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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mpire dormitory.
뱀파이어 기숙사.
"지각."
"니가 선생이냐? 있지도 않은 선생질을 니가 왜 해?"
"만년 지각 남우현. 새삼스럽게 무얼."
"김성규 때문에 늦은거거든? 왜 난리야, 니가!"
'김성규 때문' 이라는 우현의 말에 성규가 고개를 들어 우현을 슬쩍 바라봤다.
인간과 뱀파이어의 혼혈인 하프 중에서도 변종인 알비노에 속하는 성규의 보라빛과 갈빛이 섞인 눈동자가 서늘했다.
"야, 야. 왜 그렇게 무섭게 쳐다보냐. 미안해."
"그럼 너 때문에 늦은 걸로."
저보다 키가 작은 성규의 팔을 붙잡고 샐샐 웃는 우현을 보고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은 명수가 뒤로 돌아섰다.
항상 여유만만하게 제 말을 받아쳐내는 명수의 태도가 우현의 심기를 항상 건드려왔다.
명수의 태도가 바뀌는 것은 성열의 앞에 있을 때, 그 때 뿐이었다.
"쟤네는 또 왜 저럴까? 응?"
"쟤네는 신경쓰지 말고 먹던 거 마저 먹어. 또 흘릴라."
호원의 다리 위에 엉덩이를 대고 앉은 동우가 다리를 달랑 달랑 흔들어대며 쩝쩝거렸다.
피로 채워진 투명하고 자그마한 유리병을 손에 쥐고 빨대로 쪽쪽 빨아대는 동우의 입가에 이리저리 핏방울이 마구 튀어있었다.
방실방실 웃어대는 동우의 볼을 슬쩍 꼬집은 호원이 동우의 입에 물려있던 빨대를 빼내고 저도 슬쩍 빨대를 입에 물었다.
"에에? 내 거 먹지마!"
"간접키스. 좋지?"
"좋긴 뭐가 좋아아!"
볼은 발갛게 물들어서는 징징대는 동우를 끌어안은 호원이 동우를 들고 제 기숙사로 돌아갔다.
또 좋다고 호원의 입에 제 입술을 쪽쪽 맞춰대는 모습에 성종이 눈살을 찌푸렸다.
"남자끼리 저러고 싶을까?"
"우리랑 있는데 그 말을 하는 저의가 뭐야?"
아까까지 성종의 뒤에 매달려 실실대다가 명수에게 질질 끌려 나온 성열이 킬킬대며 물었다.
그도 그럴것이 항상 뭉쳐다니는 일곱 중 성종을 제외한 모두가 제 짝이 있을 뿐더러,
그 짝도 남자였으니 여자를 좋아라 하는 성종만 단독 활동을 유독 많이 할 수 밖에 없었다.
"남우현,"
"응? 왜?"
"거기 누워있지 마. 내 자리야."
팔자좋게 성규의 자리에 드러누워있던 우현에게로 다가간 성규가 나지막히 말했다.
모든 색깔이 연하디 연한 빛을 띠고 있는 성규의 신체 부위 중 단 하나 새빨간 입술이 열리며 튀어나오는 목소리는 언제나 차가웠다.
"아직도 허리 아파? 많이 아프냐?"
"옆에서 징징거리지 말고 비켜. 아파죽겠으니까, 됬어?"
"책상 딱딱한데? 그냥 내 위에 누울래?"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고 저리 가라고 했어."
안절부절 못하며 덩치에 안 맞게 발을 동동 굴려대는 모양새가 명수의 눈에는 마냥 웃기게만 보였는지
명수가 성열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킥킥거리며 웃어댔다.
그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렸는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선 성규가 책상에 걸쳐져 대롱대롱 흔들리는 명수의 다리를 세게 걷어찼다.
"아! 왜 차!"
"괜히 엄한 사람 비웃지 말고 니 애인이나 챙겨."
"애..애인은 누가 애인이야!"
얼굴을 벌겋게 되서는 버럭버럭 소리치는 모습이 웃겼는지 성규가 아까의 명수마냥 킥킥 웃어댔다.
성규가 웃는 모습에 놀란 우현은 눈을 둥그렇게 떴고 성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기분 좋아?"
"너 같으면 좋겠냐? 뭐야, 갑자기!"
"그럼 비웃지 말고 니 애인이랑 물고 빨든 뭘 하든 해."
툭툭 쏘아붙힌 성규가 멍하니 저를 쳐다보는 우현의 볼을 톡톡 쳤다.
성열과 명수, 성종과 더불어 다른 학생들의 시선은 느껴지지도 않는지 우현의 손을 잡아 끌어 타박타박 제 기숙사로 돌아가는 모양새가 꽤나 다정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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