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4871145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426
이틀 연속으로 병가를 낸 주임을 대신해서 소심하게 계획서를 썼던 게 본부장 귀에 들어가게 됐고 본부장은 바로 실행하는 게 좋겠다면서 아주 만족했고 그 결과, 신입으로 들어 왔던 나는 수습 기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인턴으로 승급했다. 내가 노력했던 과정을 인정 받게 되는 오늘처럼 기분 좋은 날, 회식이 진행되었고 안일하게 그것도 다 같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휴대폰을 참 오랜만에 꺼내들었다. 너에게 다섯 통이나 부재중 통화가 와 있었고, 서둘러 나는 여러 각도에서 세 장 정도를 촬영하고 막차 시간을 알아 보겠다고 말한 뒤에야 겨우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조금 넓은 골목, 바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두 개밖에 안 남았네, 집 가는 길에 사야겠다. 

 

“전화한 거 이제 봤어. 왜 전화했어?” 

- “...” 

“불리하다고 생각 될 때는 너가 의견을 뭐라도 제시해야...” 

- “아무 일도 아냐. 그냥 전화했어.” 

“아무 일도 아닌데 누가 전화를 다섯 통이나 하냐? 뭔데.” 

 

전화가 끊기는 소리. 담배 이제 불 붙였는데. 나는 신경질적으로 낮게 욕을 하고 다시 음식점 안으로 들어갔다. 어느 한 자리가 비어있어서 누가 집 간 건가, 두리번거릴 때 이번 프로젝트에서 날 힘껏 도와 준 차 대리가 화장실 쪽에서 걸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내 옆에 앉는다. 

 

“원식 씨.” 

“대리 님! 이번에 제 계획서에 같이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이에요.” 

“아니에요. 그건 누가 봐도 좋았어.” 

“과찬이십니다.” 

“혹시...” 

 

차 대리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나에게 귓속말을 하였다. 담배가 있냐는 말이었다. 나는 머쓱하게 주머니에서 내 취향의 담배를 꺼냈고 너는 따라나오라는 손짓을 했다. 라이터까지 꺼내 들려고 했을 때, 너의 손에 내 가방과 코트가 같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집 가실 거에요?” 

“데려다 줄래요?” 

“아니, 저 술 마셨는데...” 

“알아요. 걷자는 말이에요. 술도 깰 겸.”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고 미소 짓는 차 대리가 이상하게도 조금 예뻐 보였다. 술 많이 마신 건가. 나는 양 볼을 조심히 톡톡 치고 너의 옆으로 걸었다. 나도 모르게 너를 안쪽으로 안내하면서. 

 

“그럼 쭉 여기서 산 거네요?” 

“네. 원식 씨는 독립한 지 얼마나 됐어요?” 

“저도 오래 됐어요. 지금 애인... 아...” 

“아,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음 말하지 마요.” 

 

이홍빈이 말한대로 나는 지나치게 솔직하다. 나의 현저한 말실수에 황급히 말을 감췄고, 너는 괜찮다는 듯이 손사래를 쳤다. 그러고 보면 차 대리는 이번 프로젝트 때문에 알게 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 내에 어느 책상을 쓰는지는 알고 있었고, 어느 층에 자주 오가는지 알고 있었지만 너를 너의 자리에서, 그러니까 지정된 곳에서 본 적은 드물었다. 아니, 본 적이 없었다. 

 

“나 사실 본부장이랑 사겨요.” 

“...네, 네?” 

“몰랐어요?” 

 

이제 회사 막 들어와서 적응한다고 점심도 안 먹은 나한테 본인과 본부장의 연애 사실을 알았냐고 물어 본다면 도대체 어떤 현명한 대답을 내릴 수 있는 것인지. 괜히 헛기침을 해댔다. 

 

“진짜 몰랐나 보구나. 나 본부장이랑 회사에서 떡도 많이 쳤어요.” 

“...대리 님, 술 많이 드셨어요? 

“원식 씨.” 

“네.” 

“이상한 거 모르겠어요?” 

 

이상한 거? 내가 눈치 못 챈 거 말고는 전혀 모르겠는데. 되물어 보려고 한 순간 너에게서 전화가 왔다. 속으로만 한숨 쉰 나는 거듭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며 먼저 가 보겠다고 한 뒤에 네 전화를 받았다. 

 

“왜.” 

- “피 나.” 

“어디서. 어쩌다가.” 

- “보고 싶어...” 

“...갈게. 기다려.” 

 

나의 뒤편에서 차 대리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게 아주 잘 느껴졌지만 지금은 그런 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궁금하긴 했다. 그 ‘이상한’ 게 뭔지. 

 

“...원식 씨. 우리 본부장 남자야.” 

 

학연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저 멀리 뛰어가는 원식의 뒷모습을 보면서 밤하늘에 뜬 아주 희미한 별처럼 웃어 보였다. 

 

 

 

내가 글을 쓰는 단 한 가지 이유는 너야 

오늘 떡볶이를 맛있게 만드는 레시피를 알아냈어 

내일 아침에 해 줄게 사랑해
대표 사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7년 전
대표 사진
글쓴이
코맙습니다 ㅠㄴㅠ
7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워너원/배진영] 쇼트트랙 국대 배진영 +42
02.24 10:44 l 제가 누구일까요
[MXM/임영민] 처음은 어렵다 上10
02.24 06:20 l 옥수수크림
[nct/정재현] 비포 선샤인4
02.24 05:31 l 정재현사랑해
[세븐틴/봄의환상] 봄의 환상을 끝내면서9
02.24 03:01 l 스타티스
[세븐틴/전원우] 봄의 환상 제21장 ; 봄의 환상 (完)11
02.24 02:33 l 스타티스
[방탄소년단/민윤기] 빡세기로 유명한 민윤기 피디가 있는 방송국 D팀 입사 생활기 0330
02.24 01:37 l 정피디
[방탄소년단/전정국] 눈하덮_28115
02.24 01:27 l 1억_2
[방탄소년단/전정국] 황후열전 암호닉 정리850
02.24 00:20 l 멜트
[빅스/켄엔] 고백 D-632
02.24 00:00
[방탄소년단/박지민] 정체가 뭐야 A
02.23 23:48 l 바이올래렛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청춘의 결말 0512
02.23 23:45 l 청추니
[방탄소년단/전정국] 다시, 전정국 0399
02.23 23:16 l 정국학개론
[세븐틴/조직물] ETERNAL BLESSING11
02.23 21:43 l 워너석민
[방탄소년단/전정국] 뒷골목 028
02.23 21:12 l 퍄파퍙
[방탄소년단/전정국] 그레이트 데인. 06 < D - 90 >16
02.23 20:36 l 사프란(Spring Crocu..
[방탄소년단/전정국] 영악한 토끼와 순진한 여우 C116
02.23 19:01 l 캔디러브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캠퍼스 커플 OFFLINE 2978
02.23 18:26 l 미니부기
[빅스/다각] 물고기와 사냥개들 (가제)2
02.23 02:16
[세븐틴/홍일점] 함께 앓아요, 홍일점 in instiz 12 23
02.23 01:15 l Allie
[방탄소년단/전정국] 눈하덮_27116
02.23 01:09 l 1억_2
[방탄소년단/김태형/김석진] 수채화 (水彩畫) _ 제 三 장149
02.23 00:53 l 공 백
[방탄소년단/박지민] 정략결혼 박지민X그의아내 너탄1023
02.23 00:45 l 안개비
[황민현/강다니엘] 삼각형 029
02.23 00:44 l 윙크젤
[워너원/황민현] To.Heart 0319
02.23 00:37 l 춘북
[배우/박보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0614
02.23 00:10 l 토람
[워너원] 상황문답 (이별 Ver.) H31
02.22 22:57 l 참새의겨털
[방탄소년단/전정국] 一期一會(일기일회).pro
02.22 22:45


처음이전24624724824925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2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