 내 눈에 포착된 것은 다름아닌 옷장.
연예인이니까 예쁜옷들 많겠지?
나는 재빨리 바닥에서 일어나 옷장으로 달려 갔다.
걔다가 시우민 옷이 입고 다녔던 옷들은 정말 볼 때마다 탐나던 것들 이었기에 기대가 더욱 부풀어 올랐었다.
카톡도 보고, 깔려있는 게임도 몇판하니. 웬만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많이 풀렸다.
그 때문인지 그제서야 내가 휴대폰을 찾은 이유가 떠올랐고. 곧이어 나는 익숙하게 번호를 눌러 전화를 걸었다.
역시나 옷장안은 신세계였다.
다른 의미로 신세계였던 부분도 있었지만.(다들 뭔지 알거다.) 역시나 옷들이 하나같이 예뻤다.
마음같아서는 다 가져가고 싶은 충동이 일렀지만,
그렁그렁 맺힌 눈물을 손등으로 벅-벅- 문지르며, 매섭게 고개를 돌리곤.
이번에는 스냅백으로 관심을 돌리기로 했다.
그때였다.
침대에 던져 놓았던 디오의 휴대폰이 마구 울리기 시작한 것은..
그리고 그 번호는 어딘가 많이..아주 많이 익숙한 번호였다.
| 사담 |
영혼체인지의 주인공은 경수! 징어는 아주 현실적인 캐릭터로 써 놓기로 했답니다.(사실 작가 본인과 99%일치한다는건 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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