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연 - 사랑인 듯 아닌 듯
청춘의 결말 03
오늘은 동아리 전일제 날이다.
동아리 전일제는 한 달에 한 번씩 학교가 아닌 외부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는 날이다.
우리 동아리는 생긴 지도 꽤 됐고 나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동아리라서 지원금을 많이 받는 편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언제나처럼 먹방 투어를 하기로 했다.
우리가 받은 지원금과 조금씩 모은 회비를 합치면 먹방 투어를 하고도 남을 돈이기는 하다.
우리 동아리의 먹방 투어는 내가 동아리를 선택하는 데에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 되었다.
20명이 넘는 인원이 함께 다니기에는 통제가 어려울 것 같아 세 조로 나누었다.
각 조마다 대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냥 같은 학년끼리 한 조를 하기로 했다.
2학년은 12시 30분까지 신사역 8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넉넉잡아 11시 30분에 옹성우와 만나서 함께 가기로 했다.
성우는 내가 초등학교 때 친해진 소꿉친구다.
아직도 같은 동네에 살고있고 나에 대해 모든 걸 아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명이다.
가로수길 사진은 많이 봤어도 직접 가보는 건 처음이라 설렜다.
도착 장소인 신사역 8번 출구에 도착을 했더니 이미 많은 친구들이 와있었다.
자연스레 내 두 눈은 민현이를 찾았고 두어 번 훑어보고 난 후 민현이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아직 오지 않은 걸까... 오늘 오지 않는 게 아니길 빌었다.
“야. 옹성우.”
“왜?”
“민현이는 오늘 안 와?”
“올 거야. 근데 좀 늦을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천천히 오라 그랬어.”
치.. 얼른 오라고 했어야지... 빨리 보고싶은데.
“근데 그걸 왜 물어봐?”
“...”
5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동안 아주 많은 고민을 했다.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까,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좋을까.
“아니 그냥... 빨리 와야 밥 먹으러 가니까.”
“역시 성유리. 먹을 것만 생각해”
에휴... 네가 눈치가 없는 게 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5분 정도 기다렸지만 오지 않는 민현이를 제외한 7명은 성우가 미리 예약해둔 식당으로 갔다.
굳이 예약까지 해야 하는 건가 싶었지만 식당을 들어온 뒤에는 옆에서 신나게 떠들고 있는
옹성우를 칭찬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 안은 꽉 찬 사람들로 붐벼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우리는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스테이크, 피자, 리조또, 파스타, 샐러드 등 골고루 주문을 했다.
애들과 웃고 떠드는 사이 음식이 하나 둘 도착했다.
얘네가 다 먹기 전에 민현이가 빨리 와야 할텐데...
세상 가장 심각한 얼굴로 문만 바라봤다.
딸랑-
아주 타이밍 좋게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토록 기다리던 민현이가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그리고 내 앞에 빈 자리에 앉았다.
내 앞자리에 민현이를 앉게 하고 싶어서 어떻게든 제일 마지막에 들어오려고 했다는 걸 민현이는 알까..
차라리 몰랐으면 좋겠다. 좀 쪽팔린다...
“..... 아 얘들아, 미안. 빨리 왔어야 되는데 사정이 좀 있었어.”
민현이는 너무 미안한 표정으로 애들에게 사과했다.
미안하긴 뭐가 미안해... 그냥 이렇게 온 것만으로도 좋은 걸.
사복을 입은 민현이는 처음이었는데 너무 멋있었다.
검은 티셔츠에 청바지. 어떻게 보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평범한 옷차림이지만 민현이의 긴 다리와 넓은 어깨는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
배가 많이 고팠던 우리는 양이 엄청나게 많았던 음식들을 순식간에 해치워버렸다.
민현이는 음식 플레이팅도 열심히 보고 냄새도 맡아보면서 먹었다.
그냥 우걱우걱 먹기만 한 내가 좀 부끄러울 정도였다.
친구들과 재밌는 얘기를 하면서도 민현이에게 자꾸 시선이 갔다.
아까처럼 너를 보려 고개를 돌렸는데
눈이 마주쳐버렸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황급히 눈을 돌렸다.
내가 계속 쳐다봐서 그랬나...
식사를 마친 후에 우리는 2차로 카페에 가기로 했다.
카페가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는 거리는 너무 예뻤다.
당장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유리? 또 사진 찍어”
“응. 원래 일상이 더 예쁜 거야.”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소중한 추억이 될 오늘을 내 앨범 속에 담았다.
소중하고 예쁜 것들을 기억하고 싶어 사진을 찍게 됐는데 이제는 이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조금은 한적해보이는 카페에 들어갔다.
깔끔하고 모던한 분위기의 카페는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다.
각자 음료를 한 잔씩 들고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문득 이 카페를 배경으로 내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 찍어달라고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내가 찍어줄게.”
민현이가 나를 찍어주겠다고 했다.
또 한 번 심장이 빠르게 뛴다.
민현이가 내 폰을 가져가더니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어줬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내 손에 쥐어주며 씩- 웃어보였다.
집에 돌아와 앨범을 확인하기 전까지 내가 어떤 포즈를 취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민현이, 그리고 다른 친구들 모두 내 감정을 알아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민현이의 미소는 참 예뻤다.
네가 계속 나에게 이렇게 웃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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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사실 더 빨리 올리려고 했는데 컴퓨터가 말을 안 들어서 쪼끔 늦었어요ㅠㅠㅠ 이번 화에는 내용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는데 어떠세요 여러분?ㅎㅎ 민현이와 여러분이 더 가까워지고 있어용..ㅎ 더 설레고 재밌게 쓰고 싶은데 머리가 마음대로 안 움직이네요 흑흑... 저번 화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댓글도 고맙습니다. 이번 3편도 잘 부탁드릴게요♥ 댓글 많이 달아주시고 포인트 받아가세요ㅎㅎㅎ 내일은 제가 볼일이 있어서 못 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최대한 노력해보겠습니다. 사랑해요 모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