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번역가인 나징이 엑소와 같이 일하는 썰
오랜만에 오는 한국에 마음이 들떠서 저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고등학생일 때 부터 일본에서 생활하고 지내온 터라 이게 얼마만의 한국 땅을 밟는건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원래라면 일본에서 계속 일을 해야 했지만 한국에서 해야 할 일이 생기기도 했고, 또 한국에 정말 가고 싶어서 겸사겸사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예전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었는데 이제야 오게 되다니, 정말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설렜다.
내가 한국에서 해야 할 일은 다름 아닌 한 기획사의 일이었다.
자신의 아이돌 그룹이 일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와 관련해서 통역과 번역일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
통역 일을 할 때마다 따로 부를 예정이고 번역 일은 집에서 프리랜서처럼 활동하면 된다길래 쉽게 허락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오늘 공항에 사람이 많네.
오늘 무슨 일이라도 있는걸까 싶어 조심스럽게 공항을 살피니 보기만 해도 비싸 보이는 카메라를 들고 초조한 듯 기다리는 사람들이 여러 명 보였다.
기자라고 하기엔 여자분들밖에 없어서,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느낌도 잠시, 일단은 공항을 벗어나 잠시 동안 머무를 집으로 향한 후에 쉬는 게 급선무였기에 멍청하게 서 있던 걸 멈추고 짐을 끌면서 공창 출입구로 향하는데 갑자기 엄청난 인파가 어느 한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동시에 들리는 함성소리.
어, 설마. 연예인이 귀국하기라도 한 걸까.
그런 내 예상이 적중한 듯 경호원도 숨가쁘게 그곳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정말 엄청난 사람이 오나보다.
약간의 호기심이 마음속에서 솔솔 피어올랐지만, 왠지 엄청난 인파에 깔려 죽을 것만 같아서 쉽사리 다가갈 마음은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내 갈길 가자, 싶어 다시 출입구로 향했다.
그런데 갑자기 내 옆으로 사람들이 쫙 깔리기 시작했다.
어,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당황한 나는 두리번대며 이 많은 인파를 뚫고 빠져나갈 방법을 찾기 시작했지만 너무 사람이 많아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어 일단은 나도 같이 팬들 옆에 서서 길을 비켜주기로 마음먹었다.
…나 고등학생 때도 이런 사람들이 많았는데, 동방신기 때였던가?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 싶어 그저 웃음이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서부터 카메라의 플래시 소리가 마구 들리기 시작했다.
대단하다.
얼마나 인기가 많으면 이렇게 공항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까.
그런 생각도 잠시, 갑자기 대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흥분한 사람들이 좀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뒤에서부터 밀면서 질서가 엉망이 된 것 같았다.
그 바람에 나도 덩달아 앞으로 밀려나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에구, 아파라….
"…괜찮으세요? 죄송합니다."
"…아, 네?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아픈 엉덩이를 문지르며 일어나니 앞에서 지나가던 한 남자가 나를 보더니 괜찮냐고 물어온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싶어 벙찐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괜찮다며 웃어보였다.
…음, 분명히 내 앞을 지나가고 있었으니까….
…어라?
"괜히 저희 때문에 넘어지신 것 같아서요. 정말 죄송해요."
"아, 진짜 정말로 괜찮아요!"
설마, 설마. 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던 건 이 분 때문이었던 거였어?
…대단하다.
라고 감탄할 때 즈음, 다시 한번 말을 걸어오는 이 남자.
계속 죄송하다고만 해서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해지는 기분에 정말로 괜찮다며 손사래를 쳤다.
…근데 나, 계속 여기서 서 있어도 되는걸까.
뒤에서 쳐다보는 눈길이 만만치가 않다.
일단 이 상황도 그렇고, 얼른 벗어나는 게 좋을 듯 해서 그 남자에게 고개를 끄덕, 숙이고선 내가 먼저 짐을 끌고 걸어갔다.
…물론 엄청난 인파를 뚫을 수 밖에 없었지만.
-
겨우 인파를 뚫고 나와 공항 앞으로 나왔다.
이리 치이고 저리 채여서 온몸이 엄청 쑤시다. 흑.
이제는 내가 잠시 머무를 집으로 향하면 되는데…. 어라?
"헐. 내 사진."
혹시나 해서, 집이 그리울까봐 집을 나설 때 엄마랑 나랑 찍은 사진을 급하게 뒷주머니에 쑤셔넣고 왔었는데, 아무래도 그게 아까의 난리로 인해 없어진 듯 했다.
…사진 그거 하나밖에 없는데.
지갑에는 내 일본 재외국인 등록증이랑 돈 같은 거 밖에 없단 말이다!!
어쩔 수 없지, 뭐.
일단 집으로 향하는 게 먼저니까.
사진은 나중에 편지로라도 보내달라고 엄마께 부탁드려야지.
결국 체념하고서 짐을 끌고 버스를 타기 위해 걸어가는데, 왠 벤이 두 대나 차례대로 공항 도로에 서 있다.
…누구의 벤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눈에 봐도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나 빼고도 여러 사람이 걸으면서 그 두 대의 벤에 눈을 돌렸으니까.
그렇게 얼마 간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돌리고 다시 버스를 타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알아봤자, 나랑 만날 사람들도 아닌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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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동안 버스를 탔는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몸이 찌뿌등해서 어서 가서 쉬고 싶은 마음에 걸음을 빨리 옮겼다.
…근데, 비싸기는 엄청 비싸네 공항 버스. 돈이 엄청 깨졌다. 흑.
그나저나 집 위치가 어디더라.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겨우 찾은 집은 딱 봐도 혼자 살기엔 충분한 조그만 집이었다.
원래라면 아파트나 빌라 같이 생긴, 몇 호로 구분되는 집에 들어가는 게 맞겠지만, 왠지 모르게 그런 곳에서 지내고 싶지는 않아서 일본에 있을 때 이리저리 알아본 곳이 이 집이었다.
물론 장소 때문이기도 하고, 이런 집은 흔하지 않는 터라 값이 조금 나갔지만. 흑흑.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려는데, 저 멀리서 차 엔진 소리가 들려와 나도 모르게 시선을 그곳으로 옮겼다.
그리고 그 차는 내가 머무를 집 바로 옆에 앞에 있는, 아파트 같이 생긴 집에 멈추었다.
…응? 근데 저 차, 아까 공항 입구에서 봤던 그 벤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안녕하세요, CHOCO 입니다!
…동시연재의 큰 꿈을 안고 가져왔지만 첫 화부터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네요ㅋㅋㅋㅋㅋㅋ...
짧죠? 네...
프롤로그고 짧아서 포인트 없어요 후후...
베이커리를 위주로 연재하면서 조금씩 연재할 예정입니다~
사실 제목을 뭘로 붙여야할지 도저히 감이 오질 않아서 일단은 임시방편으로 저렇게 붙였는데... 저게 진짜 제목이 될 것 같아요ㅋㅋㅋㅋㅋ
암호닉은 베이커리와 따로 받도록 하겠습니다! 신청해주시는 분들이 있을랑가 몰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