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재환아
그냥 문득 내 첫사랑은 누구였을까 생각하다가 너가 생각나서 편지나 써보려고 노트북을 켰어
사실은 그냥 무의식중에도 너가 떠오를 만큼 좋은 추억이였나봐
추억이랄 것도 없는데 말이야
너의 대한 첫 기억은 아마 엄마친구의 아들이었던 것 같아
그러다 내 친구가 되었고, 첫사랑 상대가 되었네
첫사랑은 짝사랑으로 막을 내렸지만 말이야
아주 가끔 엄마가 너네 집에 놀러 갈꺼라고 할 때
나는 예쁘게 머리를 묶어달라거나, 새 머리띠를 사달라고 했던 기억이 나
별일 없던 유치원시절이 지나고 우리는 같은 초등학교에 입학했었지
저학년때는 나름 잘 지냈던 거 같다
3학년 때였나 언제 한번 같은 반이 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여자애들이랑만 놀아야 된다는 생각에
너랑은 많이 안 놀았던 거 같아 그래서인가 점점 뭔가 서먹해지더라
어느날은 짝 바꾸는날 이였는데 내가 너랑 짝이 된 거야
나 그날 진짜 기뻤는데 다른 친구들은 나보고 불쌍하다고 했었다?
너 맨날 공부도 안하고 축구랑 노래만 한다고 애들이 싫어했단 말이야
그래서 나는 친구들 잃기 싫어서 엎드려서 우는 척 하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리긴 어렸나봐
너랑 같은 짝하고 같은 모둠하는동안 매일이 설레고 좋았는데 말이야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는동안은 같은반이 한번도 안되더라
나중에 5학년이 되고 옆반이 된 내가 바라본 너는 완벽했어
예전부터 노래연습 그렇게 하더니 장기자랑때 노래도 부르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상도 받고 그러더라
그래서 여자애들끼리 너 얘기 많이 했었어
막 누구는 빼빼로도 챙겨주고 누구는 고백편지도 쓸꺼라고
너가 점점 완벽해지면서 나랑은 인사도 안해주더라
사실 완벽해져서가 아니라 서서히 멀어진 거겠지
누가 봐도 빛나는 너의 주위엔 항상 친구들이 많았고
그게 나는 부담스러웠을 뿐이거든
너는 그 뒤로도 항상 인기스타였어
너 여자친구 생겼다는 소식 들었을 때 내가 집와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지?
그래서 그 여자애 진짜 미워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미운거 같아
나는 고백도 못해봤는데 그애는 너랑 놀러다니는게 부러웠던걸지도 모르겠다
기억안날 어릴때부터 친했지만 지금은 인사도 안할정도로 멀어졌으니까
어쩌다 그저 친구였던 너를 좋아하게 된건가 생각해봤는데
종종 너네 집에 놀러갈 때마다 날 보고 웃어주던 너의 미소 때문인지
게임보다 나랑 인형놀이하며 나한테 맞춰주던 자상함 때문인지
맨날 불러주던 노래의 목소리때문인지 모르겠다
보내진 못하는 편지지만 추억여행하면서 너를 다시 그려봤어
역시 첫사랑은 슬픈건가봐,,고백도 못한 짝사랑이라 그런걸지도,
그래서인가 보고싶네, 오늘같은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