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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켄택] 나는 당신을 사랑하였으나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 인스티즈



  나는 당신을 사랑했다.



  언제부터였는지도 딱 잘라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 동안 나는 당신을 사랑해왔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당신의 생각을 하는 것이었고 숨을 쉴 때도 당신의 온기가 섞여들어오는 것 같았다. 지독한 아픔, 지독한 목마름이었다. 당신을 너무나도 갈구하여 그 이외의 것은 전혀 들이마실 수 없었고 그래서 나는 점점 더 말라갔다. 사막 한복판에 버려진 느낌이었다. 당신이라는 오아시스를 원했으나 내게 허용된 것은 그저 내게는 너무나도 먼 오아시스를 바라보며 대신 작열하는 태양빛을 온 몸으로 받아내는 것이 전부였다. 


  당신의 부드러운 피부를 사랑했다. 당신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사랑했다. 당신의 다정한 웃음을 사랑했다. 정성스레 빚고 깎아 놓은 듯한 그 섬세하면서도 우아한 이목구비를 사랑하였으며 넓지만 공허해 보이지 않는 듬직한 어깨를 사랑하였고 또한 당신의 단단하고 길게 뻗은 다리를 사랑하였다. 당신의 온몸을 사랑하지만 내가 그 중 가장 사랑하는 것은 당신의 손가락이었는데,


  그 손가락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머리카락 새를 헤집고 당신의 아름다운 얼굴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따뜻한 미소가 번질 때

  나는 당신을 사랑했다.



  당신은 따뜻한 사람이었고 온화한 사람이었으며 부드러운 사람이었다. 한 번도 닿아 본 적 없는 당신의 피부는 분명히 당신을 닮아 따뜻하고 건조할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한 번도 나를 향한 적이 없었던 당신의 목소리 또한 분명히 당신을 닮아 다정하고 달큰할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태양처럼 내리쬐는 온기 넘치는 미소를 받아내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것이 슬펐지만 마냥 슬프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니었다. 분명 나를 말라가게 하는 습기 없는 뜨거움이었지만 어떻게 되든 나의 끝이 말라 죽는 것이라면 온기마저 존재하지 않는 차가움 속의 죽음보다는 뜨거움 속의 죽음을 나는 택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놓지 못했고, 숨이 막혀 오고 목구멍이 타오르는 갈증을 포기하지 못했다.



*



  나 목이 말라요.



  「응, 학연아.」



  한 번만이라도 웃어 주지 않을래요?



  「알았어, 오늘은 일찍 들어갈게.」



*




  나는 당신을 사랑하였으나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사랑했다.




*




[VIXX/켄택] 나는 당신을 사랑하였으나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 인스티즈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



  내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사랑해주어야 할 사람이 있었다. 따뜻하게 감싸고 꼭 붙잡아 보호해주어야 할 사람이 있었다. 그것을 알면서도 너는 나를 사랑했다. 


  너의 마음을 몰랐던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 시작부터 나는 어렴풋이 너의 마음을 알고 있었던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나는 너를 사랑할 수 없었다. 알고 있었으나 나는 처음부터 너의 마음을 받지 않았고 그래서 지금도 그럴 수가 없다. 왜 내가 너를 사랑하지 못했었는지 나는 몰랐다.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로 나는 너를 그대로 외면해야만 했다. 그리고 나는 네게 주지 못했던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열었다. 네게는 열리지 못했던 마음이 어째서 다른 사람에게는 이리도 쉽게 열리는지 그것 또한 나는 몰랐다.


  나는 그 사람을 사랑했다. 함께 살고 부둥켜 안으며 평범한 여느 연인들처럼 그렇게 그 사람을 사랑했다. 그 사람 또한 나를 사랑했고, 나는 행복했다. 그 사람은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고,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랑을 그 사람에게 주었다. 그 사람에게 전부를 주고 남은 아주 적은 찌꺼기라도 너에게 향하기를 네가 간절히 바랬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지만 또한 내가 남은 사랑을 네게 줄 수 있을 만큼 사랑이라는 감정이 넘치는 사람이 아님을 나는 알고 있었기에 나는 너를 사랑할 수 없었다. 너에게 줄 수 있는 건 모두 그 사람에게 주어 버렸기에 나는 네게 그 무엇도 줄 수 없었다.



*



  「응, 학연아.」



  너는 나를 보고 있었다.



  「알았어, 오늘은 일찍 들어갈게.」



  네가 울고 있었다.



*



  너무 늦어 버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너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내가 너를 사랑하지 못했던 이유를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고.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았으나 너는 나를 사랑했다.

  그래서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



*



  

  네게 속죄하고 싶었고 그래서 몇 번이고 네게 용서를 빌었다. 네가 용서해주지 않았는지 용서해주었는지 그 역시 나는 모른다. 


  악몽을 꾸었다. 그 날부터 매번 똑같은 악몽이었다. 몸부림을 치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면 항상 아침이 밝아 오기 직전의 그 어슴푸레한 새벽이곤 했다. 완전히 어둡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밝지도 않은 이 새벽녘은 너를 생각나게 했다. 습관적으로 퀸사이즈 침대의 옆자리로 손을 뻗었지만 그 날부터 늘 그래왔듯 옆자리는 차가웠다. 너도 내 곁에 없었고 그 사람 역시 내 곁에 없었다. 이마를 타고 흐르는 한 줄기 식은땀을 훔쳐냈다. 그러자 숙인 고개 탓에 고였던 눈물이 이불 위로 툭 하고 떨어져내렸다.



  「제발, 내가 잘못했어…」



  혹시 나를 아직까지도 용서하지 못했다면 이제는 용서해주지 않겠니.



  「이젠 그만할 때도 됐잖아….」



  도대체 몇 번 더 꿈 속에서 그 사람을 찔러야 만족할 거니. 

  도대체 몇 번 더… 꿈 속에서 너를 찔러야 만족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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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세상에...분위기가ㅠㅠㅠㅠㅠ아련해 쥬글거같네여 하ㅠㅠㅠㅠㅠ저까지도 가수미아픈...★ 잘읽고갑니다 신알신하고 갈게여!!!(찡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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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쇠
독자님 반갑습니다 :) 켄택은 제가 데니스 그 특유의 분위기를 유독 좋아해서 그런지 자꾸 이런 아련하고 어딘가 어두운 글을 쓰게 되더라구요ㅎㅎ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다행입니다! 신알신 너무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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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블루밍이예요! 제목부터가 가슴 설레잖아요ㅠㅠ 분위기 장난 아니네요, 블루밍은 분위기에 발려죽었다고 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켄택은 이런 어두운 분위기도 잘 어울리네요ㅠㅠ 돌쇠님이 잘 쓰셔서 그런가... 마지막에 재환이가 꾸는 악몽은 현실에서 있던 일인가요? 사랑을 주는데 사랑을 받진 못한 택운이가 안쓰럽네요ㅠㅠㅠㅠㅠ 잘 읽고 갑니다! 사랑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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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쇠
블루밍 님, 반갑습니다 :) 제목은ㅋㅋ 뭘로 지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소설 중에서 제 마음에 드는 대목을 골랐습니다ㅎㅎ 헐 블루밍님 죽으면 안되죠 심폐소생술 해드려야겠네ㅠㅠㅠㅠㅠㅠㅠ 저는 켄택의 이런 그.. 데니스와 정택운 사이의 이런 분위기를 참 좋아해요ㅠㅠ 퇴폐적이면서도 어둡고.. 켄택으로 마냥 발랄한 소설을 써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한번 써 보고 싶기도 해요ㅎㅎ 네, 재환이가 꾸는 악몽은 있었던 일입니다ㅠㅠ 결국 운이가 학연이를 찌르고 자기도 찌르게 되죠.. 안쓰러워요ㅠㅠ 매번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사랑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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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작가님, 211이예요ㅠㅠㅠㅠㅠ 이번 글 너무 아련해서 좋네요 새벽에 이런 글 읽게 되서 영광이예요ㅠㅠㅠㅠ 그리고 악연 기다리고 있는데 안 나와서 앓다 죽을 지경입니다ㅠㅠㅠㅠㅠ 조만간 나오겠죠? 너무 잘 읽구 갈게요 돌쇠님.. 스릉해...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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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쇠
211님! 반갑습니다ㅎㅎ 뭐랄까 음, 새벽이 되니까 갑자기 땡겼어요ㅋㅋㅋㅋㅋ 그래서 막 생각나는 대로 써제꼈습니다ㅎㅎ 저는 낮보단 밤에 글이 더 잘 써지더라구요ㅠㅠ 악연도 쓰고 있습니..다! (찔림찔림) 이번 주가 가기 전까지는 올릴 생각이니까 조금만 넉넉히 기다려주셔요ㅠㅠ 저도 스릉해요 :)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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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연이) 오모작가님짱..이런분위기너무좋쟈나~♥새벽에이런글읽으면감수성폭발..지금눈물나올듯..헙..슬퍼..내가좋아하지만그사람이나를안좋아하면엄청슬픈거죵..그런경험있어서가슴이뭉클..헙헙슬퍼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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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쇠
연이 님, 반갑습니다! 저도 이런 켄택의 분위기를 참 좋아해요ㅠㅠ 서로를 사랑하고 사랑하지 않으며 그것을 반복하는ㅠㅠㅠ 뭐랄까 참 잘 어울리더라구요 켄택은 그게ㅠㅠㅠ 제 취향 200% 반영ㅋㅋㅋㅋ 오구오구 연이님 눈물 뚝ㅠㅠㅠ 맞아요 저도 그런 경험이 사실 있거든요ㅠㅠㅠㅠ 되게 슬프죠ㅠㅠㅠ 게다가 그 사람은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줄 알고 있는데도 마음을 주지 않으면 참 서러워요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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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먼지에요! 와..... 택운이도 재환이도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ㅠㅁㅠ 특히 택운이 마음은 제가 참 이해가 잘 되는데여.....ㅠㅠㅠㅠㅠㅠㅠㅠ 엉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좋아하는거 알면서ㅠㅠㅠㅠㅠㅠ 아 슬퍼요 분위기는 진짜 쩔고... 켄택은 항상 이런 분위기에 제일 적합한것 같네요ㅋㅋㅋ 잘읽었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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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쇠
먼지 님! 반갑습니다 :) 맞아요 사실 이건 둘 다 마음이 아픕니다ㅠㅠ 어느 한쪽이 나빴다 할 수가 없는 그런...ㅠㅠ 맞아요 저도 사실 이게 어쩌다 보니 생각이 난 거라서 제 마음이랑도 좀 비슷하고.. 흑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먼지 님도 그런 경험이 있으셨어요? 저두.. 경험이 있다 보니까 더 감정이입해서 쓰게 되고 그렇더라구요ㅠㅠㅠ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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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레오정수리) 와...분위기 장난 아니네요ㅠㅠㅠㅠ제목부터 장난 아니야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 퇴폐적인 분위기 정말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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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쇠
레오정수리 님! 반갑습니다ㅠㅠㅠㅠ 개인적으로 켄택은 이런 어두운 분위기를 좋아해서 자꾸 이런 쪽으로만 가게 되네요ㅋㅋㅋ 데니스를 너무 애정해서ㅠㅠ 재미있게 읽어주시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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