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로 나도 모르게 지훈이에게 거리를 뒀다. 마냥 동생으로만 보이던애가 나를 그렇게 본다는게 낯설기도 했고.. 하루도 빼먹지않고 매일 보다보니깐 편안한감정을 호감으로 착각하는게 아닐까싶어서.. [언제나와?] [늦잠잤지 또?] [천천히 나와] [나 먼저 학교가고있어] [또 왜?] [어디쯤인데] 지훈이의 문자를 보고도 답장을하지않았다. 며칠동안 박지훈의 연락을 피하는건 물론 등교도 같이하지않았다. 생각해보면 진작 그러는게 나았다. 학교도 다르고.. 번거로우니깐 "얘기 좀 해" 학교를 마친후 나가면서 지훈이의 화난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내가 열심히 피해다녔던 그 예쁜얼굴을.. 금방이라도 도망갈것같았는지 지훈인 내 손목을 조금 아프다싶을정도로 꽉 잡아왔다. "왜 나 피해?" "피한거아니야" "거짓말도 하게?" "지훈아.." "내가 너 좋아해서그래?" 아무렇지도않게 꺼낸 말에 나는 깜짝 놀라 지훈일 바라봤다. 지훈이는 흔들림없는 눈빛으로 날 내려다보며 대답을 기다리는듯했다 "너 나 좋아하는거 아니야. 우리가 맨날 같이 있으니ㄲ.." "착각하는거아니야" ".,..." "난 너 5살때부터.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좋았으니깐. 너말고 다른 사람은 상상해본적도 없고" "지훈아 나는.." "너가 나 남자로안본다는것도 아니깐.. 내가 기다리겠다잖아... 너가 나봐줄때까지 강요안하고 기다린다잖아.." "....." "지금도 잘 참고있는데..." "....." "왜 자꾸 날 피해..?" 그순간에도 난 지훈이가 아직 어리다고생각했다. 지훈이가 나를 많이 의지했으니깐.. 다른여자를 만나본적이 없으니깐.. 열여섯의 남자아이가 뱉은 진심은 내마음에 닿을 수 없었다. "너가 아직 어려서 그런거야" "야.. " "너가 아직 사랑을몰라서 그래 지훈아" 내가 그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말은 그게 다였고 어제보다 더 상처받은얼굴을 한 지훈이의 얼굴이 내가 본 마지막 얼굴이었다.. 일주일이 지나 지훈이가 살던 집엔 이삿짐들과 함께 다른사람이 들어와있었고 나는 서운함에 며칠을 울다가 고3이돼서 지훈이에 대한 기억이 흐릿해지고 대학생이 된 후 차차 잊어갔다. 그런 내게 다시 기억을 끄집어준건 "안녕하십니까. 18학번 박지훈입니다" 스무살의 박지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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